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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여천NCC의 후원으로 여수 신월동 앞바다에서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가 열렸다.
 13일 여천NCC의 후원으로 여수 신월동 앞바다에서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가 열렸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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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는 몸체를 절단하면 모두 객체로 되살아나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불가살이'라는 한자에서 유래됐다. 그래서 '불가사리'로 부른다.

해삼, 멍게와 더불어 극피동물의 일종인 불가사리의 산란기는 5~7월이다. 불가사리 한 마리가 낳는 알은 약 200만 마리다. 전 세계적으로 1800여 종, 우리나라 해역에는 45~100여종이 분포한다.

불가사리의 천적... 나팔고둥

5~7월 산란기에 불가사리 한 마리가 하루 200만개의 알을 뿌릴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사진은 불가사리와 천적 나팔고둥(아래)의 모습
 5~7월 산란기에 불가사리 한 마리가 하루 200만개의 알을 뿌릴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사진은 불가사리와 천적 나팔고둥(아래)의 모습
ⓒ 나팔고둥 다음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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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의 천적은 과연 뭘까? 바로 나팔고둥이다. 불가사리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해적 생물'로 알려졌지만 그건 오해다. 불가사리가 늘어난 이유는 바다오염 때문이다. 이로인해 생명력이 강한 불가사리가 증가했다.

특히 불가사리의 천적인 나팔고둥을 마구잡이로 채집하면서 불가사리가 더 늘어났다는 게 해양 학자들의 정설이다. 이들은 키조개 등 어민들의 어장을 황폐화시켜 부정적인 면이 강하지만 불가사리는 주로 죽은 동물사체를 먹어 치우기 때문에 바다의 오염을 막아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내가 사는 여수바다는 불가사리가 많다. 13일 여수시 신원동 철인3종 경기장 일대에서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가 열렸다.

이날 여수지역 스킨스쿠버동호회 단체 7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한 단체는 해양구조대, 모비딕, GS칼텍스동호회, 네오클럽, 마린블랙샤크, 한화아쿠아리움, 바다처럼 동호회가 그들. 행사는 여천NCC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여천NCC 관계자는 "앞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석하겠다"고 전했다.

13일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에 나선 여수해양구조대의 모습
 13일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에 나선 여수해양구조대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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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생활체육스킨스쿠버동호회(회장 이민식) 곽금언 고문은 "여수에서 살면서 스킨스쿠버라는 좋은 취미를 가지고 가끔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여러분이 정말 자랑스럽다"면서 "연합회에서 자주 이런 자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안전다이빙에 유념하자"라며 안전수칙을 강조했다.

이광교 부회장은 "불가사리 한마리가 조개, 전복, 멍게 등을 먹어 치우는 양이 엄청나서 계속적으로 잡아내야 한다"면서 "신월동 앞바다는 제가 활동 중인 '모비딕 동호회'에서 매달 40kg짜리 마대로 4~5개를 잡아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에게 수중정화 관련 여수시에 바라는 점을 묻자 "사단법인을 만들지 않고 바닷속 청소를 하고 다니는 동호회원들이 매달 시간과 사비를 털어 수중정화활동을 하고 있으니 공기통 정도의 비용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산란기 5~7월... 한마리 200만 개 알낳는 불가사리

13일 여수 신월동 앞바다에서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에서 잡은 불가사리의 모습
 13일 여수 신월동 앞바다에서 '여수바다살리기 한마당 수중정화 및 불가사리 퇴치행사'에서 잡은 불가사리의 모습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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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는 하루에 멍개 4개, 전복 2개, 홍합 10개 정도를 먹어 치우는 대식가다. 또한 5~7월 산란기에 불가사리 한 마리가 200만 개의 알을 뿌릴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연구 자료에 따르면 불가사리 한 마리가 6개월 동안 먹는 양은 피조개의 경우 36마리에 달한다. 양식장 1헥타에 최소 1만3000마리의 불가사리가 분포한다면 6개월 동안 먹어 치우는 피조개는 약 47만 마리가 되는 셈이다. 이래서 불가사리가 무섭다.

이날 동호인들이 잡은 불가사리를 가지러 온 여수전남대 관계자는 "심해에 사는 나팔처럼 생긴 '나팔고둥'이 불가사리를 잡아먹는다는 얘기가 있어 학교에서 계속 연구 중이다"면서 잡은 불가사리를 가져갔다.

여수해양구조대 박춘탁(48세)씨는 채집망을 가득 채우는데 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그가 본 바닷속의 모습은 어떨까?

여수해양구조대 박춘탁(48세)씨는 채집망을 가득 채워오는데 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여수해양구조대 박춘탁(48세)씨는 채집망을 가득 채워오는데 15분 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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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리가 전체적으로 바위를 덮고 있어 심각한 상태입니다. 오늘은 시야가 잘 안 나오는데 수시로 불가사리 정화작업을 해야 합니다."

올해 7월 다이빙을 배운 최연소 다이버 정우영(여수중 1학년)군도 불가사리 잡기에 나섰다. 어떤 계기로 다이빙을 배웠냐는 물음에 "아빠가 시켜서 배우게 되었다"면서 "바닷속에서 물고기를 보니까 좋았고, 물속에 들어가 공기를 마시면 편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한화아쿠아플라넷여수 어류팀 김태일(33세)씨는 "불가사리 퇴치한다기에 왔다"면서 "저희는 불가사리를 죽인다기 보다 잡아서 전시 목적으로 쓰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불가사리도 잡고 지역사회에 재능기부도 할 겸 참석했다"라고 말했다.

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는 해양생태계에 뚜렷한 천적이 없다. 현재 나팔고둥에 대한 연구진행은 더디다. 전복, 굴, 바지락, 백합, 피조개, 새꼬막등 서식어장은 불가사리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 여수바다 연근해 일대는 불가사리로 인해 어장이 황폐화 되고 있어 어촌계 어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쿠버동호인들에 대한 비용지원과 함께 동호인들의 자발적인 수중봉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불가사리, #나팔고둥, #여수스킨스쿠버동호회, #여천NCC, #수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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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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