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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화학연구소의 'STAP 세포' 논문 철회를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STAP 세포' 논문 철회를 보도하는 NHK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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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발견'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일본의 'STAP(자극야기 다능성 획득) 세포' 연구가 결국 논문 철회로 막을 내렸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5일 STAP 세포 논문의 제1저자인 일본 이화학연구소의 오보카타 하루코 연구주임이 STAP 세포를 연구해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자진 철회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오보카타 주임을 지지하며 논문 철회를 반대해왔던 공동저자 찰스 버캔티 미국 하버드대학 교수도 결국 철회에 동의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던 STAP 세포 연구는 씁쓸한 스캔들로 끝났다.

오보카타 주임은 지난 1월 미국 연구진과 공동으로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STAP 세포를 쥐 실험을 통해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STAP 세포는 노벨상을 받았던 유도만능줄기세포(iPS)보다 훨씬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고, 유전자를 손상시키지 않아 암 발생 우려도 낮아 생물학 이론을 뒤집는 혁신적인 연구로 과학계를 열광케 했다.

연구를 주도한 오보카타 주임은 30세의 젊은 무명 여성 과학자에서 단숨에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며 '과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또한 일본 정부도 STAP 세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논문 발표 두 달 만에 STAP 세포의 이미지가 부자연스럽다는 조작 의혹이 제기됐고, 공동연구원이자 논문의 주요 저자인 와카야마 데루히코가 "데이터에 심각한 오류가 발생해 확신이 사라졌다"라면서 논문 철회를 주장, 파문이 일었다.

조사에 착수한 이화학연구소는 "신뢰성을 크게 저해하는 오류가 발견됨에 따라 즉시 논문을 철회해야 한다"라며 "논문 작성 과정에서 심각한 잘못이 있었던 것이 밝혀져 유감스럽다"라고 논문 날조를 공식 인정했다.

오보카타 "해고 압박 때문에 논문 철회" 

오보카타 주임은 "나쁜 의도가 없는 실수"라며 자신이 직접 STAP 세포를 200회 이상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버캔티 교수도 "이번 연구 성과는 작은 실수나 외부의 압력으로 무시하기에는 너무 중요하다"라면서 논문 철회를 거부했다.

이화학연구소는 논문 철회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압박했다. 결국 논문의 핵심 저자인 오보카타 주임과 버캔티 교수가 논문 철회에 동의하면서 STAP 세포의 신화는 '일본판 황우석' 사건으로 끝나고 말았다.

하지만 오보카타 주임의 변호인은 "(논문 철회를 동의하지 않으면) 연구소로부터 해고 징계 처분을 받아 검증 실험에 참가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동의했다"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논문을 철회한다고 STAP 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이화학연구소에서 해고된다면 다른 연구소에서 다시 STAP 세포를 연구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상은 "연구 부정이 지적되고 성과에 대한 확증도 없다, 논문 철회는 올바른 결정"이라면서 "다시 연구를 시작해 하루라도 빨리 STAP 세포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태그:#만능세포, #STAP, #오보카타 하루코, #일본 이화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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