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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도청 의혹 폭로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5일 NSA의 도·감청을 폭로한 스노든의 비밀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NSA는 직원들에게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정부 고위 관료들이 보유한 전 세계 주요 인사의 연락처를 확보하도록 독려했다. 여기서 한 정부 관료가 국가 정상 35명을 포함한 200명의 전화번호를 제공한 것을 사례로 제시했다.

<가디언>은 "이 문건에서 35명의 정상 명단이나 전화번호는 알 수 없었으나 NSA의 도청 대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NSA는 문건에서 "이들 전화번호에서 아직 가치 있는 정보를 거의 찾아내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문건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인 2006년 10월 NSA의 신호정보부에서 회람됐다.

<가디언>은 "미국 정부에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폭로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 앞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구체적인 미국의 도청 의혹을 입수하고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해 강력히 항의했다.

2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은 미국을 향한 불만으로 들끓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회담이 끝난 후 "프랑스와 독일이 올해 말까지 미국과의 정보 분야에 대한 새로운 규칙들을 합의하기 위한 회담 개최를 요구했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의 게오르그 슈트라이터 대변인도 "자국의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를 미국에 급파하여 이번 도청 의혹과 관련한 해명을 요구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도청 대상 포함?... 파문 확산

NSA의 도청 대상에는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독립 언론 <뉴스타파>는 "NSA의 도청 의혹을 특종 보도한 <가디언>의 글렌 그린왈드 전 기자를 만나서 이와 같은 사실을 확인해다"고 보도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그린왈드는 "NSA가 한국도 도청을 해왔다"며 "한국에 대한 도청 기록을 갖고 있으니 곧 정리해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스노든의 폭로에 미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P통신>은 "NSA의 도청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방해(hamper)하고 있다"며 "진공청소기 같은 정보 수집에 미국의 동맹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청 의혹이 미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마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미국에 대한 유럽의 신뢰가 약해졌다는 것은 협상이 유예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협상에 앞서 상대가 우리의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고 느낀다면 서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협상 중단 의사까지 시사했다.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맹국 사이에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며 "신뢰 관계는 이제 새롭게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NSA, #에드워드 스노든, #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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