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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낮 12시 18분]

정부는 남한 민간단체에 '6·15 공동행사'를 제의한 북한 당국을 향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내면서, 공동행사 불허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27일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당국은 개성공단 관련 우리의 남북 당국 간 대화 제의는 지속적으로 거부하면서 최근 우리 민간단체를 상대로 6·15 남북공동행사 개최를 제의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북한의 태도는 그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 아니라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구태의연한 행태로써,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어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진정 관심이 있다면 우리 민간 기업이나 단체를 접촉할 것이 아니라, 하루 속히 남북 당국 간 대화에 나와 신뢰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며 "북한은 먼저 단절시킨 개성공단의 군 통신선을 복원하고 우리 측이 5월 14일에 제의한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 조속히 호응해 원부자재 완제품 반출문제부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북한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는 6·15 남북공동행사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고, 조속히 남북 당국간 대화에 호응해 나올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북한의 6·15 공동행사 제안을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고 한 데 대해 김형석 대변인은  "이런 행사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고, 그래서 오늘 우리 정부가 밝힌 것처럼 6·15 남북공동행사에 대해서는 사실상 정부로서는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3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에 개성 혹은 금강산에서 공동 기념행사를 열자고 제안하는 팩스를 보냈다. 지난 16일, 18일에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게 남한의 개성공단 완전 귀환 과정에서 북측이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 협의를 제안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김정은 실명 비판에 북한 "유신 독재자 비명횡사"

이날 정부 성명은 '북한은 당국 간 실무회담에 응하라'는 기존의 입장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최근 남북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강도 높은 비난전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

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의 배경을 "지난 주말을 기해서 우리 대통령님의 발언과 관련해서 북한 측에서 반응이 있었다, 북한의 조평통 대변인 문답과 함께 북한이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우리 대통령님 실명을 거론하면서 비난했다"며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언행을 자제하고 절제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하고 있는 여러 언행은 정말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3일 존 햄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계속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박을 했고 경제발전과 핵개발을 동시에 병행시키겠다는 새로운 도박을 시도하고 있다"며 "그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뒤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이름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

북한은 즉각 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24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기자 문답을 통해 박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로 부르면서 "우리의 최고 존엄과 정책노선을 정면으로 헐뜯은 이번 망발은 대결에 환장한 나머지 이성도 체면도 다 잃어버린 정신병자의 무분별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25일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도 "괴뢰 대통령 박근혜가 또다시 우리와 대결해보려는 악랄한 흉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았다"는 담화를 내놨다. 이 담화는 "최고 존엄을 직접 거론하면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이 성공할 수 없다는 무엄한 망발도 늘어놓았다"고 자신들이 그토록 비난하는 이유를 드러냈다.

국방위 정책국 담화는 박 대통령을 향해 "치마를 바지로 갈아입고 사복을 군복으로 바꿔 입는 법을 배우기에 앞서 상대의 군사적 준비가 어느 상태인가부터 파악하는 데 달라붙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담화는 이어 "유신 독재자가 무엇 때문에 비명횡사했으며 리명박 역도가 무엇 때문에 산송장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 심각히 돌이켜보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결국 이날 6·15 남북공동행사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성명과 북한 비난 발언은 북한이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까지 동원해 박 대통령을 비난한 북한에 대한 대응으로 보여진다.

남북 사이의 감정적인 '설전'이 오가는 가운데 국방부도 대북 강경 메시지를 보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를 만나 "어쨌든 (북한이) 도발하게 되면 도발하는 것보다 당하는 게 더 크다는 것을 인식해야 (도발이) 억제된다"며 "지금까지 위협에 대해 잘 관리하고 있지만 이 부분에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태그:#북한, #공동행사,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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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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