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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4·24 재보선에서 당선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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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체제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들 중에서도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도 마찬가지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심상정 의원과의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심 의원과 양당 독점체제로 운영되는 정당 시스템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이다. 심상정·안철수 회동은 지난 5일 오전 심 의원이 안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 30분 가량 티타임을 가지면서 이뤄졌다.

심상정, 새정치·안보 강조하며 안철수와 연대 가능성 언급

이후 심상정 의원은 거대 양당체제 극복을 위해 안 의원과 공조할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심 의원은 지난 10일 저녁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의원이 기득권 정치로 이어져 왔던 양당 정치체제에 균열 또는 변화를 일으켜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저희도 주목하고 있다"며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가 어떻게 구체화 되느냐에 따라 개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또 "안철수 의원이 독자 정당을 추진한다면 아마 저와 진보정당이 직면했던 그런 거대한 기득권 정치체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이른바 87년 체제인 거대한 양당 체제를 극복하는 정치개혁에는 충분히 공조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서도 거대 양당 독점 체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무소불위의 재벌 권력, 갑의 횡포를 지탱하는 법과 제도는 누가 만들었나, 기득권을 유지해 온 양당 체제가 병의 근원"이라며 "대한민국을 '갑'의 공화국으로 만들어 온 양당독점의 정치체제야말로 '슈퍼갑'"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슈퍼갑'의 횡포를 청산하기 위한 정치개혁의 해법으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대통령선거·광역자치단체장 선거 결선투표제, 국회 교섭단체제도 폐지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정치의 장에 들어와 그동안 정치로부터 배제 당한 다양한 시민을 대표해 노선과 정책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치의 '공정경쟁질서'를 보장"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심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심 의원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를 표방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포지션과 비슷한 정책 노선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협소한 노동정치의 틀을 뛰어넘어 새정치를 위한 폭넓은 정치세력과 연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제도 개혁 없이, 진보정치와 새 정치의 길은 없다"며 "저와 진보정의당은 정치제도 개혁을 위해 정당, 세력, 개인을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적 '을의 연대'에 앞장 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진보정치의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심 의원과 독자세력화를 추진하는 안 의원의 상호 정책공조나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송호창 의원 "기득권 내려놔야... 선거제도 개편은 반드시 필요"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심상정 의원과의 공조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꼈다. 안 의원은 13일 기자들로부터 '심 의원이 향후 공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시스템, 정치시스템 때문에 정치가 불신 받고 있는 면들도 많아서 이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에 대해 정치권 전체가 같이 고민해봐야 할 숙제 같다."

그는 또 '노동 문제와 관련해 진보정의당과 연대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동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말씀은 제가 여러 번 드린 바 있다"며 "다른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해서도 민생 중심으로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진보정당 뿐 아니라 다른 정당들과도 협력하면서 해결해나가겠다는 것이 예전부터 가졌던 생각"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이 제시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 정치개혁 해법에 대해서도 안 의원 측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12일 열린 진보정의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주최 '한국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전면 도입과 정치개혁' 토론회에서 안 의원 측 송호창 의원은 심 의원의 제안에 공감하면서도 발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송호창 의원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야가 양보하고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면 제도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송 의원은 "비례대표제의 확대는 당내 민주주의 등 선결문제 해결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비례대표제의 성급한 확대는 정치기득권인 '갑'의 강화로 귀결돼 양당제 기득권을 공고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의원은 이어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기득권의 힘의 집중을 막고 정치적 다원주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태그:#안철수 무소속 의원,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슈퍼갑,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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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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