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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생활의 거처를 떠나 낯선 도시를 경험한다는 건 인간에게 비교대상이 흔치 않은 설렘을 준다. 많은 이들이 '돌아올 기약 없는 긴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정주가 아닌 유랑의 삶이 주는 두근거림. 절제의 언어인 '시'와 백 마디 말보다 명징한 '사진'으로 세계의 도시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는 설렘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 기자 말

야즈드의 거의 유일한 배낭여행객 숙소인 '실크로드 호스텔'은 옛날 캐러반 사라이를 개조해 만든 것이다. 거기 거실 벽에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성자가 수 놓아진 카펫이 걸려있다,.
 야즈드의 거의 유일한 배낭여행객 숙소인 '실크로드 호스텔'은 옛날 캐러반 사라이를 개조해 만든 것이다. 거기 거실 벽에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의 성자가 수 놓아진 카펫이 걸려있다,.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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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야즈드 건물은 대부분이 '어도비 벽돌'이란 독특한 재료로 지어졌다. 사막의 열기와 건조함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이란 야즈드 건물은 대부분이 '어도비 벽돌'이란 독특한 재료로 지어졌다. 사막의 열기와 건조함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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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한 이란의 사막 풍경. 여기는 영화 <300>에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의 무덤 인근이다.
 막막한 이란의 사막 풍경. 여기는 영화 <300>에 등장하는 크세르크세스의 무덤 인근이다.
ⓒ 홍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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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이란에선 어쩔 수 없이 양고기를 자주 먹게 된다. 맛? 글쎄다...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이란에선 어쩔 수 없이 양고기를 자주 먹게 된다. 맛? 글쎄다...
ⓒ 류태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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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광대한 이란의 땅덩어리를 떠돌다보면 이런 풍경과 어렵지 않게 만난다. 그 막막함과 아름다움에 가끔은 우울해지기도 한다.
 버스를 타고 광대한 이란의 땅덩어리를 떠돌다보면 이런 풍경과 어렵지 않게 만난다. 그 막막함과 아름다움에 가끔은 우울해지기도 한다.
ⓒ 류태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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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바람 사막 혹은, 서울


취한 눈에겐 세상이 오렌지빛
거울을 올려다보면 언제나처럼 내가 낯설다
집밖에서 만난 가족에게 품은 살의
생은 분홍리본 묶인 선물상자일까
야즈드 사막의 양들은 끔찍한 기억 속을 산다

열정이 부재한 시처럼 구차한 육체
손목이 가는 여자에게선 식은 밥 냄새가 나고
모래 섞인 바람이 지배한 사막
길 위에서 길을 찾다 길에 누우면
이미 나를 용서한 하늘엔 거짓말 닮은 별이 총총

낙타의 눈에 깃든 막막한 암흑
서울에는 오아시스가 없다
가난하고 짧은 사랑 서너 번이 이울면
이윽고 황혼으로 치닫는 생
돌이킬 수 없는 그 밤들 사이로
전생의 아내들이 울음도 없이 걸어온다.


태그:#이란, #야즈드, #낙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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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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