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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미완성의 에볼라 치료제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WHO는 12일(한국시각) 윤리위원회를 열고 "에볼라 창궐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치료 및 예방 효과나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더라도 시험단계의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WHO 윤리위원회는 성명에서 "윤리적 기준은 시험용 치료제 제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사전 협약, 선택의 자유, 비밀 보장, 환자의 존엄성 등 모든 조건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워낙 치사율이 높고 실험이 위험해 아직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창궐로 사망자가 급증하자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치료제 투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벤처 제약사 맵바이오파마슈티컬이 개발하고 있는 지맵은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안전성이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아프리카에서 구호 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이 지맵을 투여받은 뒤 상태가 호전되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에볼라가 창궐한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등이 지맵 공급을 요청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신약이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고 생산량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그러나 완성된 치료제가 없어 사실상 지맵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인 환자가 투여받은 반면에 가난한 아프리카 환자들은 차별을 받는다는 논란까지 일었다.

에볼라 감염된 스페인 신부, 지맵 투여받고도 사망

결국 이날 맵바이오파마슈티컬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허가를 받아 서아프리카에 지맵을 공급했고, 곧이어 WHO 역시 지맵을 사용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맵바이오파마슈티컬은 성명을 통해 "지맵 잔여분을 모두 무상으로 서아프리카에 공급해 현재 재고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이베리아에서 선교 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지맵을 투여받은 스페인의 미겔 파하레스 신부가 이날 사망하면서 신약의 효능은 여전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스페인 보건부는 "파하레스 신부가 지난 9일 지맵을 투여받았지만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에볼라 창궐 후 아프리카 바깥 지역에서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WHO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최소 1848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1013명이 목숨을 잃었다.


태그:#세계보건기구, #WHO, #에볼라 바이러스, #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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