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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텐트들을 한 군데서 비교할 만한 공간은 거의 없다.
▲ 다양한 텐트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 이렇게 많은 텐트들을 한 군데서 비교할 만한 공간은 거의 없다.
ⓒ 강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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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겨울이 끝나감에 더없이 즐거운 마음이어야 할 요즘이다. 하지만 중국발 미세먼지 공포가 마음을 옥죄고 발길을 묶는다. 이럴 때 '2014 국제캠핑페어'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회는 유료행사로 킨텍스 제2전시장 7, 8홀에서 2월 27일(목)부터 3월 2일(일)까지 진행된다. 캠핑업계의 대표 브랜드는 물론 신생업체까지 약 130여 업체가 부스를 설치하고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전시회의 가장 큰 매력은 실물확인이다. 특히 텐트를 직접 확인해보고 브랜드별로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제법 큰 규모의 캠핑 용품 매장이라고 해도 공간상의 제약으로 다수의 텐트를 설치하고 판매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직접 텐트를 비교확인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제조사를 찾거나 캠핑장을 방문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평소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브랜드나 텐트가 있다면 업체참여 여부를 확인하고 들러보는 게 좋겠다.

캠핑 상업화의 길에서 나만의 스타일을 묻다

작년과 비교해 이번 행사는 백팩킹 용품, 캠핑카(트레일러포함) 브랜드가 돋보인다. 우리가 흔히 캠핑이라고 생각하는 '오토캠핑'이 가족단위로 차량을 이용해 텐트와 세간일체를 충분히 갖추어 캠핑장에서 즐기는 '정규캠핑'이라면, '백팩킹'은 개인단위로 텐트를 비롯한 장비를 최소화하여 배낭 하나의 부피로 간소화하고 캠핑장이 아닌 산이나 강가 등의 캠핑장 아닌 곳에서 박(泊)을 하는 비정규 '오지캠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부분 백팩킹은 등산과 유사한 점이 많고 제조업체도 등산용품을 제작하던 곳이 많다. 선보인 제품들은 경량의 고가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오토캠핑족들은 미간을 찌푸릴 가격( 'ㅂ' 브랜드의 2인용 텐트는 100만 원을 훌쩍 넘었다)이겠지만 오지에서 장비에 의존해 자진 서바이벌을 하는 '자연인'들에게는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한 가격일 것이다.

오토캠핑에 비해 백팩킹이 아날로그적인 캠핑쪽으로 기울었다면 캠핑카를 이용한 캠핑은 디지털캠핑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피상적인 단어의 의미대로라면 오토캠핑은 붙박이 설비를 갖춘 캠핑카로 떠나는 캠핑을 지칭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캠핑 문화에서는 자동차로 이동해서 텐트 위주의 캠핑을 하는 것을 오토캠핑으로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캠핑카는 편리함과 자동화쪽으로 기운 아이템이다. 직접 텐트를 펴고 접기가 귀찮고 힘든데 캠핑은 떠나고 싶고 여유자금이 충분한 캠핑족의 선택이다.

그 부피가 큰 탓도 있겠지만 전시회장의 3분의 1에 가까운 공간을 캠핑카 관련 브랜드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만큼 캠핑카 시장이 커지고 업체들의 진출도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업체의 의욕이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 캠핑카를 소유했거나 직접 캠핑카를 몰고 캠핑을 다녀왔다는 경험담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신기함 혹은 편리함에 매혹되어 한 번쯤 시도는 하고 싶어하지만 선뜻 손을 내밀기에는 가격 장벽이 높다.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 전시회장 풍경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다.
ⓒ 강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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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개인 캠핑족을 상대로 한 홍보가 아닌 캠핑장 운영자들을 위한 전시공간도 제법 보였다는 사실이다. 일종의 글램핑(캠핑공간 뿐만 아니라 캠핑장비 일체를 대여하는 캠핑) 시설 홍보로 대형 오두막, 초대형 목조 텐트 등이 선보였다. 특정 업체의 의욕이 앞선 것 아니냐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캠핑 시장은 갈수록 산업화되고 정형화 되어갈 거라는 예고처럼 보이기도 했다.

캠핑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는 건 캠핑이 상업화되었다는 분명한 신호다. 상업화란 자본이 개인을 상대로 구매를 조장하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자본의 메시지에 휘둘려 캠핑 자체를 즐기지 못하고 브랜드 자랑과 장비과시의 수렁에 빠지는 경우도 많다.

적어도 과시하기 위한 캠핑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지양해야 옳다. 돈과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는 캠핑장에서 할 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들과 그런 과시 취미가 맞는 모임에서 하는 게 더 효과적인 건 상식이다.

전시회는 자본이 메시지를 보내는 거대한 확성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캠핑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고 이웃의 과시에 담담할 수 있으려면 어떤 브랜드와 제품이 좋은지에 대한 산지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전시회는 그런 단련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이틀 연휴에 캠핑장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나들이 삼아, 과시욕을 이겨낼 수련삼아, 그저 눈요기할 요량으로라도 킨텍스를 찾는 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아날로그캠핑'카페와 'http://blog.naver.com/manandtext'에도 게재하였습니다.



태그:#아날로그캠핑, #2014국제캠핑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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