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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애미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중국 반체제 작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100만 달러 상당 도자기 설치작이 파손됐다.

마이애미 일간지 <뉴타임스>에 따르면, 로컬 화가 맥시모 카미네로(Maximo Caminero, 51)는 17일 오후 마이애미 페레즈 미술관(Pérez Art Museum)에서 열리고 있는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 'Ai Weiwei: According To What?'의 전시작 '컬러 베이스(Colored Vases, 2007-2010)' 16개의 컬러 도자기 중 하나를 깨트렸다.

마이애미의 한 미술가가 페레즈미술관에서 열리는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에 전시된 16개 도자 설치작 '컬러 베이스' 중 녹색/분홍색 도자(오른쪽 끝)를 부수어 체포됐다.
▲ 페레즈미술관에 전시 중인 아이 웨이웨이의 도자 설치작과 사진 작품. 마이애미의 한 미술가가 페레즈미술관에서 열리는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에 전시된 16개 도자 설치작 '컬러 베이스' 중 녹색/분홍색 도자(오른쪽 끝)를 부수어 체포됐다.
ⓒ Perez Art Museum Mi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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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붉은색 상의, 검은색 바지, 검은 모자를 쓴 카미네로는 녹색과 분홍색 칠한 도자기를 집어 들은 후 바닥에 떨어트려 부수었다. 그리고, 옆에 함께 전시된 사진 작품 '한나라 항아리 떨어트리기(Dropping a Han Dynasty Urn (1995/2009)'를 천연덕스럽게 바라보는 장면이 비디오에 잡혔다. 카미네로는 사건 후 체포됐다.

'컬러 베이스(2007-10)'는 기원전 206-220년대 제작됐던 한나라 시대의 도자기를 공업용 페인트에 담구었다가 꺼내 말린 작품으로 옛것과 새것, 동과 서를 접목함으로써 오리지널 미술품의 진위, 가치와 의미를 묻고 있는 설치작이다.

아이 웨이웨이의 성상 파괴를 통해 새로운 사상과 가치가 창조될 수 있음을 표현한 퍼포먼스 사진 3부작  '한나라 항아리 떨어트리기'도 전시되고 있다. 동일한 타이틀의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이 2013년 워싱턴 DC의 허쉬혼 뮤지엄에서 2012년 10월 7일부터 지난해 2월 24일까지 열린 바 있다.

페레즈미술관은 이 작품의 가치를 1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아이 웨이웨이의 신석기 시대 9개 도자기 설치작 '컬러 베이스'(2007)는 2012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15만6325달러에 팔렸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맥시모 카미네로는 파운틴미술박람회 등지에 소개된 화가다. 동료들 사이에는 침착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카미네로는 <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을 파손한 이유가 마이애미 미술관과 갤러리들이 국제적으로 유명한 미술가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쓰면서도 마이애미 미술가들의 작품은 소개하지 않고 있는 것에 저항하기 위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미네로는 지난 30년 동안 마이애미에서 살아왔지만, 현실은 똑같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과 같은 외국 출신 작가들이 모두 세금을 내며 살고 있는데, 페레즈미술관이 건축에 공공기금 2억 달러를 들이고 아이 웨이웨이 전시로 개관하면서 항상 지역 미술가들은 무시해왔다고 강조했다.

카미네로의 행위는 범죄일까? 퍼포먼스일까?

카미네로는 "난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이 100만 달러나 가는 줄 몰랐다"면서 "페레즈미술관에서 아이 웨이웨이가 고대 중국 도자기를 깨트리는 사진을 보았으며, 저항 퍼포먼스의 하나로 그에 동참하려는 것이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이어 그는 "전시중인 화병을 보면, 그것이 고대 도자기 위에 색칠한 것이라고 아무도 결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며, 나는 솔직히 홈디포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화병이라고 생각했다"고 마이애미 <뉴타임스>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미네로는 중범죄로 기소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마이애미에서 활동하는 화가들은 카미네로의 행위에 대해 옹호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 출신 화가 세르지오 가르시아(54)는 "마이애미 출신 화가가 행한 가장 용감한 행위로 맥시모 카미네로의 행동을 전적으로 칭찬한다. 그는 국제 사회에 로컬 아티스트들의 곤경에 정면으로 주위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고 밝혔다.

어떤 미술가들은 카미네로의 범죄가 고대 중국 미술품을 파손하는 것을 보여준 사진 '한 나라 항아리 떨어트리기'에 나타난 아이 웨이웨이 자신의 정치철학에 준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아이 웨이웨이는 18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주장은 그 행위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만일 그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였다면, 다른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 왜냐하면, 이것은 자기 소유가 아닌 재산을 파손함으로써 자신을 곤경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57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아이 웨이웨이는 2008년 사천 지진 때 학교 건물 붕괴로 수천 명의 학생들의 목숨을 잃은 사건을 집요하게 조사하며, 명단을 공개하는 등 중국 정부를 비판해 2011년 81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2011년 영국의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에 의해 세계 미술계 파워 랭킹 1위에 선정됐다.

페레즈 미술관은 지난해 12월 4일 마이애미 미술박람회 아트바젤 기간에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 'Ai Weiwei: According To What?'으로 개관했다. 아이 웨이웨이 회고전은 3월 16일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뉴욕컬처비트
http://www.nyculturebeat.com/index.php?document_srl=3005226&mid=TodaysPick 에도 올라갔습니다.



태그:#아이 웨이웨이, #컬러 베이스, #마이애미 페레즈미술관, #작품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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