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상
명상 ⓒ pixabay

도력이 아주 높다고 널리 알려진 노스님 한 분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젊은 스님 한 분이 그 노스님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젊은 스님이 보기에 도력이 아주 높다고 소문이 난 스님이라고 해서 여느 스님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스님과 식사를 함께하게 된 젊은 스님은 이때다 싶어 노스님에게 여쭸습니다.

"스님께서는 요즘도 수행을 하십니까?"
"그럼요. 당연히 수행을 하지요."
"그럼 어떤 수행을 하시는지요?"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잠을 잘 때는 잠만 자고, 똥을 쌀 때는 똥만 쌉니다."
"에이, 스님 그게 무슨 수행입니까?"
"그럼 스님께서도 밥 먹을 때는 밥만 먹습니까?"
"……"

잠시 생각을 하던 젊은 스님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잠잘 때는 잠만 자고, 똥을 쌀 때는 똥만 쌀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밥만 먹지를 못합니다. 온갖 잡생각을 떠올리고 그렇게 떠올린 생각에 휘둘리는 게 보통입니다.

오롯이 밥만 먹는다면 쌀알 한 톨 한 톨을 느끼고, 침샘에서 분비되는 침, 식도를 넘어가는 음식들이 연출해 내는 미세한 자극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마음챙김' 명상은 '밥 먹을 때 밥만 먹고, 잠잘 때는 잠만 자고, 똥을 쌀 때는 똥만 싸는 걸' 익히는 수련, 지금 여기, 오로지 지금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주 미세한 반응이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챙기는 방법을 연습하고 훈련하는 또 다른 표현 정도라 표현해도 될 거라 생각됩니다.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지은이 제니스 마투라노 / 옮긴이 안희영, 김병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21일 / 값 14,000원>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지은이 제니스 마투라노 / 옮긴이 안희영, 김병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21일 / 값 14,000원> ⓒ 불광출판사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지은이 제니스 마투라노, 옮긴이 안희영, 김병전,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첵스 시리얼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회사 제너럴밀스에서 부사장이자 법무심의관을 지낸 저자가 '마음챙김' 명상을 체득하며, '마음챙김 리더십'으로 널리 알려지기까지의 과정과 마음챙김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되는 결과들을 읽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자인 제니스 마투라노는 규모가 비슷한 회사를 인수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통상 4∼5개월이면 마무리될 일이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18개월이나 걸립니다. 휴가조차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없을 만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연달아 돌아가시며 지칠 대로 지칩니다.

그런 상태에서 유능한 의사인 친구 소개로 '기업의 경영진과 간부를 위한 존 카밧진 수련회'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알게 돼 명상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동료들이 눈치 채지 않도록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화사에 마음챙김이 바이러스처럼 퍼집니다.

저자는 치열한 삶을 사는 사람들, 과학시대를 사는 사람들 집단에서 마음챙김이 탁월한 리더십, 업무능력 향상 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와 객관적 결과들로 실증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 리더십 수련의 핵심은 자기를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들을 아는 것은 자기를 이해하는 데서 중요한 요소다. 무엇이 자신의 가치이며 그 가치들이 자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를 안다면, 선택의 기로에서 당신을 안내해줄 나침반을 얻은 것과 같다. 그 가치에 따라 당신은 우선순위를 정렬할 것이고, 선택의 순간에 그 가치가 적용되고 있는지, 또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131쪽-

명상을 계속하고 순간순간들에 깨어 있는 방법들을 더 많이 찾아내는 동안, 당신은 부서나 회사나 가족이나 지역사회의 다른 구성원의 삶에 영향을 줄 다양한 방법들을 더 많이 만날 가능성이 높다. 스텝 하나가 춤을 바꾸듯이, 하나의 작은 변화가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여정을 즐겨라!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244쪽-

우리는 원심력이나 구심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도 연습을 통해 자전거를 아주 능숙하게 탈 줄 압니다. 마음챙김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학이나 정신의학을 잘 몰라도 연습과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는 제대로 서지도 못합니다. 얼마 가지 못해 넘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탈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믿고 연습하다보면 어느새 타게 되는 게 자전거입니다.

연습하고 훈련하다 보면 누구나 가능한 마음챙김

마음챙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엔 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를 연습하듯 연습하고 또 연습하다 보면 마음챙김도 익숙해지고 능숙해질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하나는 '누구든 할 수 있는 게 마음챙김 명상이고, 효과 또한 분명하다는 사실'을 자전거 타기만큼이나 분명하게 확신시켜 준다는 점입니다.

출가수행자나 명상 전문가들이 말하는 명상은 나와는 동떨어진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행위쯤으로 생각돼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마음챙김은 직장인인 저자가 경험하며 체득하고, 객관적 사례들로 확인하고 있는 효과들이라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 행위라는 동질적 확신을 갖게 해 줍니다.

마음챙김이라는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과실은 생각의 판을 확 뒤집을 수 있는 계기의 지렛대가 될 수도 있고, 땅 속에 묻혀있는 보석광물처럼 잠재력으로만 감춰져 있는 창의적 실력을 벽력(霹靂)처럼 분출 시킬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를 읽고 먹는 밥은 오롯이 밥맛이고,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를 읽고 싸는 똥은 쾌변의 오롯함이니, 이 책을 일독하는 계기는 마음만 챙겨지는 게 아니라 행복과 능력, 건강과 감정까지도 두루 챙기는 일석다조의 책 읽기가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지은이 제니스 마투라노 / 옮긴이 안희영, 김병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12월 21일 / 값 14,000원>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

제니스 마투라노 지음, 안희영.김병전 옮김, 불광출판사(2015)


#생각의 판을 뒤집어라#안희영#김병전#불광출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