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5살 소년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다시 격화된 터키의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15살 소년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지자 다시 격화된 터키의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던 10대 소년이 숨지면서 터키 반정부 시위가 다시 격화되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터키 소년의 죽음에 항의하는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터키 앙카라, 이스탄불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시위대가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행진을 벌였고, 곧바로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 등을 발사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시민이 다쳤다.

올해 15살 소년 에르킨 엘반은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 당시 집 근처의 빵집에 가는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면서 9개월 동안 혼수상태로 지냈다. 그러나 터키 경찰은 아무도 기소되지 않았다. 

이날 엘반이 투병 끝에 숨을 거두자 그의 부모가 이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알렸고, 엘반의 사망에 분개한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나와 추모 행사와 함께 거센 시위를 벌였다.

엘반은 사고 당시 45㎏이었던 몸무게가 최근 15㎏까지 떨어지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엘반의 장례식은 오는 12일 이스탄불의 이슬람 사원에서 치러질 계획이다. 

특히 엘반이 사망한 병원 앞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모였고, 경찰은 병원 입구를 통제하고 물대포와 최루탄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병원을 찾았던 한 남성이 또 최루탄에 맞아 중상을 입기도 했다. 

다시 불붙은 반정부 시위... 에르도안 퇴진 촉구

아들을 잃은 엘반의 어머니 귤슘 엘반은 이날 시위대 앞에 나서 "아들을 데려간 것은 알라가 아니라 에르도안 총리"라며 "정부는 어떠한 책임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엘반이 살던 이스탄불 옥메이다니 지역의 상점들은 모두 문을 닫고 엘반을 추모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일부 시민들이 경찰과 충돌을 피하는 대신 엘반을 추모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엘반이 사고를 당했을 때 그는 겨우 14살이었다"며 "유족과 함께 고통을 나누겠다"고 추모했다. 하지만 에르도안 총리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에르도안 총리의 비리를 담은 감청파일이 잇달아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엘반의 사망 소식이 다시 시민을 자극하면서 터키 반정부 시위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태그:#터키, #에르도안 총리, #최루탄, #이스탄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