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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교육감 선거 후보 단일화는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예비후보인 김선유(60) 진주교대 총장이 제안한 단일화에 대해, 김명룡(51) 창원대 교수와 박종훈(53) 경남교육포럼 대표는 시큰둥하거나 거부한 가운데, 고영진(67) 현 교육감 측은 단일화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선유 후보는 "단일화 논의를 지금 시작하자"고 했지만, 김명룡 후보는 "아직 시기상조", 박종훈 후보는 "김선유 후보와 고영진 교육감이 단일화하라"며 거부했다. 이런 속에, 퇴직교원 129명은 20일 경남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의 뜻이다, 단일화에 하루 빨리 나서라"고 촉구했다.

경남교육원로'가 20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이기홍 전 초등교사, 문병렬 전 초등교장, 문철동 전 월영초 교사, 강신근 전 대학교수)
 경남교육원로'가 20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들의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이기홍 전 초등교사, 문병렬 전 초등교장, 문철동 전 월영초 교사, 강신근 전 대학교수)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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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김선유-김명룡 '청합모' 단일화... 박종훈 '희망경남넷' 단일 후보

지난해 말부터 예비후보들이 교육감선거 출마 채비를 하면서, 보수-중도-민주진보의 3자 대결로 비춰졌다. 고영진 교육감은 보수, 김명룡·김선유 후보는 중도, 박종훈 후보는 민주진보진영으로 분류됐던 것이다.

박종훈 후보는 98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좋은교육감만들기희망경남네트워크'(희망경남넷)의 단일후보다. 희망경남넷은 민주진보교육에 동의하는 출마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신청받았고, 박 후보와 진선식 경남진보교육네트워크 상임대표가 참여했던 것이다.

희망경남넷은 3만 명의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 등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지난 1월 말 박종훈 후보를 민주진보교육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박종훈 후보는 18일 희망경남넷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남도교육청 마당에서 출마선언했다.

김명룡·김선유 후보는 지난해 12월 '청렴하고합리적인교육감만들기모임'(청합모)를 구성하고 단일화해 나가기로 했다. 두 후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과 "청렴하고 합리적인 교육감 당선"을 위해 단일화하기로 했던 것이다.

당초 '청합모'는 지난 1월 중순까지 정책 공조 방향과 단일화 방법을 확정하고, 늦어도 2월까지 단일후보를 내기로 했다. 그리고 '청합모'는 지난 1월 23일 경남도교육청에서 단일후보 선출방법 설명 등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다가 직전에 취소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 등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김명룡 후보는 2월 6일, 김선유 후보는 2월 10일 각각 예비후보 등록했다. '청합모'는 당초 2월까지 후보단일화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세 후보의 단일화 논의는 없는 상태

그런데 최근 김선유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김명룡·박종훈 후보한테 '반부패 통큰 단일화'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3월 31일까지 단일후보를 결정지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지난 19일부터 후보간 회담을 시작하자고 했던 것이다.

김선유 후보는 당초 '청합모'의 김선유 후보와 단일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김선유 후보와 김명룡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어떤 논의를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김선유 후보는 박종훈 후보까지 포함하는 단일화를 제안했는데, 이를 두고 단일화 논의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비춰지기도 했다.

김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김명룡 후보는 지난 18일 '반부패 단일화 제안'에는 공감하나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오히려 '청합모'의 단일화 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필요한 경우 두 후보(김선유-김명룡)간 정책공조 간담회 등을 통해 민의를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박종훈 후보는 김선유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거부하면서 "김선유 후보는 고영진 교육감과 단일화하라"고 했다. 그는 "고영진 교육감은 경남교육을 낡은 교육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바꿔야 할 대상이다"라며 "김선유 후보와 고영진 교육감의 교육가치에서 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세 후보든 두 후보든 단일화 논의는 아직 없는 상태다. 하지만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고영진 교육감측은 선거가 다자구도일 경우 유리하다고 보고 단일화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29명 퇴임교원 "단일화에 하루 빨리 나서라"

이런 속에 퇴직교원들이 김명룡·김선유·박종훈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했다. 강신근 전 교수, 문병렬 전 초등 교장, 문철동 전 초교 교사, 이기홍 전 초교 교사는 20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민의 뜻이다, 단일화에 하루 빨리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 단일화 촉구에는 퇴임교원 총 129명이 참여했다. 퇴임교원들은 "세 후보께서 하루 빨리 하나로 힘을 모아 경남교육의 암울한 시대를 종식해 줄 것을 호소한다"며 "호소는 학교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자긍심 대신 자괴감으로 보내는 많은 선생님들의 염원을 대신하는 것이고, 부패하고 무능한 경남교육에 실망하는 도민들의 간절한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든 여론조사가 보여주듯이 세 분께서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경남교육의 개혁에 대한 열망은 한낱 물거품으로 끝날 상황"이라며 "세 후보는 개인적 차이보다 더 중요한 역사적 과제가 경남교육의 부패 청산과 무능을 극복하여 교육의 본질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이후 양김(김대중-김영삼)의 분열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늦어졌던가"라며 "서로의 차이와 기득권을 뒤로 물리고 일단 만나서 단일화의 첫걸음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퇴임교원들은 세 후보한테 단일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2010년 선거에서는 고영진 교육감(25.86%)이 권정호 전 교육감(24.27%)과 박종훈(23.06%)․강인섭(14.51%)․김길수(8.05%)․김영철(4.22%) 후보를 눌러 당선했다.


태그:#경남도교육감 선거, #고영진, #김명룡, #김선유, #박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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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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