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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민심을 얻기 위한 여야 정당들의 바쁜 발걸음이 마무리된 가운데 각 언론사는 연일 여론조사 결과를 토해내고 있다. 당사자인 정당과 후보들은 일희일비하면서 숨이 넘어가지만, 16년 만에 찾아온 3강 구도 속에 펼쳐지는 지방선거를 구경하는 정치평론가들과 대폿집에 마주한 장삼이사들의 술안주 상은 풍성하다.   안·민주 '출렁이는 호남 민심 잡아라' 설 총력전(1월 29일, 경향신문)
광주·전남 여론조사 혼전…안 신당 기세 주춤(1월 29일, 뉴시스)
신당 창당 작업 급가속하는데… 호남지역 '안풍'은 감속(1월 28일, 세계일보)
호남서 안풍 확산 '주춤'…안측, 지지세 띄우기 고민(1월 28일, 연합뉴스)
안철수 신당, 돌풍 근원지 전북에서 지지도 급락..민주당에 급락..(1월 27일, 조선닷컴)
안철수 신당, 광주에서 '주춤'(1월 26일, 오마이뉴스).

요 며칠 사이 언론사 정치면을 장식했던 눈에 띄는 제목들인데, 요약하면 그동안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던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는 한결같은 소식을 전한다. 그런데 이 보도들은 과연 사실일까? 이 기사의 근거가 된 여론조사들은 얼마만큼 신뢰할만한가? 2002년 노풍의 진원지였고 바로 10년 뒤 대선에서도 안풍을 발화한 광주. 민주당의 심장부, 호남 민심은 과연 안철수 신당에 대한 기대를 접었는가?

안철수 신당 창단 전 여론조사서 안 후보 지지율 민주당 앞서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이 2012년 10월 13일~14일 자체적으로 야권후보적합도를 조사한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41.7%를 기록해 36.5%에 그친 문재인 후보를 제칠 정도로 호남은 안풍의 진원지였다. 그런데 최근 위에 나열한 기사 제목들처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월 21일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직후부터 발표된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이상한 조짐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금년 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아직 출범도 하지 않은 신당의 호남 지지율이 민주당을 크게 앞 서고 있어 한차례 '돌풍'을 예고한 바 있었다. <서울신문>의 1월 3일 여론조사는 호남에서 신당의 지지율이 44.1%로 민주당의 24.8%보다 19.3%나 높았다.

KBS의 1월 2일 보도에서는 민주당의 본거지인 광주에서 신당이 49.8%로 민주당(28.6%)을 압도했다. SBS전국 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은 26.3%로 민주당(8.9%)을 3배 차이로 크게 이겼고, 호남 역시 32.9%로 근소하게나마 민주당을 눌렀다. 이처럼 신년 여론조사 대부분에서는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많이 앞섰다.

그러나 이들 여론조사는 1월 3일 <오마이뉴스> 유창오 시민기자가 '한 달만에 반토막... 안철수 신당 지지율 왜 다른가' 라는 제목에의 기사에서 주장했듯이 조사방식 변화에 따른 '안철수 신당' 거품 걷어내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여론조사는 대부분 기존 정당의 지지도를 한 번 묻고 난 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됐을 경우의 지지도를 다시 물어서 답을 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얻은 결과 값이었다. 그래서 <내일신문>이 작년 12월 1일 처음부터 단 한 번의 질문으로 안철수 신당을 포함한 각 정당의 지지도를 묻는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38.2%, 안철수 신당 13.8%, 민주당이 10.5%였다.

이 전화조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표본이 800개, 면접원이 직접 실시하고 응답률이 25.7%였으니 상당히 신뢰도가 높은 것이었다. 또 같은 방식으로 중앙일보가 자체 여론조사팀을 가동해 10일 동안 유무선 전화를 혼합하여 400명 샘플로 조사해서 발표한 1월 1일자 결과에서도 39.4% 대 32.7%로 '안 신당'이 광주에서 민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안철수 신당이 여전히 민주당을 앞서고는 있지만 압도하고 있지는 못하다'라는 것이 비교적 틀리지 않은 해석이다.

