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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유죄판결은 정당했는가. 헌법재판소에 계류 중인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심판'은 어떻게 결론이 날 것인가. 이런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토론회가 열렸다.

민생민주경남행동은 11일 저녁 창원노동복지회관 대강당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과 민주주의 위기 심층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통합진보당 당원뿐만 아니라 정의당,노동당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호중 교수 "설마가 사람 잡는 형국"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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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내란음모사건 유죄판결을 짚어본다'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유죄판결에 대해, 이 교수는 "변호인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설마 내란음모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하겠느냐고 했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 형국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판결은 사실인정과 법리판단에서 증거주의원칙을 제대로 따랐느냐가 중요한데, 그것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라며 "재판부가 RO 조직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이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하기가 쉬웠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5월 12일 모임(RO)이 집단적 일체감에 의해 범행결의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란실행의 모의라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했지만, 이석기 의원의 정세강연 이후 진행된 권역별 토론의 내용을 보면, 일부 총기제작이나 전기통신시설, 유류시설 파괴 등의 발언은 모두 단순한 아이디어 교환 차원의 이야기였을 뿐이고, 모두 뜬구름 잡는 이야기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 모임이 내란을 모의하는 자리였다면 그 모임에서 내란죄의 폭동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논의되어야 하고, 내란음모에 해당하려면 최소한 어느 시설을 어떻게 타격할 것이며, 총기 등을 마련한다면 어떤 경로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어느 정도 구체적인 수준으로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그 모임의 녹취록을 보면 그와 같은 구체적인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는 점은 전혀 입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호중 교수는 "제보자의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고, 제보자는 국정원 직원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앞뒤가 안 맞는 진술을 믿어준 재판이 정상적인지 의문"이라며 "'RO'라는 반국가단체가 인정되려면 최소한 조직체계도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고 오로지 제보자의 진술만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호중 교수는 "재판부가 단죄한 것은 내란음모의 객관적 실질적 위험성이 아니라, 그저 실체도 없는 RO라는 조직의 위험성일뿐"이라며 "결국 이는 주체사상을 따르는 집단의 위험성을 말하고 있을 뿐이고, 내란음모의 유죄판결은 논리적 비약과 근거없는 추론을 통해 결국 '사상'을 단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심판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두 차례 공개변론에서 정부측 증인으로 나온 대학교수도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한 것으로 보지 않지만, 통합진보당이 북한의 혁명에 동조할 위험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정부는 '진보적 민주주의'와 '민중이 주인되는 사회'라는 표현이 '국민주권원리 부정하는 북한이 인민주권론과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내란음모 유죄판결이 난 것이 위헌정당 심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중 교수는 "내란음모를 넓게 처벌하는 순간 '반헌법적'이 된다"며 "사상과 발언,표현만 갖고 내란음모를 단죄하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종북' 담론에 대해, 이 교수는 "'빨갱이' '친북'이라 하지 않고 '종북'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북한의 주장에 맹목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고, 좌파세력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긍정적 측면을 일시에 제거해 버리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실천적 연대의 복원 중요해"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저녁 창원노동복지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의 문제점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강연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저녁 창원노동복지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의 문제점과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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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대응방안으로 '실천적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진보적 정치운동에서 통합진보당 일부 세력에 대해 제기되어 왔던 불신의 문제는 잠시 제쳐두고, 내란음모사건의 유죄판결과 위헌정당해산심판은 분명 통합진보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건설하는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며 "실천적 연대의 복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보수정권은 가장 첨예하게 싸우는 진보세력을 압살해서 보수정권의 영구화 음모를 갖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지방선거 뒤 개헌이라는 화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란음모 사건은 결코 단순하지 않으며 보수정권이 기획해서, 자주통일세력이 합법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병한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사무처장은 "전농은 통합진보당을 배타적 지지하고 있다"며 "최근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지지방침 철회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통합진보당은 자주민주통일을 표방하는 유일한 정당으로, 역대 의장들도 보수정권의 종북몰이 시기에 힘을 모아 진보정당을 지켜내야 한다고 울면서 이야기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나와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본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국정원이 와서 들어야 할텐데"라 말하기도 했다.

민생민주경남행동은 11일 저녁 창원노동복지회관 대강당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는데, 차윤재 대표의 사회로 이호중 서강대 교수가 발제하고 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천병한 전농 부경연맹 사무처장이 토론했다.
 민생민주경남행동은 11일 저녁 창원노동복지회관 대강당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과 민주주의 위기"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는데, 차윤재 대표의 사회로 이호중 서강대 교수가 발제하고 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과 천병한 전농 부경연맹 사무처장이 토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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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호중 교수, #민생민주경남행동, #통합진보당,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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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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