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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기후온난화와 농산물 수입개방 등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뉴질랜드 엔자사와 협약을 맺고 엔비(ENBY)사과 등 묘목 30주를 도입해 시험재배를 시작한 지 5년째, 유럽 사과가 예산 땅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예산사과수출단지'란 이름으로 시작한 군내 과수농가는 100여호 80여㏊이다. 이들 가운데 3년차 초보 농사꾼이 엔비사과나무를 똑고르게 잘 키워냈고 다수확의 기쁨을 맞이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성기원씨가 과수원에서 탐스럽게 익은 엔비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성기원씨가 과수원에서 탐스럽게 익은 엔비 사과를 수확하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충남 예산군 신암면 예림리 1800평 과수원에 엔비묘목 710주를 심은 성기원(49)씨는 지난 20일 3년생 사과나무에서 900상자(18㎏ 컨테이너)를 수확했다. 엔비 사과는 전량 계약재배로 지난해 18㎏ 1상자 상품이 5만400원에 수매됐다.

그는 사과나무를 심을 당시 계획대로 올해 투자비를 건질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와 예산능금조합에서 성공사례 발표도 했다.

예산능금농협 직원, 국회의원 비서관, 그리고 내포시민정책연구소 등 직장인과 정치, 시민사회를 넘나들며 활동하던 사람이 농사 중에서도 기술과 모진 노동력을 요구하는 과수농사를 짓겠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많이 만류했다고 한다.

지난 19일 방문한 성씨의 과수원에는 족히 4~5년생은 돼 보이는 사과나무에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익어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내자랑 하는 것 같아 쑥스러운데 다들 와서 보고, 정말 사과나무를 잘 키웠다고 감탄을 해요. 3년생 나무라고 하면 못 믿는 눈치예요. 처음 나무를 심을 때 3년 영농계획을 세밀하게 짰고, 목표한 계획을 초과달성해 올해 수확으로 그동안 투자비를 거의 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의 특성이 과수농사에 딱 맞은 걸까. 하지만 몸고생 없이 머리로만 할 수 있는 농사가 어디 있으랴.

"한여름에는 새벽 4시 반에 과수원으로 나왔고, 어떤 날은 품이 부족해 밤늦게까지 손전등을 들고 다니며 일을 했습니다. 누구에게 투정부릴 수도 없고, 꼭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생각도 들고…. 몸 고생이 말도 못했지요."

다행스럽게도 그가 선택한 엔비사과나무는 예산의 주종인 후지사과 보다 수확이 빠르고 해거리를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 전정이 쉽고 내병성이 강해 품이 덜 든다고 한다.

성씨는 처음에는 부업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겨 과수원을 1000평 정도 더 늘려 전업농으로 정착을 계획하고 있다.

"일단 동북아에서 한국과 독점계약을 했고, 예산군이 선점을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파동 걱정을 하지 않고 안정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앞으로 능금조합이 선제적으로 나서 계약물량을 더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쨌든 저는 과수농사를 통해서 정신적, 경제적 공황위기를 잘 넘겼으니 참 고마운 농사지요."

탐스럽게 열린 사과 하나를 정성스럽게 따서 건네는 성씨의 얼굴에 사과 때깔보다 환한 웃음이 번진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엔비사과#과수농#성기원#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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