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2호 태풍 '나크리(NAKRI)'가 전국 곳곳에 피해를 남기고 지난 3일 소멸했다. 하지만 이번 주말은 이보다 더 크고 강력한 11호 태풍 '할롱(HALONG)'이 북상해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다시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태풍 할롱은 바람세기, 반경 등 나크리의 두 배 규모로 크고 강한 태풍이어서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기상정보에 귀를 기울여야겠다.

"할롱, 매우 강한 중형급... 초속 40m 안팎 강풍 동반"

11호 태풍 할롱이 8일(금) 일본 규슈 남서쪽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 제주를 시작으로 9~10일에는 남부와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겠다.
 11호 태풍 할롱이 8일(금) 일본 규슈 남서쪽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 제주를 시작으로 9~10일에는 남부와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겠다.
ⓒ 정연화 기자

관련사진보기


11호 태풍 할롱은 나크리보다 하루 앞선 지난달 29일 괌 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할롱은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하롱베이'로 잘 알려진 베트남 관광도시 이름에서 따왔다. 이 태풍은 북서태평양 해상에서 서진하면서 고온의 해수로부터 열과 에너지를 공급받아 세력을 키워 매우 강한 중형급으로 발달했다.

5일 오전 9시 현재 태풍 할롱의 중심 최저기압은 950헥토파스칼(hPa)로 올해 발생한 태풍 중 가장 크고 세기 또한 강력하다. 중심 부근에서는 초속 43m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시속 19㎞의 속도로 북상중이다. 앞으로 이 태풍은 꾸준히 북진해 7일(목) 오전 일본 오키나와 동남동쪽 약 250㎞ 부근 해상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앞서 영향을 줬던 태풍 나크리는 고위도에서 발생한 뒤 곧바로 북상해 세력을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북상하는 할롱은 열대 해상을 느리게 이동하면서 수증기를 잔뜩 머금어 크고 강하게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11호 태풍 ‘할롱’ 예상 진로도 (5일, 오전 9시 기준)
 11호 태풍 ‘할롱’ 예상 진로도 (5일, 오전 9시 기준)
ⓒ 기상청

관련사진보기


할롱은 8일(금)에는 일본 규슈 남쪽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8일 제주를 시작으로 9~10일에는 남부와 강원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비를 뿌리겠다. 휴가철과 주말이 맞물리는 시기인 만큼 해안이나 계곡 등지의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또 앞서 나크리가 뿌린 비로 지반이 약해진 곳이 많아 산사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한편 8일 이후의 정확한 진로는 다소 유동적이만 현재 추이로는 우리나라가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8일에도 매우 강한 중형급을 유지한 채 북상할 전망이다. 이후 진로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과 비슷한 세력을 유지한다면 대한해협 부근으로, 약해지면 일본 열도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대다수의 태풍예측모델이 일본 규슈쪽을 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워낙 강하고 영향 범위가 넓어 남부지방은 또다시 태풍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태풍, 위도에 따른 열적 불균형 해소하고자 발생

태풍은 수온 26℃ 이상의 해수면에서 발생해 중심 부근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천리안 위성의 수증기 영상자료 (2014.8.5 오전 9시)>
 태풍은 수온 26℃ 이상의 해수면에서 발생해 중심 부근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천리안 위성의 수증기 영상자료 (2014.8.5 오전 9시)>
ⓒ 기상청

관련사진보기


태풍은 대게 남·북위 5°이상인 지역에서 해수 온도가 26℃ 이상이고 대기 중에 소용돌이가 존재할 경우 발생한다. 이후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과 수증기 공급이 줄어들거나 육지로 상륙하게 되면 마찰력이 증가하면서 강도가 약화되고 소멸하게 된다.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아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을 동반한 채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으로 대륙과 바다, 적도와 극지방 등 지역에 따라 열적 불균형이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적도 부근이 극지방 등의 고위도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열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생한다.

태풍은 수온 26℃ 이상의 해수면에서 발생해 중심 부근에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다. 온대저기압은 일반적으로 전선(=성질이 다른 두 기단의 경계면이 지표와 만나는 선)을 동반하지만 열대저기압인 태풍은 전선을 동반하지 않는 것이 특징. 우리나라는 '열대 저기압' 중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17m/s 이상의 폭풍우를 동반하는 것을 태풍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한편 태풍의 중심 부근에 반경이 수㎞~수십㎞인 바람이 약하고 맑은 날씨가 나타나는 구역이 있는데 이 부분을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또한 태풍의 경로는 북태평양고기압 주변의 공기흐름에 좌지우지되며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크리, 제주 윗세오름에 하루 1182㎜ 기록적 물폭탄"

지난주 11호 태풍 나크리가 발생해 북상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을 강타했다. 나크리는 2일 서귀포 서쪽을 거쳐 3일 남서해안의 길목을 따라 전라남도 먼바다에 이르렀다. 하지만 더 이상 세력을 유지하지 못한 채 당초 예상보다 빠른 지난 3일 오후 3시 전북 군산 앞바다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소멸했다.

4일 기상청은 "나크리가 서해로 들어오기 전까지 지난 2011년 큰 피해를 줬던 태풍 '메아리'와 이동경로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서해 수온이 24~25℃로 낮아 나크리에 에너지를 공급해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나크리의 영향으로 제주 한라산 윗세오름(1673m)과 지리산 중턱(805m) 부근에서는 이틀간 각각 1470㎜, 482㎜의 비가 쏟아졌다. 특히 고도가 높은 한라산 윗세오름은 구름과 맞닿아 있어 2일 하루에만 1182㎜라는 엄청난 물폭탄이 퍼부으면서 관측 사상 일일 최대강수량 기록을 세웠다. 이번 태풍으로 2~3일 전남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400㎜가 넘는 비가 내린 가운데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4일(오전 6시 기준) 현재까지 태풍 '나크리'로 인해 12명(8명 사망·4명 부상)의 사상자와 3800ha에 이르는 농경지 침수와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에 차량이 휩쓸리거나 피서객들이 고립됐으며 강풍으로 낙하물에 맞거나 조경수가 넘어지면서 인명피해까지 낳았다.

한 해 농사 추수를 앞둔 농민들의 한숨까지 더해졌다. 전남지역에서는 농경지 3348헥타르가 침수되고 과수원 434.7헥타르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 시내에서는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으로 유리창이 깨지거나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주택 침수, 기름 유출, 정전 등의 피해도 속출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화(lotusflower@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기상기사 자격증과 기상예보사 면허증을 취득하는 등 기상학을 전공한 기상전문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태그:#태풍 할롱, #태풍, #나크리, #북태평양고기압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내최초 날씨전문 매체 <온케이웨더>: 기상뉴스,기후변화,녹색성장,환경·에너지,재난·재해,날씨경영 관련 뉴스·정보를 제공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