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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헌법 제 35조 1항은 국민의 생활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기본권리로서 '주거권'이라는 단어를 명확히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헌법 35조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은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고 국가와 정부는 그것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책임을 분명히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내 집 장만을 위해 사람들은 현재의 행복도 내려놓고 매일 일과 싸우고 있다. 또한 각종 대출금을 통해 집을 겨우 마련해도 이자와 원금 상환으로 일상의 무게를 감당하고 산다.

치솟는 부동산 값이 무섭지만 경기 침체라는 또 다른 모습이 두려워 정부는 부동산 시장은 점점 키워왔고 최근 부동산 값의 하락으로 정부에서는 제발 집 좀 사라며 서민들에게 대출을 부추기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어마어마한 값을 지닌 집들이 이제는 20~30대 청년들에게 넘어와 그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같은 골목이지만 대학생들이 겪는 주거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 신축원룸과 리모델링 이전의 건물 같은 골목이지만 대학생들이 겪는 주거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 이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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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알리미 기숙사 수용률 공시 안내(2013년 기준)에 따르면 서울 소재의 대학 38개 중 기숙사 수용률이 10%가 안 되는 학교는 20개 학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광운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한성대, 홍익대(가나다순) 등은 기숙사 수용률이 5%에도 못 미쳤다.

이렇게 학교 기숙사들이 지방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편의를 도모하고 교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은 하숙, 자취의 형태로 자신의 거취를 정한다.

하지만 대학가 임대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수요자인 학생들은 500만 원,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보증금을 부담해야 한다. 게다가 월별로 40만 원~50만 원의 방값은일반적인 학생들에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대학이 밀집되어 있는 신촌같은 경우 월세가 80만 원에 육박하는 등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엔 너무나 큰 액수의 월세가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거절하면 학생들은 지낼 곳이 없어 큰 액수의 월세를 내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학교 근처에서 산다.

적지 않은 액수의 월세, 생활비까지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가 어려운 학생들은 등록금, 생활비, 주거비 등을 책임지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한다. 꼬박 6시간씩 4일을 일하면 최저시급으로 벌 수 있는 돈은 약 50만 원.

하지만 그렇게 일을 하고 나면 수업을 들을 시간도, 과제와 복습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대학생들의 모습은 빡빡하게 일주일, 한 달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반면 이렇게 큰 액수의 월세를 부담하기 힘든 대학생들은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등으로 이주를 해 주거비 부담을 덜고자 한다. 고시원, 반지하 등 주거비를 아끼기 위해 주거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학생들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는 고시원, 빛은 들어오지 않고 여름에는 곰팡이와 함께 사는 반지하, 너무 덥고 너무 추운 옥탑방을 전전하고 있다.

맨 몸으로 사회에 뛰어드는 지금의 20대들, 더 많은 공부를 하겠다고 부푼 꿈을 갖고 올라온 20대 학생들이 마주해야 할 주거 문제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또 다른 숙제로 남겨져 있다.

대학생 주거 문제 배경에는 너무나 많은 원인들이 쌓여있다. 수도권에 편중되는 대학 입시 문제, 대학 인근 부동산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기숙사를 학교 필수 교육 시설로 인정하지 않는 학교, 그마저도 기숙사 수용률 저조로 모든 책임을 학생들이 져야 하는 현실까지.

실제 요즘은 대학생, 청년 주거문제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고 전세자금대출과 공공기숙사 확대 등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대출을 늘리는 것만이 대안은 아닐 것이다.

실질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주거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과 학생들이 주거비 부담에서 벗어나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더 이상 대학생 주거 문제를 학생들이 책임져야 하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태그:#20대 이야기, #대학생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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