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 나무가 빡빡하게 서있는 숲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거문오름이 시작 되는 240개의 계단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어쩌냐 화장실 가고 싶은데 이곳은 화장실이 보이질 않네."
"올라올 때 봉사자들이 말한 소리 잊어버렸어? 껌도 과일,과자 등 그 어느 간식거리도 안된다고. 물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지고 가면 안된다잖아. 그런데 화장실이 있겠어?"

"어디 그뿐이야 아까는 어떤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올라온 것을 보더니 지팡이의 출처도 물어봤잖아. 관리실에서 대여한 것이라고 하니깐 아무 소리 안하더라."

친구가 거문오름에서  내려가는 길에   화장실이 급하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얼마 안 남았으니깐 조금만 참아."

친구는  몹시 급한 것같았다. 오래 전부터 참았다고 하면서. 내리막길에서 우린 그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해 뛰어 관리실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볼 일을 볼 수있었다.

거문오름에 오르기 전에 봉사자는 우리의 간식을 모두 맡기고 가라고 했다. 하여 우린 물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가 없었다

제주도 여행 이틀째 되던 날인 11월 12일 우린 신령스러운 산 거문오름으로 갔다. 2011년세계7대자연경관으로 선정된 곳이라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하여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자연유산해설사의 설명을 들었다.

거문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야 한다. 탐방인원을 하루 3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모두 자연경관을 지키기 위함이라.

..
▲ 쓰러진 나무는 쓰러진채로 토막이 나면 토막이 난채로...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관리실에서의 설명을 듣고 나니 가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문오름을 올라가는 내내 작은 휴지 한 조각, 담배꽁초 등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태풍이 와서 나무가 쓰러졌으면 쓰러진 채로, 토막 난 나무가 있으면 그런 채로 모든 것이 자연현상이 시키는대로 있었다.

몇년 전 금강산을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도 놀라 울 정도로 깨끗했다. 산행을 하는 사람들도 전혀 눈에 띄지 않아 일행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명산이 있었다면 지금쯤 사람들이 무척 많고 곳곳에 쓰레기도 엄청날 텐데 여긴 그렇지 않네요."
"그러게요. 오늘 우리가 온다고 해서 마치 어저께 청소라도 한 것처럼 깨끗하네요."

거문오름도 금강산만큼이라 깨끗했다. 소리도 크게 내기가 금지 된 곳이기도 하다.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곳에서는 해설사의 재미있는 설명이 있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해설사가 "자 이젠 240개의 오름계단을 올라가셔야 합니다"하자 여기저기에서 "어떻게 그많은 계단을 올라가요?"한다.

제주의 오름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높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은근히 경사진오름이라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2년 전인가? 오마이뉴스에서 제주도행이 있었다. 그때 영실코스로 한라산을 오른 적이 있었다. 그때 적잖이 고생을 한 것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때 나는 운동부족이란 것을 알았기에 그후로 운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래서였을까? 일행보다 앞서서 올라갔고 쉽사리 지치지도 않았다. 뒤따라 오던 친구들이 "어머머 쟤좀 봐라. 아주 날라다닌다."한다. 그 소리에 속으로 '운동을 해서일 거야. 운동의 힘이 이럴 때 나타나네"하며 혼자 흐뭇해졌다.

..
▲ 정상에 있는 나침반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전망대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올라오면 내려가야 하고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계단을 올라 조금 걸으니 나침반이 나왔고 전망대도 보였다. 유난히 파란하늘이 그동안의 고생스러움을 모두 풀어주는듯 했다. 친구들도 피로가 풀리는지 자리를 잡고 사진도 찍는다. 발걸움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조금 힘들만 하면 해설사의 설명이 이어지고 있어 그다지 어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
▲ 울굿불긋 아름다운 색깔을 뽑내고 있다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살기 위해 밖으로 뻗어 나온 나무 뿌리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독약으로 썼던 열매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송악이란 나무에 붙어있는 버섯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숯가마터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
▲ 불어오는 바람에 춤을 추듯 출렁이는 억새풀들 ..
ⓒ 정현순

관련사진보기


거문오름은 세계7대자연경관답게 처음보는 나무들이 많았다. 많은 아픔과 전설이 있기도 한 그곳. 단풍의 색깔도 무척 곱다.

입구 양쪽에는 억새풀이 바람결에 춤을 추는듯했다. 사람의 인공적인 꾸밈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3~4시간 보내며 제주도의 또다른 모습을 알 수있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친구가 한마디 "자연경관을 보호하는 것도 좋지만 아까는 정말 급해서 죽을 뻔했다. 그런데 그런 노력들이 이곳을 이렇게 좋은 곳으로 만들었겠지"한다. "음 그럴거야. 이세상에 공짜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으니.친구가 한시름 놓은 모습이 정말 편안해 보였다.


태그:#거문오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주로 사는이야기를 씁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