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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대 정부는 노태우 정권까지 6공화국이었다. 이후 김영삼 정부는 '문민정부', 김대중 정부는 '국민의 정부' 그리고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 특정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이름을 불렀다. '이명박 정부'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사정권을 끝내고 처음으로 문민 대통령이 탄생한 것에 대한 의미로 '문민정부'로 붙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주권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정권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의미에서 국민의 정부로 붙였다. 참여정부로 이름을 지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자기 정체성과 국정 철학을 잘 드러낸 이름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라고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싶은 이가 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도 이름을 지어줬다. 바로 천정배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천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누리집에 올린 ''박근혜 정부'의 진짜 이름을 지어 드립니다' 제목 글에서 이명박 정부는 '탐욕정권'이라고 했다. 천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라고 했다"면서 "당시 나는 이 대통령이 특별하게 내세울 만한 철학이나 비전이 없었거나 아니면 '내 이름으로 충분하지 뭐가 더 필요해" 하는 자만심 때문에 이런 이름을 지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후 오래 지나지 않아 나는 이명박 정부에 새 이름을 지어준 바 있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탐욕정권'... 당시에는 너무 심하지 않은가 하고 내게 말씀하는 이도 있었다"고 자신이 이명박 정권을 '탐욕정권'으로 지어준 것을 회상했다.

천 전 의원은 이어 "나도 인간적으로는 이 대통령께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이 '탐욕정권'이라는 이름 만큼 이명박 정부를 잘 표현할 이름이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면서 "미래의 역사가들도 이명박 정부를 '탐욕정권'이라고 기록할 것이다. 태생부터 탐욕의 산물이었고 웅대한 탐욕의 시대를 펼쳤고 탐욕으로 마감한 정부였다'며 자신이 지어준 이름에 후회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럼 박근혜 정부 이름은 무엇일까? 천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이번에는 스스로 무슨 정부 이름을 지을지 매우 궁금해졌다"면서 "결론은 '박근혜 정부'였다. 너무 밋밋해서 실망스러웠다"고해 박 대통령 이름을 따 지은 이름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박근혜 정부 외에 다른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천 전 의원은 "자연스럽게 그 정체성을 드러내는 진짜 이름을 생각하게 됐다"며 "이번에는 이왕이면 박 대통령 자신이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도 맘에 들어 하는 이름을 짓고 싶었다. 그러나 몇 달 동안 좋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어울리는 정부 이름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름이 떠올랐다. 천 전 의원은 "오늘(22일) 기막힌 이름이 떠올랐다면서 이름을 공개했다. 천 전 의원은 오늘 아침 불현듯 기가 막히게 멋진 이름이 떠올랐다. 무엇일까?"라며 '공안정부'!!!"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천 전 의원은 "앞으로 5년 가까이 여러분과 나, 대한민국 국민은 공안정부에서 살아갈 것"이라며 "이 이름은 박 대통령 자신과 그 지지자들도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공안', 공공의 안전, 얼마나 좋은 말인가?"라며 촌철살인을 날렸다.

천 전 의원 작명에 <한겨레> 최성진 기자는(@csj2007)는 "천정배 전 의원이 '공공의 안전'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를 위해 멋진 이름을 지어줬네요. '공안정부'. 뭐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없는, 가장 적절한 네이밍이 아닐까 싶습니다. 박근혜 정부=공안정부"라고 화답했다. @mary******는 "유신 정부 추가요!"라고 했고, @hwan******는 "어쨌든 대한민국은 만신창이"라고 한탄했다.

천정배 전 의원이 박근혜 정부를 '공안정부'로 지은 이유가 전혀 설득력 없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은 공안검사 출신을 고위공직자에 앉혔기 때문이다. 어제 내정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008년 대검 공안부장을 지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헌재가 인권의 최후 보루가 되기는커녕 공안의 최후 보루로 작동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박 후보자 내정을 비판했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대검 공안 1·3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공안검사 출신이다. '공안전성시대'를 개막했으니 공안정부로 불러도 무방하다. 천 전 의원이 '공안정부'로 이름 붙이기 전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21일 트위터에 "(정홍원) 총리도 검사 출신, 헌재소장은 공안검사 출신, (황교안) 법무장관도 공안검사 출신. 대한민국은 검찰공안국!"이라고 일갈했었다.


태그:#천정배, #박근혜, #공안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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