신당의 간판인 안철수 의원의 지지도는 또 어떤가? 우선 <문화일보> 12월 31일자 보도를 보면, 차기 대선주자 호감도(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4.6%)에서 안철수 의원은 17.6%를 기록, 반기문 UN사무총장(26.2%)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야권 내 경쟁자인 문재인 의원(12.7%)을 여전히 앞서고 있다.

리얼미터의 1월 마지막 주 조사(자동응답시스템조사, 응답률 5.6%)에서도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에서 안철수 의원은 21.5%의 견고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1월 29일 공개된 세계일보 창간기념 여론조사(R&R 의뢰, 전화면접조사)에서도 안철수 의원(14.9%)은 반기문 UN사무총장(19.5%)과 문재인 의원(10.6%) 사이에서 2위를 마크했다. 특히 비교적 응답률이 높았던 이 조사에서 호남만큼은 안 의원이 21.8%로 반기문 총장(16%)을 제쳤고, 문 의원은 3위에 그쳤다. 바로 호남지역에서 안철수 의원의 돌풍은 여전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위에서 열거한 '호남에서 안철수 바람 급락 또는 주춤' 기사들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6·4 지방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사건이 있다.

6·4 지방선거 여론조사와 관련한 주목할 만한 두 가지 사건

지난해 10월 31일 <수원일보>가 갑자기 구독중단 조치를 당했다. 광고 무기한 미집행 통보도 함께 받았다. 이유는 이랬다. 당일 자 <수원일보> 정치면 기사 제목은 '정당공천제 유지될 듯… 내년 시장선거 '수원사투' 예고'였고, 부제는 '염태영 시장 독주 예상 빗나가... 새누리당 공천경쟁 치열할 듯'이었다.

주요 기사 내용을 보면, 민주당 소속 현역 염태영 시장과 새누리당 3명의 예상후보들과의 가상대결 시 접전이었고, 정당지지도 조사는 새누리당 48.1%, 민주당은 겨우 24.9%였다. 이 조사는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자동전화응답 방식으로 응답률은 3.87%라고 밝히고 있다.

<수원일보>는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이 있는 인근지역 인천, 용인, 화성, 오산 등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민주당의 정당지지도가 급락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런데도 수원시는 이 기사에 화(?)가 잔뜩 났는지 그날 오후 바로 시장실을 비롯하여, 각 구청, 동사무소 및 시의 모든 산하기관이 일제히 구독 중단은 물론, 보도자료 미발송 지침까지 지시하였다.

이에 (사)지역인터넷신문협회는 성명을 내고 수원시를 강력하게 규탄한 바 있다. 이렇듯 지역 언론은 지방권력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염태영 시장은 수원을 대표하는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필자와는 노무현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함께 일한 적도 있다.

또 하나의 사건은 최근 국회 정개특위에서 여야 간에 잠정 합의한 '중소형 인터넷 언론사의 여론조사 사전신고제'이다. 일일 평균 이용자 수 10만 명 미만인 경우는 선거심의위에 여론조사 관련 사전신고를 해야 한다.

언론 통제라는 비판이 나오고도 있지만 여야는 "후보자가 특정 언론사에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하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하고 이를 보도하는 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것"(새누리당 김학용 간사), "인터넷 지역 언론이 상당히 많이 생겼는데 이들 중 일부가 이상한 여론조사를 발표해서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민주당 백재현 간사)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규모를 기준으로 '여론조작 여부'를 따지는 것도 문제지만, 역시나 선거 시기 객관적인 여론조사와 공표의 공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자, 그러면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특히 안철수 바람이 잦아들었다고 분석한 기사를 보다 자세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1월 29일 <경향신문>은 9면 제목을 '안·민주 '출렁이는 호남 민심 잡아라' 설 총력전'으로 무려 5단 크기로 뽑았다. 이어서 부제로는 '안철수 '박정희 참배'·양보론 등에 신당 지지율 하락'이라고 달았다. 그런데 <경향신문>이 자체 기획·취재하거나 자사가 여론조사를 한 내용은 없고, 타 여론조사 기관 혹은 타 언론사가 발표한 조사 결과만을 부분 인용하고 있으며, 현장 목소리 반영도 전혀 없다.

