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3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서고 있다.
▲ 대검청사 떠나는 채동욱 총장 13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를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기사대체: 24일 낮 12시 52분]

채동욱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자신의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출했다. 지난 6일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한 지 19일째, 13일 사의를 표명한 지 12일 만의 일이다.

채 총장이 법무부의 자신에 대한 감찰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하는 등 이후 치열한 법정 공방과 함께 결과에 따라 정국에 큰 파문이 예상된다.

채 총장의 변호 대리인인 법무법인 삼우의 직원 이아무개씨는 이날 오전 10시 45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나와 정정보도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채 총장의 소송대리는 광주고검장 출신인 신상규 변호사(법무법인 동인·사법연수원 11기)와 함께 대구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 출신의 이헌우 변호사( 법무법인 삼우·사법연수원 18기)가 맡고 있다.

채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기자들에게 보낸 자료를 통해 "저는 오늘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며 "그 소송과정에서 법절차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신속히 진실이 규명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선일보사에서 지목한 해당 아동에게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저로서는 알 수 없다"면서 "혼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유전자 검사에 응할 것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채 총장은 법무부의 감찰을 비판했다. 그는 "검찰총장이 조사대상자가 되어서는 전국의 검찰을 단 하루도 정상적으로 지휘할 수 없다"며 "앞으로 일방적 의혹제기가 있을 때마다 검찰총장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선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사직을 선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또 사퇴 의사를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이미 논란이 지나치게 확산된 상태로 설령 법무부의 조사결과 나의 억울함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어차피 검찰총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곤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사인으로 돌아가 더 이상 검찰과 국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 개인적 입장에 서서, 저에 대한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모든 법절차에 따라 규명해나갈 것"이라며 "그것만이 이 혼란사태를 신속히 정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채 총장 강제 조사 검토?

채 총장은 지난 6일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가 나온 지 1주일만인 지난 13일 법무부가 자신을 감찰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진상 규명 이후에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히자 휴가를 내 출근하지 않았다.

한편,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채 총장 감찰과 관련해 강제조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장관은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고검장급 간부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채 총장 감찰과 관련, 필요할 경우 채 총장을 강제조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는 길태기 대검 차장과 소병철 법무연수원장, 국민수 법무부 차관을 비롯해 임정혁 서울고검장 등 일선 고검장 5명,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검장급 9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채동욱 총장의 입장 전문이다.

-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하며 -

제 개인 신상에 관한 일로 국가적·사회적 혼란과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하여 공직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소송을 제기합니다. 그 소송과정에서 법절차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신속히 진실이 규명되도록 할 것입니다.
조선일보사에서 지목한 해당 아동 측에 혹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저로서는 알 수 없으나, 혼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유전자 검사에 응해 주실 것도 부탁드립니다.

저는 제 개인 신상에 관한 논란이 더 이상 정치쟁점화되고, 국정에 부담이 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현직 검찰총장의 '혼외자' 여부라는 사적인 의혹으로 검찰조직의 동요와 국가사회의 혼란이 장기화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저 또한 이를 전혀 원하지 않습니다.

검찰총장이 조사대상자가 되어서는 전국의 검찰을 단 하루도 정상적으로 지휘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일방적 의혹제기가 있을 때마다 검찰총장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으므로 제 선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불가피하게 사직을 선택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미 저에 대한 논란이 지나치게 확산된 상태이므로 설령 법무부의 조사결과 저의 억울함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어차피 제가 검찰총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곤란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현재 국가적으로 중요한 여러 가지 현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태에서 검찰총장 부재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어느 모로 보아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사인으로 돌아가 더 이상 검찰과 국정에 부담이 되지 않는 개인적 입장에 서서, 저에 대한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모든 법절차에 따라 규명해나갈 것이며, 그것만이 이 혼란사태를 신속히 정리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검찰 가족 여러분께서도 저의 이러한 뜻을 깊이 헤아려서 한 치의 동요 없이 본연의 직무수행에 만전을 기해 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이러한 저의 입장은 평생을 몸담아왔던 검찰과 나라를 위한 마지막 충정의 발로라는 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태그:#채동욱 , #혼외아들 논란, #조선일보
댓글19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