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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사립고등학교 폐지를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자사고 폐지'를 핵심 기치로 내건 교육혁명전국대장정(이하 대장정)이 11일 첫 발을 뗐다. 특히 서울지역 대장정에서는 찬반 대립이 첨예한 자사고 폐지와 일반고 살리기를 핵심 주제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2011년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대장정은 서울·경남·제주에서 동시에 시작해 3박 4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관련기사: "자본 중심의 교육을 넘자"... 교육혁명 대장정 나선다). 여기에는 초·중·고 및 대학교육주체와 시민들 500여명이 전국 곳곳에서 함께 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자사고 폐지, 대학구조조정 반대 등 5개 의제를 가지고 14일까지 선전전 등을 벌이게 된다. 

서울지역 대장정은 11일 오전 8시께 숭문고 이화여고 신일고 등 14개 자사고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자사고인 이화여대부속고등학교 근처에서 '자사고 폐지'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한 허성실(21, 이화여대 역사교육과)씨는 "경쟁체제 등 현행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자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범대생으로서 좀 더 나은 교육을 고민하다 참여하게 됐다"며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은 거의 없었고 주로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시더라, '수고하라'며 격려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사고 폐지' 둘러싸고 학부모·교사·교육감 다른 목소리... 전면전 될 가능성

하지만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일반고 슬럼화 현상 등의 원인으로 자사고를 지목하고, 이에 맞서 자사고 학부모 2000여명이 '자사고 폐지 반대'를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대장정 일정은 자칫 전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지역 A자사고에 아들을 보낸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1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일반고 황폐화가 모두 자사고 탓인양 얘기하는데, 일반고 황폐화 현상은 자사고 이전부터 있어왔다"며 "학습 수준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 돼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수월성 교육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조 교육감이 말씀하길 자사고 폐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었다는데, 국민 중 정확히 얼마가 동의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저 공약을 했다는 이유로 폐지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고 폐지로) 교육 전체가 좋아진다면 우리도 환영이다, 하지만 조 교육감이 폐지를 주장하는 데 있어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것 같지 않다"며 "향후 필요하면 1~2회 정도 더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재석 대장정 집행위원장(고교 교사)은 "자사고 학부모들이 교육 전체의 차원에서 넓게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서열 체제가 깨지지 않는 한 초중고 교육도 거기에 맞춰갈 수밖에 없고, 자사고는 고등학교를 서열화 시키는 원인"이라며 "공교육을 강화하려면 과한 경쟁과 추가적인 사교육비를 심화시키는 자사고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8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서울의 한 자사고가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 자녀에게 "학교 명예를 높였다"며 상점을 부여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자사고 학부모 이씨는 이에 대해 "(상점 부여가) 교육적으로 바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그렇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나온 엄마들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전교조,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교육희망네트워크 등 34개 교육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2014년 교육혁명대장정은 오는 14일 5시께 세종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자사고 폐지, 대학구조조정 중단 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지역의 단장인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발족식 기자회견에서 "교육이 돈벌이의 수단이 된지 너무나 오래"라며 "우리 교육 현장에 생명과 인권을 되돌려놓는 날까지 걷고 또 걸을 것"이라고 결의를 나타냈다.


#교육혁명대장정#자율형사립고#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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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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