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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지리산생태과학관에 핀 복수초
 하동 지리산생태과학관에 핀 복수초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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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 지나면서 봄이란 녀석이 발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남해를 통해 상륙한 봄이 섬진강을 타고 서서히 북상을 시작한다. 매화가 부풀어진 꽃망울을 감당하지 못해 꽃을 피워낸다.

광양매화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소학정매가 피기 시작했고, 하동공원 홍매도 선홍빛 꽃을 피웠다. 땅에서는 개불알풀꽃을 비롯한 야생화가 하나 둘 올라오며 봄을 재촉한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가 피기 시작했다.
 봄의 전령사 복수초가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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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에 자리한 지리산생태과학관 야생화단지에는 복수초와 할미꽃이 한창 피어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노란색꽃을 피우는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낮이 되면 꽃잎을 펼쳐 활짝 피었다가 밤이 되면 꽃이 오므라든다. 낮에만 꽃을 피우다보니 다른 야생화에 비해 꽃의 수명이 긴 편이다.

복수초가 활짝 피었다.
 복수초가 활짝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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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꽃대가 올라와 먼저 꽃을 피우고 나서 잎이 올라온다. 잎이 다 올라오면 며칠 후부터 꽃은 서서히 지기 시작한다. 복수라는 글자로 인해 안좋은 의미로 생각하기 쉽지만, 한자로는 복복자(福)에 목숨 수(壽)를 써서 복과 장수를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복수초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눈속에서 핀다고 해서 설연화라고 불리며, 얼음 사이에서 피어난다고 해서 얼음새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설날에 핀다고 해서 원일초 등으로 불린다.

지리산생태과학관 야생화단지에 핀 복수초
 지리산생태과학관 야생화단지에 핀 복수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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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추운 겨울 눈을 둟고 올라오는 강한 생명력을 가진 꽃이다. 복수초 뿌리부분에 물을 흡수하면 가수분해를 일으켜 열을 내는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잔설이 녹기 시작하면 뿌리와 줄기에서 열을 발생시켜 주변의 언땅과 눈을 녹이는 것이다. 주변 기온이 영하일 때도 꽃잎 주변은 영상 8도 정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겨울에 얼어죽지 않고 꽃을 피울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복수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복수초가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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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는 지리산생태과학관 야생화단지의 첫 번째 줄 중간쯤에 자리고 있어 찾기가 쉽다. 주차장에 주차한 후 과학관으로 들어서지 말고 아래쪽으로 내려서는 경사면을 따라 1분쯤 걸어가면 된다. 노란 자태로 바람에 하늘대는 복수초가 반갑게 맞이한다.

현재 일곱송이 정도가 활짝 핀 상태이고, 열송이 정도는 꽃을 피우기 직전이라 설날 연휴에 찾는다면 복수초가 무리지어 핀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3월초에 만난 복수초. 복수초는 꽃이 핀 후 잎이 올라온다.
 작년 3월초에 만난 복수초. 복수초는 꽃이 핀 후 잎이 올라온다.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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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를 만난 후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할미꽃이 고개를 잔뜩 숙이고 인사를 한다. 할미꽃 역시 복수초와 같은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꽃과 줄기의 하얀 솜털이 할머니의 흰머리를 연상시킨다. 거기다 고개를 숙이고 아래로 축쳐진 꽃의 모습이 천상 할머니를 닮아 할미꽃으로 불린다. 흰털로 덮힌 열매의 덩어리 역시 할머니의 흰 머리카락처럼 보인다.

지리산생태과학관에 핀 할미꽃
 지리산생태과학관에 핀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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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이 피었다.
 할미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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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한 두송이는 만날 수 있겠지 하고 왔는데, 벌써 40송이가 넘게 피었다. 올해는 확실히 봄이란 녀석이 성질이 급해진 모양이다. 아직은 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반이라 허리를 꼿꼿이 세운 할미꽃도 일부 보인다. 꽃이 완전히 피고 잎이 나기 시작하는 3월 중순 이후에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할미꽃은 꽃과 잎주변에 할머니의 흰머리카락처럼 하얀 솜털이 나있다.
 할미꽃은 꽃과 잎주변에 할머니의 흰머리카락처럼 하얀 솜털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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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과 복수초 두 야생화만으로도 봄을 제대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제 좀 있으면 돌단풍을 시작으로 매화, 히어리 등이 연이어 피며 봄꽃의 향연이 펼쳐질 날도 머지 않았다. 봄을 좀 더 빨리 만나고 싶다면 섬진강변 최참판댁 입구에 자리한 지리산생태과학관으로 달려가보자.

덧붙이는 글 | 김태현 기자는 여행작가로 하동 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태그:#하동, #지리산생태과학관, #야생화, #복수초, #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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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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