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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해 9월 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열린 '르노삼성차와 부산인의 밤' 행사에 참석해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으로부터 뉴SM7 노바 1호차를 전달받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해 9월 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인근에서 열린 '르노삼성차와 부산인의 밤' 행사에 참석해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으로부터 뉴SM7 노바 1호차를 전달받고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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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4일 해운대에서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이름은 '르노삼성자동차와 부산인의 밤'. 이 행사는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당시 르노삼성차가 새로 생산한 '뉴SM7 노바' 1호차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서 시장은 푸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사장과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이를 즈음해 각 언론사는 서 시장이 SM7을 관용차로 타게 되었다는 보도를 쏟아낸다. 지역 민방 KNN은 다음날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역기업 살리기의 상징적 조치로, 뉴SM7 노바의 1호차를 관용차로 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부산일보>도 "(서 시장이) 자신이 탈 관용차를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차 대표로부터 직접 받은 것"이라고 행사를 설명하며 "서 시장은 이 자리에서 '제가 여기 오는 데 대해 현대자동차로부터 항의를 많이 받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온 것은 제가 공약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생각과 소신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발언을 전했다.

이러한 서 시장의 행보는 당시 지역에 일고 있던 여론을 반영한 조치이기도 했다. 지역 언론과 시민사회는 서 시장이 부산 기업인 르노삼성차를 이용하지 않고 울산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자동차의 '에쿠스'를 탄다는 점에 문제 제기를 해왔다. 이 때문에 서 시장의 관용차 교체는 지역에서 꽤 비중 있는 뉴스로 평가받았다. 

SM7 타겠다던 서병수 부산시장, 사실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뉴SM7 노바를 관용차로 이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각 언론의 기사들 중 일부.
 서병수 부산시장이 뉴SM7 노바를 관용차로 이용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는 각 언론의 기사들 중 일부.
ⓒ 네이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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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여가 흐른 지금 과연 서 시장은 그날의 포부처럼 SM7을 애용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부산시에 '관용차량 운영현황'을 정보공개 청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 시장의 애마는 SM7이 아닌 에쿠스이다. 서 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에쿠스를 애용해왔다. 지난해 7월 이후부터 12월까지 1만 3485km를 운행했고, 올해는 8월까지 1만 6410km를 타며 곳곳을 누빈 것으로 나와 있다.

반면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SM7은 찬밥 신세였다. SM7은 지난해 10월 등록 이후 한 달 평균 5회 가량 운행하는 데 그쳤다. 혈세 3920만 원을 들여 산 고급차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날이 대부분이었다는 말이다. 이마저도 운행 상당수는 서 시장이 탄 것이 아니라 장·차관급 중앙부처 공무원이나 일반직원들의 업무 수행을 위한 것이었다.

SM7의 전체 운행 거리는 올 8월까지 4210km로 한 달 평균 약 2000km를 달린 에쿠스의 두 달 치 운행 거리 정도에 불과했다. 서 시장은 주로 에쿠스가 차량 5부제에 걸려 운행 못하는 날 SM7을 이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5부제 걸리는 날 타는 4천만 원짜리 차... "안 타는 건 아니지 않나"

부산시의 '뉴SM7 노바' 관용차. 이 차는 구입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의 관용차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 대부분이 이처럼 부산시청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있다. 부산시는 이 차량 구입에 4000만 원의 예산을 썼다.
 부산시의 '뉴SM7 노바' 관용차. 이 차는 구입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의 관용차로 쓰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 대부분이 이처럼 부산시청 지하 주차장에 세워져있다. 부산시는 이 차량 구입에 4000만 원의 예산을 썼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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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관용차 업무를 담당하는 부산시 측은 "그렇다고 시장님이 SM7을 안 타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반문했다. 부산시 총무담당관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의 24일 인터뷰에서 "있는 차(에쿠스)를 버릴 수야 없지 않나"며 "차량이 5부제에 걸리거나, 경제인을 만나러 갈 때는 SM7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언론 홍보는 르노삼성차 측이 한 것이지 부산시와는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부산시 역시 지난해 9월 17일 자체 인터넷 신문인 <부비뉴스>를 통해 '서병수 부산시장, 르노삼성차 탄다'(관련 기사)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르노삼성자동차를 탄다"란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기사는 "(서 시장이) 당선 직후 향토제품 애용 활성화를 위해 부산이 본사인 르노삼성차를 관용차로 이용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서 시장에게 르노삼성차 이용을 촉구해왔던 시민단체 측은 허탈하다는 반응이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은 "서 시장이 에쿠스를 애용해왔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추가 확인 후 SM7 이용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역 신문 기자는 "서 시장이 관용차로 SM7과 에쿠스를 병행해서 탄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에쿠스 이용이 압도적인 줄을 몰랐다"며 "대대적인 부산시의 당시 홍보와는 딴판"이라고 지적했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태그:#서병수, #관용차, #SM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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