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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디어다, 새 판을 짜자!" 

<임을 위한 행진곡>이 끝나고 우리는 다함께 외쳤다. 기자가 서 있던 무대와 객석이 구분된 공간이 아니라 원래 하나의 무대였던 것처럼 느껴졌다. 예상치 못했던 노래가 처음 울려 퍼졌을 때, 장내는 술렁임과 동시에 환희가 번졌다. 곧 주먹을 불끈 들어올리고 다함께 노래하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난 후 우리는 "우리가 미디어다, 새 판을 짜자!"라고 외쳤다.

오연호 대표와 50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새 판을 짜자!" 오연호 대표와 50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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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의 기자만들기(아래 오기만)가 지난 6월 28일, 1기부터 50기까지의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처음 열리는 총동창회인 만큼 동문들의 관심도 컸다.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총동창회에 기자도 참가했다. 50기는 특별한 기수였다. 막내 기수이기도 했지만, 교육의 마지막 순서로 총동창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선배 기수들을 맞아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자"

50기 교육 2일차인 지난 6월 27일, 다음 날 있을 총동창회 행사 때에 무언가 준비하자는 의견이 저녁 식사 도중에 나왔다. 저녁을 먹던 식탁에 둘러 앉아 의견을 나눈 끝에 노래를 하기로 결정했다. 선곡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젊은 친구들은 노래를 잘 모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섞여 있기 때문에 기성 세대들이 알려주면서 준비해보기로 했다.

50기의 젊은 참가자들이 행진곡을 연습하고 있다.
▲ "될 때까지 한다" 50기의 젊은 참가자들이 행진곡을 연습하고 있다.
ⓒ 조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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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의 조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노래를 배우는 과정에서 그에 담긴 의미와 역사를 알아가며 젊은 참가자들은 열정적으로 함께 했다. 정여경(24)씨는 "어떤 노래인지 들어본 적은 있지만, 관심도 없었고 내가 불러 보게 되리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했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서 우리 세대는 느껴보지 못했던 민주화 운동의 느낌을 알 수 있었고, 기수 전체를 하나로 모은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병호(48)씨는 "성민규(30)씨가 피아노로 행진곡을 연주하는 것에 너무 놀랐고, 어린 친구들이 거부감 없이 열심히 따라 부르는 모습 속에서 왠지 모를 연대감을 느꼈다"라며 "장르를 떠나 노래를 함께 부르는 가운데 연대의식이 생기는 것 같다. 행진곡뿐만 아니라 오기만의 구성이 나이, 직업별로 다양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정흥민(43)씨는 "젊은 친구들은 이 노래를 많이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빨리 배우고 의미를 충분히 느끼고 있는 것 같아 놀랐다"며 감사의 말도 함께 전했다.

이렇게 동기들이 연대하여 준비한 행진곡은 선배 기수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었다. 43기 참가자 최중도씨는 행사가 마무리된 후 뒤풀이 자리에서 "행진곡이 나오는 순간 울컥하며 벌떡 일어날 뻔했다. 여기서 그 노래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며 감동을 전했다. 같은 기수를 넘어 선배 기수와도 공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43기, 50기 참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 "오기만 선후배" 43기, 50기 참가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 손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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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큰 선물은 받은 후배들"

행진곡을 배우고 연습하며 50기 참가자들은 큰 선물을 받았다. 우선 세대 간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며 하나가 되었고, 나아가 선배 기수들과도 연대하는 경험을 얻었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 간의 연대였다. 기자에게도 시민이자 기자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이 충만해지는 시간이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의 핵심가치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이 의미하는 역사와 의미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총동창회였다.


태그:#오기만, #총동창회, #임을위한행진곡, #5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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