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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파묻힌 2012년, '책의 해' 그 결과는?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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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학원, 일요일은 숙제만 한다는 아이들(국민일보 2013. 1. 3일자) 보도를 보면 독서 교육의 심각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계 자료로 제시된 표에는 독서 항목조차 없습니다. 주중에는 학과 공부로 힘들더라도 토요일과 일요일만이라도 최소한의 독서를 하는 습관조차 드물다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고 학과 공부에 지쳐 있다고 해석할 수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국가에서 학교마다 도서관이나 도서실을 마련하고 학교 예산의 4%를 도서구입비에 책정하고 있으며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독서력 증진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책을 읽는 것은 일상이 아닌 선택의 대상으로 취미이거나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로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2012년은 '책의 해'로 선포하여 학교 현장에서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이나 신문을 장식한 것은 선거의 해였습니다. 책의 해로 선포하고 추진했던 만큼 그 결과를 발표하고 반성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아쉽습니다.

2012년이 '책의 해'라는 것을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책을 읽었는지 궁금합니다. 국민 독서력은 여전히 꼴찌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고 유명한 서점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출판계의 어려움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영풍문고 강남점에 이어 세계 최고 점수를 자랑하는 인천공항 내 8개 서점을 운영하고 있던 GS문고도 부도가 났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니 판매량의 급감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출판계와 서점의 부도는 책을 읽지 않는 국민정서의 고갈을 걱정하게 합니다.

2011년 국민독서 실태조사에서 성인 10명 중 3.5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는 게 힘들고 지친 사람들, 시간과 여유가 있어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은 충격을 넘어 걱정입니다. 긍정적인 말과 힘으로 전두엽을 자극하는 좋은 책의 힘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합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펼친 인문학 강의가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살아나게 해서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다는 신문 기사가 그 증거입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책을 봅니다. 마치 힘들 때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 찾는 맛있는 음식처럼, 마음을 치유하고 다잡게 하는 것은 좋은 책이 주는 치유의 힘에 의지하곤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주변 사람이 주는 것보다 더 큰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기에 고전일수록, 어둠의 장막을 지나온 작가들이 삶에서 보편적인 진리와 숨결을 만나며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삶의 길에 공감을 얻게 되어 편안해집니다.

인류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사람들이 살아낸 길에는 예외 없이 좋은 책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나서는 이들에게도 책은 늘 스승이었습니다. 지금도 세상을 움직이는 강의로 젊은이들을 고무시키는 분들의 힘은 책에서 나옵니다. 책은 인간만이 남길 수 있는 위대한 유산이기에 힘들수록 돌아가서 에너지를 충전케 하는 어머니의 품과 같습니다.

2013년 독서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한 개인이나 조직, 단체를 비롯해서 국가도 큰 틀의 계획이 필요합니다. 마치 새 대통령 당선인이 꾸리고 있는 인수위원회처럼. 그것은 사람의 머리에 해당하니 그 중요함이 지대합니다. 한 국가의 장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선택이니 몰입과 집중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 인수위원회에서 독서정책을 총괄해서 국민독서시대를 여는 정책을 꼭 넣었으면 합니다.

민생이나 행복도 매우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 행복을 이끄는 것은 결국 정신임을 생각하면 전 국민이 최소한 필독도서로 하루 한 쪽이라도 읽을 수 있거나 들을 수 있는 정책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너무나 지엽적인 일로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지금 우리 국민은 정신적 에너지가 너무 고갈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죽을 때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책 한 권, 힘들 때 밥이 되어주는 책 한 권의 힘을 밥보다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 학생들도 2013년도에는 꼭 읽어야 할 책을 사거나 빌려보는 목록을 만들어서 새해 설계도에 꼭 넣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언제든지 자신에게 힘이 되는 글들을 나름의 방식대로 보관하여 언제든지 곁에 두고 꺼내 먹을 수 있는 영혼의 마시멜로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긍정의 문장일 수도 있고, 위로의 글일 수도 있으며 자신만의 좌우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한 시절을 보낸 부모 세대보다 더 책을 읽지 않는다면, 초고속으로 달려오는 미래의 불확실한 파도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피난처 하나를 잃게 될 것이니!

사람은 수시로 변합니다. 나를 지켜주던 가족도 친구도 이웃과도 원치 않는 이별이 늘 다가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변하지 않는 최고의 도반은 책입니다. 좋은 책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마저도 낫게 해줍니다. 좋은 책은 결코 배신하지 않음 같은 책이라도 읽을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깨달음의 언덕에 이르게 합니다.

'책의 해'를 보내며 읽었던 책들의 목록을 들춰보며 원래의 계획에 미치지 못한 독서 계획을 반성해 보고 2013년의 독서 설계를 하며 지난해 나를 움직인 베스트 목록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2013년은 어느 해보다 좋은 책을 많이 읽도록 마음을 다잡습니다.

이제는 '국민독서시대'를 만들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도 함께! <살아야 할 이유><마지막 한 걸음은 혼자서 가야 한다><고민하는 힘><윤리적 소비><새로운 100년>< 탄허록><1년에 500권 마법의 책 읽기><종의 기원, 신의 기원><황홀한 글 감옥><글자로만 생각하는 사람, 이미지로 창조하는 사람><청소년 감정코칭> 등 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한교닷컴, 북랩, 부모 2.0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책의 해, #독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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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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