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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김영호 새 의장.
 전농 김영호 새 의장.
ⓒ 한국농정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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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들어서 우리 농민들의 삶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박근혜 정부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다."

충남 예산 출신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새 의장의 일갈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중단 없는 농민운동을 펼친 김 의장이 지난 11일 전북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열린 전농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새 의장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2년 동안 전농을 이끌게 된 김 의장은 "시름하는 농민들을 위해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취임 이후 연일 전국의 시·도 농민회와 시·군 농민회를 찾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김 의장을 지난 21일 전화통화로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 국가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농산물에 대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국방과 같이 국가안보차원에서 먹을거리를 생각한다면 지금과 같은 정책을 펼치지 않고 다르게 갈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전농이 제시하는 것이다. 앞으로 권력과 체제와 부딪쳐 바로잡을 것이다."

- 박근혜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역대 정권들이 식량주권을 내팽개치고 신자유주의 개방농정을 추구했다. 이로 인해 농민들이 피땀으로 기른 농산물이 제값을 못 받는 일들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모든 농업분야가 다 그렇다. 이런 것들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 더 심화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박근혜 정권에 대한 농민들의 평가는 '농업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통령 선거 때 약속했던 부분도 전혀 지키지 않고, 농민들한테 알리고 함께 토론해야 하는 한중FTA 등은 밀실에서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 박근혜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농업정책은.
"맨날 허덕이는 농민들을 보고 있지 않은가? 우리 농민들은 최소한의 생산비만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없다. 그래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얘기하는 것이다. 국가가 농산물에 대해 책임지는 정책을 펴면 모든 것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바로 이러한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 '쌀 관세화(시장개방)' 유예기간이 올 12월 말로 끝난다. 전농의 입장은 무엇인가.
"당연히 여기서 더 개방하는 관세화로 가서는 안 된다. 우리 한국 정부는 그냥 관세화로 가겠다는 상황이다. 관세를 붙이면 (쌀 시장개방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한미FTA 등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절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쌀 문제는 식량주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전농은 입장은 지금과 같이 최소한의 의무수입물량만 두고 현재 상태(관세화 유예)로 가자는 것이다."

- 앞으로 김영호 의장 체제에서 전농이 가장 중점적으로 다룰 농업정책이 궁금하다.
"전농에서 오랫동안 내놓은 정책이 바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다. 그동안 먹거리와 농산물을 시장만능주의에 맡겨 농민들은 죽든 살든 내팽개쳐 왔다. 이러면 안된다. 생산비 보장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 임기 2년동안 전농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계획인가.
"국가의 문제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는 각 지역에 녹아들 것이다. 각 지역에서 친환경무상급식과 같은 조례제정운동을 같이 병행할 것이다.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나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제정운동 등은 우리 농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려드리면 환영할 정책이다. 이렇게 동의과정을 거치면 힘이 얻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전국적으로 하나하나 힘이 생겨 일어날 것이다."

- 전농과 다른 농민단체와의 유대와 연대는 풀어야 할 과제다.
"극복이 돼야 한다. 정부가 우리 농민단체를 이간시켜 힘을 모으지 못하게 하지만 지역에서 농민들로부터 호응을 받는 운동을 같이 시작하면 다른 단체들도 동의할 것이다. 다른 단체와 연대해 힘을 모아가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잘 되리라고 본다."

- 30여 년간의 농민운동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을 때와 어려웠을 때는 언제였나.
"농민운동 속에서 인생을 배웠다. 또 다른 세상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 속에서 철학을 배웠다. 이런 것들에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 반대로 농민의 현실을 외면하고, 농민들의 피와 땀을 착취하는 권력을 볼 때가 가장 어렵다. 식량곳간은 내팽개치고 사다만 먹으면 된다는 천박한 생각을 하는 권력들과 마주할 때도 그렇다."

- 앞으로 농민운동과 정치활동을 병행할 생각인가.
"정치와 운동을 구분해서 보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 나갈 때도 얘기했지만 농산물값을 사실은 정치권에서 결정하지 않느냐.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도 정치와 연결이 된다. 지금은 전농에서 임무를 받았지만 이것이 끝나고 또 다른 여건을 부여받는다면 어느 자리도 뛰어나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전농,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FTA, #김영호,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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