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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직원들이 새 정무부지사에게 행정부지사 소관업무를 침범하지 말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와 훈수도 잊지 않았다. 직원들의 내부 포털망인 행정정보시스템 익명 게시판 글을 통해서다.

지난 6일부터 최근까지 '익명게시판' 인기 토론주제는 '나는 이런 정무부지사라면 좋겠다'다. '바라는 점을 허심하게 올려 달라'는 익명의 제안도 보태졌다. 지난 6일은  안 지사가 권희태 정무부지사 후임으로 4대강 특보를 역임한 박정현(48) 민주당 부여·청양지역위원장을 내정한 날이다. 충남도는 안 지사의 제안으로 지난 해 초부터 실명제를 익명으로 전환했다. 익명의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직원들이 답답한 속마음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의견을 올린 직원들은 대부분 새 정무부지사에게 우려 섞인 기대감을 표시했다.  "스펙 쌓는 부지사 자리로 여기지 말라","지역구 출마를 위해 거쳐 가는 자리로 전락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여·청양지역만 챙기지 말고 전 시군을 두루 챙겨 달라"는 등의 글이 대표적이다.
한 직원은 저성장시대를 의식한 듯 "경제부지사를 기대했는데 역시나군요"라며 "도의회와 도민의 소리를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치인 출신 새 정무부지사를 보는 우려와 기대를 엿볼 수 있다.

"전임 행정부지사, 인사까지 좌지우지...본연의 일만 "

눈길을 끄는 것은 전 권 부지사에 대한 업무 평가를 통해 새 정무부지사의 역할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은 점이다.

한 직원은 "전 정무부지사가 정무업무를 넘어 행정부지사 업무까지 해 한동안 행정부지사 자리가 필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도 "(전임 정무부지사가) 인사문제까지 좌지우지했다는 것은 대부분 직원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얘기"라며 "(새 정무부지사는) 절대 인사개입하지 말고 본연의 일에만 충실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공감 의견도 줄을 이었다.

충남도 관련 조례 및 업무분장표에는 정무부지사의 업무를 ▲ 정당 등 정무분야 업무협조지원 ▲ 도의회 관련업무 협조지원 ▲ 도정홍보 등 도민과 소통을 위한 언론기관 협조지원 ▲ 특별 현안과제 추진에 관한 사항 ▲ 도지사가 특별히 정무적 판단을 요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다수 직원들은 이를 근거로 전임 정무부지사가 자기 소관업무를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 지사 리더십,  민주적? 자유방임형?... "조직 장악력 미흡"

'민주적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안 지사의 조직운영방식에 대한 평가 글도 주목받고 있다.

한 직원은 "연구소나 대학 등처럼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업무수행을 하는 곳은 '자유방임형' 조직운영방식이 맞지만 도청은 능력보다는 계급, 연고가 우선하는 조직문화"라며 "계장, 과장, 국장이 90% 이상을 독과점하고 있는 수직적, 권위적 조직문화가 견고한 조직에서 '자유방임형 민주적 리더십'은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직원은 "수평적 의사소통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만큼 조직문화의 현실에 적합한 리더십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지사의 '민주적 리더십'이 지휘·조정 및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유방임형'에 가깝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 다른 직원도 새 정무부사에게 바라는 글을 통해 "(현재 도정은) 실·국·실·과간 소관업무는 각개약진하지만 협력체계 구축이 미흡하고 콘트롤타워 역할 및 조직 리더 역할이 부족하다"며 "조직 장악력 미흡 현상을 극복해 달라"고 주문했다.

14일 박정현 정무부지사 취임 "도민에게 한 발 더 가까이.."

14일 오전 취임식을 하고  제10대 충남도 정무부지사로 취임한  박정현 씨
 14일 오전 취임식을 하고 제10대 충남도 정무부지사로 취임한 박정현 씨
ⓒ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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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정현 제10대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14일 오전 10시 도청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하고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박 신임 정무부지사는 취임식 인사말을 통해 "내포시대 개막과 함께 충남의 새로운 역사를 써 가야 하는 시점에 막중한 직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도민들에게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신임정무부지사는 민족화합운동연합 집행위원장을 역임하면서 개성공단 평화나무심기 사업을 벌였다. 또 부여정림사지 복원건립추진위원회 사무총장과 충청권 과학벨트 사수를 위한 공동투쟁위원으로 활동했다.


태그:#박정현, #정무부지사 , #안희정,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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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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