친절하게 도표까지 만들어서 제시하고 있는데, 같은 기관의 것을 시간 차 순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표본의 수나 조사 방식도 제각각인 다른 기관의 조사결과를 임의대로 도표를 만들었다.

기사 내용을 보면, 1월 10일 한국갤럽이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민주당 31%, 신당 45%로 신당의 우세가 역력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1월 13일 광주일보의 전남지역 조사에선 민주당 44.3%, 신당 28.4%로 반전되었고, 1월 26일 리서치뷰가 발표한 광주지역 조사 결과도 민주당 44.3%, 신당 28.4%로 요동치는 '호남 민심'을 보여줬다고 전하고 있다. 또 전북지역도 1월 27일 민주당 42%, 신당 30.1%라는 도표까지 착실히 보여주며 최근 한 달 반 사이 호남 민심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전하고 있다.

그런데 <경향신문>이 인용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동전화응답시스템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응답률이 5% 내외다. 한국갤럽과 같은 메이저 조사기관이 하는 전화면접조사가 통상 최소 15% 이상의 응답률을 보인다는 점과 비교하면 신뢰도에서 매우 의문이 드문 대목이다. 그러니 방식이 다른 여론조사를 비교하여 민심을 읽는 것은 일단 코미디가 아닌가?

또한 휴먼리서치의 전북지역 조사결과는 지난해 12월 10일과 금년 1월 27일 사이 민주당은 11.8% 증가했고, 신당은 9.5%가 하락했다고 인용했다. 그런데 지난해 모든 여론조사는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기존 정당의 지지도를 한 번 묻고 난 후, 신당 창당을 가정할 경우 2단계 조사를 한 여론조사였다. 그런데도 <경향신문>은 이를 신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해석했다. 어불성설이 아닌가?

1월 29일 뉴스 통신사 <뉴시스>가 광주발로 타전한 기사는 '광주·전남 여론조사 혼전…안 신당 기세 주춤'의 제목이 돋보였다. 주요 내용은 광주지역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이 39.3%로 신당(36.9%)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전남지역은 민주당이 42.0%로 신당(31.0%)을 무려 11% 차로 앞섰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조사는 광주·전남지역 언론인포럼 7개 회원사와 ARS(자동응답시스템)전문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였다. 이 조사는 유선전화로만 이루어졌으며 응답률은 4.3%에 불과했다. 유·무선 전화를 혼합하여 실시한 중앙일보의 신년특집 여론조사 응답률이 20.3%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표본의 대표성도 그렇고 도대체가 신뢰는커녕 참고조차도 하기 어려운 조사이다.

1월 28일 <세계일보> 6면도 '신당 창당 작업 급가속하는데… 호남지역 '안풍'은 감속'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뽑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근거를 드는 것이 자체 여론조사가 아니라 다른 3개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이다. 우선 한국갤럽의 11월 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31% 차이로 민주당을 압도했는데 1월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14%로 줄었음을 전하고 있다. 이는 조사 방식 변경에서 기인함은 위에서 기술한 바 있다.

또 전북지역에서 <뉴스1>이 휴먼리서치에 의뢰하여 보도한 조사결과를 인용하고 있는데, 12월에는 민주당 대 안 신당이 30.2% 와 39.6%였으나 1월 24~5일에는 42.0%와 30.1%로 역전됐음을 도표로 보여주고 있다. 자동응답시스템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휴먼리서치가 실시한 이 조사는 유선전화만 한정했고 응답률은 고작 4.02%였다.

