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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 '한방스파&호텔休'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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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군수 박동철)이 '금산인삼약초건강관'(아래 약초건강관)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혈세만 축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네 영세업자 죽이기'라는 하소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산군은 지난 2014년 12월, 약초건강관을 개관했다. 약초건강관은 한의사가 상주하는데, 이곳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맞춤형 건강관리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관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부지 1만376㎡, 건축면적 2063㎡, 전체면적 7552㎡로 총사업비 205억 원이 투입됐다. 특색 있는 건강관을 건립한다는 계획에 군비(96억1000만 원) 외에 국비 75억6000만 원, 도비 33억8000만 원이 들었다. 공사 기간만 2년가량이 소요됐다.

200억 원 혈세 들여 숙박-목욕시설 건립?

하지만 약초건강관은 '한방스파&호텔休(휴)'로 문을 열었다. 약속과는 달리 한의사는 찾아볼 수 없다. 전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금산군만의 특색있는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애초 설명과는 달리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목욕시설과 숙박시설이 들어선 것. 지하 1층에 수백 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는 대형목욕시설, 지상 2층에는 관련 스파시설과 발관리와 피부관리실, 헬스클럽이, 지상3~4층은 객실로 꾸며졌다.

금산군 인삼약초과 관계자는 "애초 위탁업체에서 대전한방병원 분원을 유치하려고 했는데 무산됐고, 개인 한의사 고용도 잘 안됐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숙박시설과 목욕시설을 운영하는 데 2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셈이다.

금산군은 지난해 12월 서울에 있는 (주)선일환경에너지와 연 임대료로 2억5744여만 원에 5년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위탁업체 측이 사용료를 한꺼번에 내는 게 곤란하다고 분할납부를 신청하자 분기별로 내도록 했다.

하지만 위탁업체 측은 운영을 시작한 지 6개월도 안 돼 위탁업체 변경을 요청했다. 지난해 6월 위탁운영업체는 다시 금산한방스파(주)로 변경됐다.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내 목욕시설.
 금산군이 위탁운영중인 '한방스파&호텔休' 내 목욕시설.
ⓒ '한방스파&호텔休'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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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미납액 납부기한 연장하고 7700만원 감면

그러나 위탁업체 측은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줄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시설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그러자 금산군은 지난해 12월 운영위원회를 열고 3, 4분기 미납액을 각각 1년간 납부유예해 주기로 했다.

금산군은 또 올 1월, 운영위원회에서는 위탁업체에 올 한 해 동안 시설임대료를 계약금액(2억5744여만 원)에서 7723만 원(30%)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반면 금산군은 관내 목욕시설업자와 숙박업자에 대해서는 지난해는 물론 올해에도 세금 감면 등 아무런 경감조치를 하지 않았다.

금산군 관계자는 "관련 조례에 따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사용료를 감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사용료를 감경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동네 영세업자는 문 닫을 판인데..."

하지만 시설임대료 감면 조치가 오히려 지역 경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터져나오고 있다.

금산에서 목욕시설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메르스 여파가 있을 때에도 우리 영세 목욕 업자들에겐 1원 한푼 세금도 깎아주지 않았다"라면서 "'한방스파'에 손님을 뺏겨 영세 목욕업자들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인데 어떻게 대형 위탁업체에만 임대료 납부 기한 연장과 감면 혜택을 줄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태그:#한방스파&호텔休, #금산인삼약초건강관, #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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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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