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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헌법재판소 아들리 만수르 소장의 임시 대통령 취임을 보도하는 <허핑턴포스트>
 이집트 헌법재판소 아들리 만수르 소장의 임시 대통령 취임을 보도하는 <허핑턴포스트>
ⓒ 허핑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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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헌법재판소의 아들리 만수르 소장이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한국시각) 이집트 군부는 만수르 헌법재판소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하고 무슬림 형제단의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을 비롯해 지도부 인사 200여 명을 체포했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국영 방송으로 생중계된 취임사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낸 대규모 시위를 통해 명예로운 혁명의 길을 바로잡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무르시가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고 사법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한 이른바 '현대판 파라오 헌법'은 무효이며 빠른 시일에 대통령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국가수반을 맡게 된다.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시절인 1992년부터 헌법재판소 부소장을 지내다가 무르시가 실각하기 이틀 전인 지난 1일 소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카이로대학과 프랑스의 최고 엘리트 양성 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에서 공부했다.

취임식이 끝난 후 만수르 임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무르시의 최대 지지기반인 무슬림 형제단을 껴안고 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무슬림 형제단도 국민의 일부이므로 이집트를 재건하는 데 참여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혼란에 빠진 이집트, 내전 가능성 우려

그러나 이집트 군부는 검찰을 통해 이번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무슬림 형제단 본부에서의 시위대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지도부 인사 200여 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체포된 인사는 무슬림 형제단의 모함메드 바디에 의장과 카이라트 알 샤테르 부의장, 무슬림 형제단이 이끄는 의회 다수당 자유정의당의 무하마드 사드 알 카타니 당수와 라샤드 바유미 부의장 등이다.

이와 같은 이집트 군부의 발 빠른 움직임은 무르시의 축출로 인한 무슬림 형제단 세력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 정계에서 가장 단단한 결속력을 과시하는 집단으로 꼽힌다.

만약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 형제단의 반발을 막지 못할 경우 자칫 내전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집트 군부도 무슬림 형제단과 국제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정치 개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CNN은 "무르시의 축출이 시위와 폭력의 중단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큰 영향력을 가진 무슬림 형제단이 무력 저항에 나설 수도 있다"고 이집트 군부의 계획대로 정치 개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태그:#이집트 혁명, #무함마드 무르시, #아들리 만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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