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6년 수원화성이 축성된 이후 구조적으로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1824년(순조 24)에 장안문과 팔달문 옹성 홍예위에 2간 누각을 세움으로써 문루의 외형이 변했다. 1846년(현종 12)에 폭우로 화홍문, 남수문, 매향석교 등이 무너지면서 크게 훼손되었지만 수원화성의 시설물과 성곽에 대한 보수작업과 복원사업이 시행되었다.

이후 일제에 의해 파괴되고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수원화성은 1970년대에 복원되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복원된 이후 수원화성의 모습이 '화성성역의궤'의 도설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장안문, 창룡문의 문루가 파괴되고 성벽이 무너지고 성벽위 여장도 파괴되었고, 대부분의 목조 건물이 사라지는 등 수원화성 성곽 시설물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복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화성성역의궤'의 도설에 근거해 복원을 했다고는 하지만, 성벽 쌓는 방식, 총안의 위치와 숫자 등이 조금씩 다르게 복원되었다.

2012년 남수문이 복원되면서 남공심돈, 남암문, 남동적대, 남서적대, 중포사, 남은구, 북은구, 남지, 동지, 북지 등이 복원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미복원시설이 모두 복원될 때 220년 전 화려했던 수원화성의 실제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인데, 앞으로는 완벽하게 복원하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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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화성 북서포루, 성 안쪽은 맞배지붕 성 밖은 우진각 지붕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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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수원화성 복원설계를 담당한 업체에서는 '화성성역의궤'에 실린 시설물의 도설을 현재의 설계도면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것은 준공도면이라기 보다는 계획도면으로 봐야 하며, 현대의 공사과정에 준하여 생각해보면 다양한 설계변경이 가능했을지 모르기 때문에 '화성성역의궤' 권수에 실린 도설과 권6에 실린 재용편의 내용을 참고해서 복원설계를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 건축물이 북동포루(北東砲樓)와 북서포루(北西砲樓) 이다. 수원화성에는 돌출시킨 성벽의 내부에서 적을 대포로 공격할 수 있는 시설인 포루(砲樓)가 다섯 곳에 설치되어 있다.

화서문에서 팔달산 방향으로 서북각루를 지나 팔달산 중턱에 있는 서포루(西砲樓), 팔달산 회주도로에서 서남암문 방향으로 팔달산을 오르다 만나는 남포루(南砲樓), 창룡문과 봉돈 사이에 있는 동포루(東砲樓)는 크기는 약간씩 다르지만 구조와 기능, 지붕의 형태는 우진각으로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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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성역의궤'의 포루 내도, 우진각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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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문과 화홍문 사이에 있는 북동포루(北東砲樓), 장안문과 화서문 사이에 있는 북서포루(北西砲樓)는 크기와 구조와 기능은 같지만 지붕의 형태가 다르다. 성 밖으로 돌출된 부분의 지붕은 우진각 이지만, 성 안쪽은 맞배지붕의 형태를 하고 있어 화성성곽 건축물 중에서 가장 특이하면서도 아름다운 형태를 하고 있다.

'화성성역의궤'의 '포루 외도' '포루 내도'를 보면 5개의 포루가 구조가 같다고 하며 우진각 지붕 모습만 보이고 맞배지붕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화성성역의궤' 권6 재용 편에는 수원화성의 개별적인 성곽건축물에 소용된 물목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지붕의 모양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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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년대 사진속의 북동포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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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포루와 북서포루는 각각 추녀 2개, 박공 2개, 산방 4개가 소요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부자재로만들 수 있는 지붕의 형태는 한쪽은 우진각, 한쪽은 맞배지붕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말한다. 서포루, 남포루, 동포루는 각각 추녀 4개, 산방 8개가 소요된 것으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온전한 우진각 지붕형태인 것이다.

똑같은 '화성성역의궤'의 기록이지만 도설과 재용의 기록이 다르게 나온다. 그런데 1910년대~1920년대 초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속의 북동포루는 우진각 지붕형태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붕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당시의 사진이나 기록이 나와야만 진실이 밝혀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