1월 27일 <조선닷컴>이 올린 '안철수 신당, 돌풍 근원지 전북에서 지지도 급락..민주당에 급락..'이라는 제목의 기사도 바로 이 <뉴스1> 전북취재본부가 타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근거였다.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가 리서치뷰에 의뢰하여 1월 25일에 실시한 광주지역 조사결과를 인용했는데 민주당 44.3%, 안 신당이 28.4%였다. 이 역시 자동응답시스템 유선전화 조사였으며, 응답률은 4.9%에 불과했다. 그러니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연 믿을 만한 조사인가?

그렇다면 자동응답시스템 방식보다 응답률이 최소 3~4배 높은 전화면접조사 방식의 최근 여론결과를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전북도민일보>와 <전주MBC>가 도민 1200명을 대상으로 1월 25일~26일 사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안철수 신당은 40%로 민주당(35.8%)을 앞질렀다. 이 조사는 전화면접조사로 응답률은 17.6%였다. 그러나 디오피니언이 바로 1주일 전에 내놓은 응답률 6.7%짜리 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1.1%, 신당은 26.8%였다. 왜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가? 과연 민심은 요동치는 것일까?

역시 광주·목포·여수 MBC가 공동으로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월 25일∼26일 광주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응답률 17.4%)를 한 결과, 신당의 윤장현 공동위원장은 민주당의 강운태시장과 이용섭 의원을 5.4%~4.4% 앞섰고, 장하성 교수도 민주당 후보들을 6.4~0.8%를 앞섰다.

<한겨레>는 1월 22일~25일 사이 광주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혼합 전화면접조사 결과(응답률 17.9%)를 29일 9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그런데 광주시장 가상대결 결과는 윤장현 31.2%, 강운태 25%, 이병완 12.9% 순이었다.

민주당 후보를 이용섭으로 바꿨을 때는 윤장현 후보가 오히려 35.6%로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이병완 이사장이 1월 22일 이미 출마를 선언했는데 다자구도를 가정한 이 조사가 현실성 것 아닌가? 또한 신당은 정당지지도에서 32.8%를 기록, 오차범위 안에서 민주당(28.3%)에 앞섰다.

<세계일보>가 1월 26일 창간기념으로 R&R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유권자의 36.7%가 새누리당이라고 응답했다.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는 10.1%에 불과했다. 이는 안철수 신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23.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이 조사 역시 전화면접원이 실시한 조사였다.

한편, 설 연휴 기간 전국 신문 가판대 앞을 멈추게 한 잡지는 단연 <주간경향>이었다. 2월 11자로 발매된 1062호였는데 표지 이야기 제목을 '안철수 신당 '열풍' 소멸했나'로 달았다. 리서치뷰에 의뢰하여 1월 15일~18일 사이 전국적으로 1만명의 샘플을 추출하는 자동응답시스템 조사결과를 실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보니 리서치뷰가 한 12월 말 조사에는 신당이 25.2%였는데, 이번에는 20.2%로 '신당 지지율이 5%가 빠졌다'고 '하향세'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12월 말 조사는 100% 무선전화 조사였고, 이번 조사는 유무선 혼합방식이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소수 대표하는 조사인데 신당 지지율이 빠졌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또 광주지역은 500명 표본을 조사했는데, 정당지지도는 민주당과 신당이 똑같은 35.8%였으나 새누리당 및 정의당 후보를 포함한 가상대결에서는 신당의 윤장현 후보가 35.2%로 민주당 강운태 시장(32.1%)을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그런데도 이 잡지는 마치 신당 바람이 꺼진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드디어 2월 4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120일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마침 주목되는 2 건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하나는 안철수 신당 창당 시 지지율 1위를 할 수도 있다는 조사 결과이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국정자문단에서 활동했고 현재도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상진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한상진 사회연구소'는 2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1월 현재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33.3%로 새누리당 지지율 24.4%, 민주당 지지율 6.0%를 앞섰다'고 발표했다.

