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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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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금융업 철수' 발표 이후 금융업계에 미칠 후폭풍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그룹은 22일 그룹의 축이었던 현대증권을 비롯해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를 매각하는 자구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초강수를 둔 것이다.

현대그룹 홍보팀은 23일 "현금유동성이 내년 상반기까지 6000억 원 정도 있어서 문제는 없다"며 "다만 선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해서 자구안을 마련해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금융시장에서는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와 현대엘리베이터의 파생상품 손실 등 현대그룹의 자금난을 둘러싸고 각종 우려가 제기돼왔다. 현대그룹은 이번 금융3사를 매각할 경우 7000억~1조 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증권 및 계열사 매각해 총 3조 3000억 원 마련 계획

계열사의 일부 사업부와 자산도 매각한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항만터미널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하고 벌크 전용선 부문의 사업 구조를 조정해 1조5000억 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여기에 현대상선이 보유한 국내외 부동산, 유가증권, 선박 등도 4800억 원에 매각할 계획이다.

게다가 자본 확충을 위해 현대상선의 외자 유치 추진과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를 추진해 3200억 원 이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어 계열사 구조조정과 반얀트리호텔 매각을 통해 3400억 원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이러한 금융사와 비핵심계열사 매각으로 총 3조3000억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확보된 유동성으로 1조 3000억 원 정도의 부채를 상환해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로지스틱스 등 주요 3개사의 부채비율을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뜨릴 예정이다. 2013년 3분기 말 부채비율 492%에서 200% 후반대로 대폭 낮추고 2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금융3사의 매각 방식은 SPC(특수목적회사) 설립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현대그룹은 금융업 철수를 통해 현대상선이 중심이 되는 해운, 현대로지스틱스의 물류, 현대엘리베이터의 산업기계,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등 4개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그룹의 이러한 발표에 현대증권 측은 "지난주 현대그룹의 공시가 발표될 때 어느 정도 예견했지만 금융3사를 다 매각할지는 몰랐다"며 "현대그룹에서 상선이 실적도 안 좋고 유동성 쪽 얘기가 많이 나왔기 때문에 그룹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증권은 내부적으로 생산성 향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노조도 "매각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경윤 전국민주금융노동조합 현대증권지부장은 "현대증권을 매각하게 된 상황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채권단 및 금융당국과 협조해 현대증권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등 금융투자업계 매물 변수

현재 금융투자업계 내 매물이 적지 않아 현대증권의 매각이 순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을 합하면 현재 국내 10대 증권사 중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을 합해 무려 3곳이나 된다. 또한 KDB대우증권, LIG투자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도 현재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속도가 더딘 증권사 매각 작업 등을 고려하면 현대증권이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채권단과 협의해서 발표했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매물가를 논하기에는 지금 좀 이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태그:#현대그룹, #현대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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