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퓨전 심청전의 주요 장면
퓨전 심청전의 주요 장면 ⓒ 이정민

# 인천 부평구 부개동에 위치한 지하 연습실. 화창한 바깥 날씨와는 다르게 음습하고 냉한 기운이 감돈다. 그럼에도 단원들의 연습 열기에 금방 후끈 달아오른다. 비록 리허설이고 연습이지만 실제처럼 진중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마치 본 무대를 본 것처럼 2시간이 넘는 리허설에 혼을 다 빼앗긴 느낌이다.

3주 동안의 무대 연습을 마친 극단 예촌의 이승원 대표는 오는 4월에 있을 '충남 연극제'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이유에는 그간 이 대표가 어렵게 일궈온 극단의 과거사와도 맞닿아 있다. 전 지부장이 뇌출혈로 갑작스럽게 떠난 후 그는 자의반타의반으로 대표를 맡아 극단을 이끌어왔다. 그러하기에 매 작품마다 더욱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는 그대로 예산 지역의 터주대감 예술단체로 명성을 알리게 됐다.

조연배우에서 극단 대표로... 화려한 비상을 꿈꾸다

이승원 극단 예촌 대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연기과 2년 졸업, 경기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과 재학,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연극 강사,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탤렌트분과)
이승원 극단 예촌 대표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공연예술아카데미 연기과 2년 졸업, 경기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과 재학,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연극 강사,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탤렌트분과) ⓒ 이정민

한국연극협회 충남부회장인 이 대표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조연배우로 TV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쳤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낮술', '화려한 휴가'와 드라마 '바람의 화원', '제빵왕 김탁구', '추노', '동이', '이산', '선덕여왕', '샐러리맨 초한지' 등 다수 작품에서 시청자의 눈도장을 찍었다. 그 외 연극 작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종횡무진 활동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이제 조연배우에서 극단 예촌의 대표로, 그리고 극작가와 연출가로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작품 하나를 쓰고 무대에 올릴 때에는 한국의 미와 멋을 살리면서 현대적 대중성을 가미해 관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신중을 기하고 있다. 그가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아 윤봉길', '흥부전', '심청전', '황새가 된 예산 황서방', '백제, 햄릿을 품다', '퓨전 심청전' 등이 있다.

이 대표가 이끌고 있는 극단은 1993년 예산군 내 '연극을 좋아하는 모임'으로 시작했다. 이후 1996년 '예촌'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창단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1998년 1회 정기 공연 '컴퓨터 결혼'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0여 편이 넘는 무대를 선보였다.

"작은 시골이라는 어려운 예술환경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에게 찾아가는 공연 서비스를 제공했다. 주로 마당극 공연으로 관객과 눈을 맞추며 호흡했다. 옛 이야기 축제, 강경발효젓갈축제, 과천축제, 안양시민축제 등 지역범위를 넓히며 극단을 알렸다"

전통의 미와 현대의 맛을 제대로 살려낸 작품들

 퓨전 심청전의 비보잉 LED 댄스
퓨전 심청전의 비보잉 LED 댄스 ⓒ 이정민

이 대표의 이러한 노력에 작년에는 충남 공연상주단체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또한 충남문화재단의 문화누리카드 기획사업인 찾아가는 문화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더불어 충남에서 두 번째로 전문예술단체 지정을 받았다. 이후 연기부터 비보잉, 노래, 창극, 풍물 등 5개 분야로 나눠 연극적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그가 이번에 준비한 '퓨전 심청전'도 심청이가 군대를 가는 등의 새로운 연출화법을 도입했다. 유교적인 효를 기반으로 전통의 미와 현대의 대중성을 결합했다.

"서구화된 자본주의 병폐는 부모를 버리는 상황에 처해 있다. 전통적 미풍양속인 아름다운 효 문화는 사라지고 사회가 서구화되면서 가족의 개념도 바뀌었다. 이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나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고 싶었다. 또한 마당극과 비보잉의 접합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선보이려 노력했다."

'흥부전'은 전국 순회 28회 공연, 이번 심청전은 전국순회 30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극단 예촌의 대표작품으로 거듭났다. 발레리노 출신의 심봉사,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심청, 비보이들의 화려한 LED댄스, 108번의 절과 살풀이 춤, 기예와 난타 등 '퓨전 심청전'은 그 자체로 콜라보(Collaboration) 공연의 매력을 듬뿍 담아냈다.

"올해 이 작품은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겨줬다. 그만큼 우리 극단의 효자 상품이다. 고전과 현대가 만나 마당극으로 승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입소문이 났다. 비보잉, 힙합, 고전노래, 풍물, 무용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관객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역과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며 전통적인 한국의 멋을 알리도록 노력하겠다."

향후 러시아 등 외국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이 대표의 화려한 비상을 기대해 본다. 조연배우를 통해 탄탄히 익힌 배우 본연의 모습을 기억하며 순수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이 대표의 멋진 작품 활동을 기대해 본다.

 군대에 간 심청이를 연습하고 있는 배우들
군대에 간 심청이를 연습하고 있는 배우들 ⓒ 이정민



#극단 예촌#이승원 대표#충남 연극제#퓨전 심청전#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