한국리서치가 맡아서 한 이 조사는 1월 16일~24 사이 전국 1059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웹 조사 방식(CAWI)으로 진행했는데, 인터넷을 잘 활용하지 않는 노인층을 과소 대표하는 한계 때문에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에 매우 불리한 조사 방식이다. 또한 이 조사는 지난해 했던 대부분의 방식대로 기존 정당 지지도를 묻고, 안철수 신당 창당을 가정한 지지도를 묻는 2단계 조사였다. 따라서 이 역시 믿을만한 조사가 못 된다.

둘째는 2월 3일자로 공개된 CBS <노컷뉴스>의 여론조사결과이다. CBS는 설 연휴가 한창인 지난 2월 1일 전국에서 742명을 상대로 유무선을 혼합하여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결과는 새누리당 30.3%, 안철수 신당 21.6%, 민주당 12.3% 순이었다. 여전한 신당 우세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론조사 허점 이용한 정치적 의도를 경계해야

그렇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여론전이 조기 과열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론조사가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조사 의뢰 기관과 방식, 조사 대상과 규모 등에 따라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론조사의 허점을 이용한 정치적 의도를 경계해야 한다.

지역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는 신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위에서 실증적으로 보았듯이 응답률이 낮은 자동응답시스템 조사도 역시나 믿기가 어렵다. 민심을 반영해야 할 여론조사가 여론을 미리 선점하거나 조작하는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 결과가 객관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공표·보도 시에는 조사 의뢰자, 조사기관, 조사지역, 피조사자 선정방법, 표본 크기, 조사방법, 표본오차율 등을 적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여론조사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추적조사, 하다못해 면접조사를 신뢰한다. 한국갤럽, 미디어리서치, 코리아리서치, TNS, R&R 등 메이저 여론조사기관들은 전화조사를 하더라도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거는 전화면접 조사를 하며, 표본도 RDD 방식으로 무작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유무선을 포함하여 미리 100만개 정도의 전화번호를 확보하여 추적조사를 한다.

추적조사란 패널이 이사를 가더라도 다음 조사 때 추적해서 조사한다는 의미에서 추적조사로 부르며, 매번 패널이 바뀌는 RDD나 전화번호부 추출방식 조사와는 신뢰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1월 25일~26일 전북도민일보와 전주MBC가 전북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가 바로 이 추적조사였다.

따라서 한상진연구소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조사방식도 아닌데 컴퓨터를 이용한 웹 조사 방식(CAWI)으로 한 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1등을 했다고 우기는 것도 우습고, 경향신문과 세계일보가 안풍이 꺼졌다고 근거를 든 리서치뷰나 휴먼리서치의 자동응답시스템 조사도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옥석을 가려서 주요한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 최소한 전화면접조사 결과만을 주목해서 보도록 하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설 연휴기간 중 4박 5일의 세배투어를 돌았다. 그 중 3박 4일을 호남에 머물렀다. 1월 2일 5·18묘지 참배, 1월 20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이어 한달 동안 세 번째 호남 방문이었다. 그만큼 안풍 견제가 필요했고 호남이 절실했던 것이었다. 그러므로 일부 ARS 조사결과를 보고 민주당은 안풍이 꺾였다고 오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1월 29일 <한겨레>가 조사·보도했듯이 민주당은 더욱 더 혁신하고 분파주의를 청산하라는 게 광주시민의 요구다.

안철수 신당 역시 높은 정당지지도로는 한계가 있다. 가상 대결에서는 후보에 따라 승패가 엇갈리는 등 정당 지지율 격차보다 낮은 인물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물론 2006년 무명의 박성효 후보가 기라성 같은 염홍철 현직 시장을 꺾었고, 2010년 공직경험이 전무한 안희정 후보가 돌풍을 일으켰지만, 그것은 각각 박근혜 바람이었고 노무현 바람이었다.

2월 1일 CBS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6.1%가 6·4 선거를 박근혜 정권 심판선거라고 응답했다. 2010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처럼 야권연대와 압승 분위 속에서도 인물요인 때문에 간발의 차이로 패배하는 우를 다시는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인재 발굴에 나서야 한다.


태그:#최광웅, #안철수신당, #여론조사, #민주당, #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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