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여왕의 교실> 14회에서는 마여진 선생(고현정 분·이하 마녀쌤)의 위기가 그려졌다. 나리 엄마(변정수 분)의 계략으로 교육청 교육위원에게 마 선생의 교육 방식에 대한 투서가 전달된 것. 교육위원의 판단에 따라 마 선생은 학교를 영영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편으로 6학년 3반 아이들은 점점 변화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마녀쌤이 진짜 자기들을 괴롭히려고 한 것인지 교육을 위해 일부러 한 것인지 의뭉스러워한다. 교육위원 참관 수업에서 아이들은 마녀쌤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어보기로 한다.

결론적으로 마여진 선생은 아이들이 그야말로 험난한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좌절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일부러 혹독하게 가르쳤던 것이다. 내가 왕따 당하지 않기 위해 남을 왕따시켜야만 하는 '비열한 사회', 경쟁에서 패배하면 다시 기회가 없고, 단 1%만이 행복할 수 있는 '승자독식의 사회', 죄를 지어도 권력자의 옆에 서면 상을 받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 것이다.

마녀쌤은 아이들에게 "찌질대지마! 어리광 그만부려!"라고 마법의 주문을 외은다. 그녀만의 독특한 '생채교육' 방법으로 주체적으로 판단하고 선택하며 그 선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강인함을 가르치고자 했다. 그리고 내가 믿는 것을 믿고, 두려워하지 말고, 이를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사실 마여진 선생의 세계관은 지극히 비관적이다. 그의 옷차림이나 태도, 말투에서는 '다크포스(Dark force)'가 느껴진다. 하지만 세상은 늘 그렇지만은 않다. 하나(김향기 분)의 말처럼 6학년 3반 25명의 행복이 다 다르듯이 행복은 오직 1%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2012년 OECD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 36개국 중 24위인만큼 행복지가 낮다. 그만큼 우리는 어른이나 아이들 할 것 없이 '현실' 혹은 '생존'에만 매달려 찌질대거나 어리광만 부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 안에 숨어 있는 나만의 행복을 찾지 아니하고 말이다.

지금까지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아이들이 마선생에 대항하는 과정 속에서 80년대 권력에 당당하게 저항하며 싸웠던 학생운동을 떠올리게 했고 마선생의 교육철학을 통해서는 행복해지려면 주체적으로 강해져야만 하는 엄혹한 현실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 즉 도대체 왜 개인들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워야만 행복해질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쉽게 다루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과연 어떤 결말을 통해 아직 보여주지 않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 http://blog.daum.net/almador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 작성에 한하여 중복게제를 허용한다.



#여왕의교실14회#승자독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떠남과 머묾은 공간의 문제가 아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