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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강원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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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에 최문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그밖에 도의원이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의 경우에는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최 지사로선 2010년 지방선거 결과보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 지사가 강원 도정을 얼마나 원만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최 지사는 이런 우려를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그는 이런 분위기를 자신의 정치력을 드러낼 기회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서, 최 지사 주변에 '적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척시장 선거에서 원전에 반대하는 김양호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최 지사는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원전 반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김 당선인이 원전 문제를 주민투표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 이번 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은 물론이고, 도의원 선거 역시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최문순 도지사가 과연 강원도 도정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의원 선거 결과) 새누리당이 38명이고, 새정치민주연합이 6명이다. 차이가 너무 난다. 1/4이라도 돼야 한 번 말이라도 붙여 보는데…. 이제는 정치의 본령인 대화와 타협밖에 없다. 내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본다."

- 지난 3년 동안 도의원들과 대화가 잘 됐던 편인가.
"결정적으로 제동이 걸렸던 것이 고교 무상급식이었다. 그밖에 도립대학 등록금(인하) 등은 도의회로부터 다 받아냈다. 우리가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게 더 많지, 도의회 반대 때문에 못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 지난해 일부 도의원들이 '의료원을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 이 문제는 어떻게 될 것 같나? 
"그것은 거의 정리가 된 사안이다. 나는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 지금 다섯 개 의료원 중에 두 곳이 흑자로 돌아섰다. 70년 만에, 의료원이 생긴 이래 처음 흑자를 냈다.

의료 복지를 지원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도민들에게 크게 부담을 주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의료원을 민영화하거나 폐지하라는 요구는 없어졌다. 의료원은 앞으로 더 늘릴 생각이다. 정선의료원을 새로 건립하기로 돼 있다. 군 단위까지 의료원을 늘려볼 생각을 갖고 있다."

- 임기 중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올림픽 준비는 2단계로 진행 중이다. 지금은 1단계를 진행 중이다. 1단계는 경기장·도로·상하수도·전기 등 기본 인프라들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준비가 원활하게 되고 있다. 올 상반기 중에 모두 착공해 기간 안에 완공할 예정이다. 두 번째 준비 단계는 문화·예술·통역·음식·관광 등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영역이다. 1단계가 끝나면, 2단계로 바로 진입하려고 한다."

"강원도는 청정지역, 원전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은 안 돼"

- 강원도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문제와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그것이 핵심 관건이다. 이것은 강원도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체의 문제다. 국민들, 도민들이 원하는 바가 '경기를 살려 달라, 경제를 살려 달라'는 것이다. 가장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관광이다. 그중 머무는 관광이 중요하다. 지금 강원도에는 중국과 러시아 쪽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늘고 있다. 그분들이 속초나 양양 등에 있는 숙박업소들을 채워주고 있다. (그런 관광객들을) 좀 더 늘려서 강릉·동해 또 영서 지방까지 (관광산업이) 확산이 되도록 하는 게 첫 번째 과제다.

두 번째는 투자 유치, 기업 유치를 많이 해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중국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도 그렇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까 속도를 내서 투자를 유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 '남북문제'가 강원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하지만 남북문제와 관련해서 박근혜 정부도 이명박 정부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남북문제는 모든 권한을 정부에서 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정부 차원에서 큰 틀(규제)을 풀어줘서 서로 간에 어느 정도 왕래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완전히 막혀 있다 보니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다. 남북문제는 아주 (다루기) 힘든 사안이어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 아주 열심히 노력을 해도 잘 안 되는 문제였다.

박근혜 정부가 좀 더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서, '통일대박'이라는 관점에서 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통일대박이라 큰 대명제만 있지 그 밑에 실무적으로는 아무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나도 통일대박이라는 말이 나와서 환영한다는 말도 했는데, 그 이후에 실질적으로 진행이 안 되고 있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일들을 풀어줘서 지방정부 차원에서 왕래를 할 수 있게끔 틈을 내줬으면 한다."

