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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을 보도하는 영국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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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이 무사히 엄수됐다.

대처의 장례식은 1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비롯한 국내외 조문객 2300여 명이 참석하여 거행됐다. 영국 시민 수십만 명도 운구 행진에 모여 대처의 마지막 길을 지켜봤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으로 감싼 대처의 관은 전날 추도 예배가 열린 웨스트민스터 의사당을 출발해 다우닝가 총리 관저, 트라팔가 광장 등을 거쳐 세인트폴 성당에 도착했고 전날 밤부터 시민이 몰려나와 길을 가득 메웠다.

포클랜드 참전 군인으로 구성된 운구 요원은 군악대와 함께 운구 행진을 호위했고 대처의 관은 근위대와 퇴역 군인의 영접을 받으며 장례식이 열리는 세인트폴 성당으로 들어섰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윈스턴 처칠 총리의 국장 이후 처음으로 정치인의 장례식에 참석했으며 캐머런 총리, 존 버코우 하원의장,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등 영국 주요 인사들이 모두 함께했다.

이 밖에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 등도 참석했다. 하지만 포클랜드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대표단은 불참했다. 

대처 전 총리의 손녀와 캐머런 총리는 연이어 기도와 성경 구절을 낭독한 뒤 리처드 차터스 런던 주교는 "이날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인이 아니라 평범한 하나의 인간을 기억하는 자리"라고 추도사를 전했다.

차터스 주교는 "대처가 남긴 정치적 결정과 유산에 대한 논쟁은 중요하다"며 "서로의 의견이 충돌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평가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다"고 고인의 평안을 기원했다.

세인트폴 성당을 나선 대처의 관은 첼시 왕립 병원으로 옮겨졌다. 곧이어 유족의 참석 아래 모틀레이크에서 화장되며 유해는 먼저 세상을 떠난 왕립 첼시 안식원의 남편 데니스 대처 경 옆에 안장된다.

영국 경찰, 철통 보안... 불상사 없어

이날 대처의 장례식은 보스턴 마라톤 폭발 테러로 극도의 긴장과 철통 보안 속에 치러졌지만 우려와 달리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대처에 반대하는 시위도 있었지만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일부 시위대는 운구 행렬이 지나갈 때 등을 돌리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또한 '대처의 장례식은 돈 낭비', '치욕 속에서 잠들길' 등이 씌여진 카드를 들고 반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런던 경찰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4천 명의 인력을 동원해 세인트폴 성당 주변과 운구 행진 전 구간의 교통을 통제하고 휴지통까지 철저하게 검색했으며 사복 경찰과 특수부대 저격수까지 배치했다.

하지만 장례식은 큰 사고와 과격한 시위 없이 평온하게 치러졌다. 11년간 영국을 이끌었던 대처는 커다란 업적과 깊은 갈등을 함께 남긴채 세상을 떠나며 역사가 되고 말았다.


태그:#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엘리자베스 2세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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