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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 사원에 모셔진 나신상
 자이나교 사원에 모셔진 나신상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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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종교는 많고 종파는 훨씬 더 많고 다양합니다. 우리나라 불교만 해도 그 종파가 수십이고, 기독교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인도는 신의 수가 천을 넘어 만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카주라호 사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이나교 사원이 있었습니다. 자이나교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게 알몸 수행입니다. 알몸 수행을 한다고 하니 자이나교를 사이비 종교쯤으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불교에 버금가는 뿌리 깊은 종교

자이나교는 2500여 년이나 되는 불교에 뒤지지 않을 만큼 그 역사가 깊고 오래된 전통 종교입니다. 불교 교조인 고타마 붓다와 거의 동시대인인 마하비라(기원전 6~기원전 5세기)가 자이나교 조사(祖師)로 추앙되고 있습니다.

자이나교에서는 어떤 것도 죽이지 않는다는 '불살생'의 삶을 아주 철저히 준수합니다. 물을 마실 때 행여 물에 들어 있는 작을 벌레라도 죽일까 염려돼 거름망을 이용해 물을 마시고, 옮기는 발걸음에 벌레가 밟혀 죽는 것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하며 걷는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철저한 고행과 금욕주의로 알려진 자이나교는 인도 이외의 지역에는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2500여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만큼이나 깊은 뿌리,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문화에 크게 영향을 미쳤으니, 신도 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인도에서는 오늘날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마타가 그러하듯 자이나교 교조인 마하비라 역시 황후의 아들로 태어난 왕자 출신이라고 합니다. 마하비라 역시 젊어서 결혼을 하였었습니다. 결혼 후 30세에 출가를 해 나간타파의 행자가 되고, 12년의 고행 후 진리를 깨달아서 지나(Jina, 승리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자이나(Jaina)는 '지나의 가르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자이나교 사원 내부
 자이나교 사원 내부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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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 사원
 자이나교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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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 사원
 자이나교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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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 사원
 자이나교 사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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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나교에서도 불교와 마찬가지로 윤회를 주장합니다. 따라서 자이나교에서 지향하고 있는 실천적 종교론은 해탈을 얻기 위한 수단이며 방편입니다. 자이나교에서는 ①살아있는 것을 상처내지 않는 것(아힘사) ②허위의 말을 하지 않는 것 ③타인의 것을 취하지 않을 것 ④성적행위를 일절 행하지 않는 것 ⑤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무소유) 이렇게 다섯 가지를 수행생활로 규정하고 있는데 불교의 오계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알몸수행 고수하고 있는 나행파

자이나교에도 백의파(白衣派)와 나행파(裸行派)가 있습니다. 백의파는 옷 입는 것을 인정하는 데 반해 나행파에서는 착의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행걸(탁발)시 사발을 휴대하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의파가 현실적이고 좀 더 진보적이라면 나행파는 교리를 좀 더 엄격하고 철저하게 사수하고 있는 보수적 집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이나교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살생을 금하고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농사를 짓다보면 어쩔 수 없이 살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이나교 신도들은 거의가 상업과 관련 있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 상술이 아주 뛰어나 상업적으로 매우 유명한 사람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사원 법당에 모셔진 남자 나신상
 사원 법당에 모셔진 남자 나신상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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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프리즘으로 보면 쉬 이해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 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는 게 자이나교라고 하는 종교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알몸수행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 굴뚝

사원은 잘 정돈돼 있고 조용했습니다. 오가는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화려하지도 않았습니다. 눈에 확 띄는 건 여기저기 모셔진 상들 전부가 나신(裸身)이라는 거였습니다.

노골적으로 드러난 남자 성기는 민망한 마음으로 보면 분명 민망한 모습입니다. 남자 나신상만 모셔져 있나 하고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살피다 보니 한쪽에 나신의 남녀가 나란히 앉아 있는 상을 모셔놓은 곳도 있습니다. 다른 곳에 모셔진 남자 나신상과는 달리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형상이라 민망한 모습까지는 아닙니다.

사람이 움직일 때, 발 아래 있는 미물 곤충들이 피할 수 있도록 울려주는 종
 사람이 움직일 때, 발 아래 있는 미물 곤충들이 피할 수 있도록 울려주는 종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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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법당 한쪽에 모셔진 알몸 나신상
 사원 법당 한쪽에 모셔진 알몸 나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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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 내부 한쪽에는 나신의 남녀가 나란히 앉아 있는 상도 모셔져 있었습니다.
 사원 내부 한쪽에는 나신의 남녀가 나란히 앉아 있는 상도 모셔져 있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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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같아서는 입고 있는 옷 훌훌 벗어버리고 사원에 머무는 동안만이라도 자이나교 신자가 돼 알몸수행을 체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뿐이었습니다.

인도는 넓고 볼 것도 많았지만 자이나교, 알몸수행을 하고있는 자이나교 사원을 서성이던 시간은 또 다른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 일곱 빛깔 무지개 같은 제3의 시간이었습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짧게 다녀와 길게 쓰는 신왕오천축국전>⑤는 '빵! 빵!' 경적 천국 인도, 보복 운전 없는 이유①, 갠지스강 일출, 왜 백두일출이라 부를까요②, 왁자지껄 인도결혼식, 불꽃놀이에 야외에어컨까지③, '19금'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이 다 있네요④에 어어지는 내용입니다. 다음으로 산토스! 한국말 어디서 배웠어?⑥가 이어집니다.



태그:#자이나교, #인도, #알몸수행, #살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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