김양호 심척시장 당선인.
 김양호 심척시장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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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선거에서 삼척시장으로, '원전반대'를 전면에 내세운 김양호 후보가 당선됐다. 삼척에서 '원전반대' 운동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이 사안에 대한 도지사의 의견은? 
"나는 그동안 누차 원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공약으로도 내놨다. 다만 그 사이에 진척이 없었던 이유는 삼척 원전 관련 사안이 시장과 정부의 협약으로 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번 시장(김대수 시장)이 (원전을) 추진하니까 내가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김양호 삼척시장 당선인과는 정책이 맞는다. 게다가 이번에는 삼척주민들이 선명하게 원전 찬반 투표를 했다.

김양호 당선인은 삼척 원전을 두고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했다. 나는 그것을 지지하고 주민투표 결과에 정부가 따라주기를 바란다. 정부와 갈등이 있을 것 같다. 정부는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주민투표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는 청정지역이다. 그리고 강원도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으로 경제를 이끌어가고 있다. 국토 이용이라는 측면을 봐서도 강원도에 원전을 둬 강원도 전체의 이미지를 손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라 전체로 봐서도 이익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 규제 완화도 중요 현안 중에 하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이 문제와 관련해) 강원도에서는 이중적이다. 하나는 규제를 워낙 많이 받고 있어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원도 면적이 100이면, 규제 면적은 그 이상이다. 이중삼중으로 규제를 받다 보니까, 규제 면적이 130이다. 강원도 면적보다 규제 면적이 더 넓다는 이야기다.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이 그 예다. 철원 같은 지역에는 공장을 지을 수가 없다. 이주 힘들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이) 오지를 않는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 우리가 가장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수도권 규제 완화다. 수도권에 규제 완화를 해버리면, 우리 쪽으로 오려던 공장이나 기업 등이 다 돌아가버리게 돼 있다. 그래서 강원도는 규제 완화에 대해서 상당히 이중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좋은 규제 완화와 나쁜 규제 완화가 동시에 있는 것이다. 이것을 정확하게 판별해서 우리의 입장이 관철이 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처음에는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서 좋은 줄 알고 크게 환영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나쁜 점도 많이 있었다. 동해안의 군사 철조망 같은 것들은 빨리 걷어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철책선이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내려와 있는 것을 올려서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 군사시설 보호 구역으로 과도하게 묶여 있는 걸 풀어달라고 하는 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은 조금 걱정스러운 면이 있다."

"이제는 실적을 쌓아 올리겠다"

- 규제를 완화하는 문제와 관련해, 오색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문제가 불씨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오색 케이블카에 관한 내 입장은 양양군민들의 입장과 같다. 강원도 전체가 다 그렇지만, 거기(양양)에 가보면 동네가 아주 폐허 같다. 케이블카에 반대하는 분들도 그곳에 가 보면 입장이 바뀐다. 그래서 그곳 주민들에게는 어떻게 하든지 먹고 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나도 (오색 케이블카에) 반대했는데 가서 직접 보고는 입장이 바뀌었다. 사람이 살아야 환경이 된다. 주민들이 나와서 시위를 하고, '케이블카 좀 놓게 해달라'며 어르신들이 땡볕에 나와 현수막을 들고 있는 걸 본 뒤 나도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오색 케이블카가 지역 경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강원도가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 외국의 경우 알프스만 해도 600여 개 정도의 케이블카가 있고, 기차도 올라간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영 케이블카가 있는데, (매년) 150만 명 정도가 찾는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경제성이) 입증이 됐다. 150만이라는 숫자는 굉장히 큰 숫자다. 강원도에 오는 외국 관광객 숫자가 1년에 200만 정도다. 설악산에 계신 분들이 케이블카를 건설하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재선에 성공하면서 도지사로서 더 많은 짐을 안게 됐다. 도민들의 기대도 그만큼 더 커졌다. 앞으로 어떤 각오로 일할 건지 말씀해 달라. 
"(2011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3년은 준비기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토대를 닦아놨다면, 지금부터는 거기에 실적을 쌓아 올리는 기간이다. 동계올림픽도 그렇고,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도 그렇다. 이런 것들이 구체적인 실적으로 나타나서 강원도민들이 살아가기 좋은 세상, 강원도민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를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태그:#최문순, #김양호, #강원도지사, #원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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