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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16시간 동안 당국간 회담을 열어 개성공단정상화 재개의 물꼬를 텄다. 남북이 3개월 동안의 기싸움 끝에 공단 폐쇄라는 극단적 상황을 피하고 공단 투자 기업인들의 불안과 고통을 해소할 단초를 마련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개성공단 사태는 그 발생 원인과 공단 투자 기업인들의 입장 등을 두루 고려해서 접근해야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공단이 가동될 수 있었던 것은 남북이 7·4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등을 통해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식으로 교류하면서 통일의 가능성을 넓히자는 합의에 따른 것이다. 남북의 평화 통일 노력이 실천된 것의 하나가 개성공단이고 이에 전 세계는 박수갈채를 보낸 바 있다.

개성공단은 북한이 정전협정 체제하에서 군사 지역을 공장으로 변신시킨 점을 우선 크게 봐야 한다. 역지사지해야 한다. 남측의 군사 시설을 허물고 공단을 만들자는 구상이 남측 사회에 현실적으로 어떤 반응을 일으킬지를 상상하면, 북측의 공단 부지 제공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추정이 가능한 일이다. 이런 점을 살필 때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가 남측 군 당국자가 '개성공단에서 군사 작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 발언이었다는 점은 깊이 살피고 지나가야 한다.

남측이 북측에서 만든 땅굴을 경계하고 우려했던 점을 상기할 때 북측의 입장에서 볼 때 개성공단은 군사적으로 취약 지구다. 남측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고조된 상황에서 개성공단에서 벌일 군사 작전에 대해서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언론 등을 통해 공개했을 때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를 상상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이런 총체적인 점을 도외시하고 개성 공단의 경제적 영역만으로 문제를 축소할 경우 합당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

남북은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은 상황에서 평화협정을 위한 첫발도 아직 내디디지 못한 엄중한 상황이다. 남측은 미국의 평화협정 불가라는 주장에 적극 동조해 한미군사훈련의 강도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상태를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개성 공단 사태는 남북 군사 대치, 북미 대결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해 접근하지 않으면 그 해법이 나오기 어렵다.

남북 경협을 '북의 달러 박스'라는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남북 당국의 평화 공존 합의를 믿고 투자한 남측 기업인들의 취지와 희생 등을 매도하는 것과 같다. 세계 정세를 두루 살필 때 남북은 경제 공동체를 통해 상호 윈윈하는 미래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남북은 언젠가 하나가 돼야 할 같은 민족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외국에서 손가락질하고 비웃는 그런 언행이 다시 나와서는 안된다.

공단 투자 기업들은 남북 당국의 합의를 믿고 정전상태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남북 경제 공동체 구성에 몸을 던진 헌신적 기업인들이라는 평가를 받을만 하다는 점에서 남북은 그들의 보호와 권익 증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남북의 분단 상황은 그 해법은 자명하지만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너무 많다.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평화통일의 로드맵이 제시돼 있지만 외세의 부당한 개입과 평화 정착 방해를 생각할 때 남북의 절실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념 차이에만 집착하거나 체제간 차이 점 등을 도외시한 채 일방적인 자세를 고집하는 것은 안된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더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민간 교류의 활성화가 더욱 촉진될 수 있다. 남북은 이번에 개성 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공동 노력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정전협정이 존속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의 교류협력이 지닌 취약성을 다시 파악한 것이다. 이런 점을 깊이 살펴 후손들에게 분단이 아닌 통일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힘차게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행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미디어라이솔에 실렸습니다.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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