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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 취업, 꿈같은 현실을 위해 당신의 스펙을 책임집니다."

서울의 한 대학 동아리 홍보 문구다. 학기 초 교내 곳곳에서 신입생 모집을 위한 취업 관련 동아리들의 홍보 전단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단에서 과거 대학 생활의 낭만이었던 동아리의 훈훈함을 느낄 수 없었다.

현실의 치열한 취업난을 대변하듯 스펙, 취업, 공모전 같은 딱딱한 글귀들만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특정 동아리 모집 전단은 기업 신입사원 선발 절차를 방불케 했다. 필기시험과 심층면접을 통한 선발과정과 선발 후 수습기간까지 두는 동아리도 있었다.

동아리 연합회 임원임을 밝힌 김아무개(25)씨는 "최근 5년 동안 인가받은 7개의 동아리 중 5개가 취업 관련 동아리다. 이 같은 취업 관련 동아리에 신입 부원들의 지원이 집중됐다고 들었다. 이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도 취업동아리와 그 회원 수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각 단과대별로 운영되는 재테크, 공모전, 취업 관련 모임을 합하면 취업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동아리와 신입생 수는 상당할 것이다"고 말했다.

취업 관련 동아리의 성황을 대변하듯 취업 동아리에 대한 학생들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신입생 이아무개(20)씨는 "이번 학기 금융동아리의 경쟁률이 5:1 정도였다. 다음 학기에 금융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고 싶다. 시간이 부족한 나로서는 학교 취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것이 취업과 스펙을 위해 도움일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내 취업동아리에 지원하려는 이유를 밝혔다.

경영학과 박아무개(21)씨 역시 지난 학기 가입한 금융 동아리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군대를 면제 받아 생긴 기간 동안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알차게 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속해있는 금융동아리에 대한 세부 내용들을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1학년을 마친 학생들로 제한된다. 남학생은 군대를 전역한 학생들을 주로 선발된다. 성실한 활동을 위한 회원들을 모집하기 위한 내부법칙이다(김씨의 경우 군대를 면제 받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싶다는 다짐으로 자신을 어필했다고 한다).

선발 과정은 먼저 경제학 이론 관련 필기시험을 거친 후 선배들의 심층면접이 진행된다. 선발된 학생은 방학기간 동안 정기 모임과 프로젝트 수행하며 수습기간을 보내야 한다. 이 수습 과정을 통과해야 정식회원으로 인정받는다. 정식회원이 되면 금융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의 멘토링 프로그램과 공모전이나 자격증 준비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취업 동아리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동아리 연합회 임원 김아무개씨는 "과거 취미를 위한 동아리는 이제는 취업을 위한 스터디로 변해가고 있다. 대학생활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값진 경험들을 취업 걱정들로 인해 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이 같이 취업 동아리들이 증가하는 모습은 우리들의 처해있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대학가의 새로운 문화이기 때문에 기존의 동아리들과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해 노력중이다"고 설명했다.


태그:#스터디, #동아리, #취업동아리, #스펙,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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