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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아줌마 엄마보다 더 일이 많아."
"엄마, 저기 저 아빠 우리 아빠하고 똑같아."

초등학생들의 이 말에 관객들이 모두 킥킥 거리며 웃음을 짓는다. 아이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인권에니메이션 '별별이야기'의 작품중 하나인 '그 여자네 집'을 보며 나온 반응.

'그 여자네 집'은 맞벌이를 하는 한 가정을 소재로 한 에니메이션으로, 가사 일을 전혀 도와주지 않고 퇴근만 하면 빈둥대는 남편과, 집안일에 직장일에, 아이까지 봐야 하는 고달픈 여성의 상황을 빗대어 생활속의 인권을 표현한 작품이다.

성북구의 아동청소년 돌봄 허브기관인 성북아동청소년센터는 지난 2월 14일부터 매주 금요일에 센터 1층 청소년휴카페에서 '아동청소년 무료 인권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첫날인 14일에는 '별별이야기 1'을, 21일 금요일에는 '별별이야기2'를 상영했다. 오는 28일에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의 권리를 다룬 '날아라 펭귄'이 상영된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의 "청소년 인권영화 무료 상영교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의 "청소년 인권영화 무료 상영교실"
ⓒ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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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가 한국 최초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인권 감수성 함양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무료 인권영화 상영의 인기는 예상 외로 뜨겁다. 인권은 자기와는 먼 일일 것으로 생각했던 아이들은 인권영화속에서 표현하고 있는 절제된 묘사와 이미지 전달로 일상속의 형평성과 차별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 것.

성북아동청소년센터 임영희 팀장은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들도 같이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부분 공감하고 또 나 자신과 일상속에서의 권리에 대해 많은 부분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줘야 할 필요를 느낀다'고 강조한다. 어릴 때부터 차별의 부당함과 함께 어우러지는 삶에 대해 가르쳐줘야 하는데 그 수단으로서 인권영화의 중요함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 청소년동아리 회원들이 모짜르트에 대한 곡 해석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성북아동청소년센터 청소년동아리 회원들이 모짜르트에 대한 곡 해석을 직접 설명하고 있다.
ⓒ 이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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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아동청소년센터는 인권영화와 함께 무료 클래식 교실도 열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클래식 음악가를 선정하여 토론도 하고 감상도 하며 다 듣고 난 후의 느낌을 서로 나누기도 한다. 지난 22일에는 모차르트에 대한 연구와 곡 해석, 자유감상 토론으로 진행됐다. 진행은 성북아동청소년센터 청소년동아리인 산만회 학생들이 직접 진행한다.

인권과 문화는 청소년들의 감수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지금까지 인권에 관련된 영화를 상영하는 단체나 기관은 많았다. 그러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상영계획을 세우고 클래식 음악감상과 병행하여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왜 성북구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시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권, #청소년, #성북아동청소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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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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