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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언론을 떠들썩하고 있는 사건은 다름 아닌 '검사 성추문 사건' 일 것이다.

얼마 전에는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현직검사의 성추문 사건까지 겹쳐 위기를 맞고 있는 검찰 내에서는 '검찰개혁'이라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고 있지만 이것 역시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나고 있다.

검사는 물론, 국회의원 심지어 대통령의 친척까지 국민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고위공직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는 요즘, 문득 사마천의 사기 속 등장하는 '상앙'이라는 인물이 생각났다.

상앙은 진나라의 법을 완성한 사람으로, 군사전략과 병법에도 능통했던 그는 약소국이었던 진을 일약 강대국으로 만들어 천하통일의 기초를 다진 사람이다. 상앙은 법이 공포된 이후 태자가 법을 어기자 "법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윗사람부터 그것을 어기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태자의 스승을 처벌하였다. 분명히 태자는 왕의 뒤를 이을 사람이었기 때문에 쉬이 처벌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앙은 그를 직접 처벌하지는 못하더라도 그의 스승을 대신 벌하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 고위 공직자들의 모습은 어떠한가?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권력 앞에서, 또 물질적인 이유로 무너지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다.

한편, 상앙은 이후 개혁가이지만 공포정치로 백성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오만하고 독선적인 사람으로 낙인찍히게 되었고, 사기를 쓴 사마천 역시 상앙은 성품이 각박하며 진나라에서 악행을 떨친 사람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대는 상앙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가지고 남용하는 사람도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전에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기사를 보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2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과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중에서 법무부와 검찰, 경찰이 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올해 청렴도 점수가 더 떨어졌다는 것에 나는 더욱 충격을 받았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법무부와 검찰 그리고 경찰의 청렴도가 바닥이라는 사실에서 배신감까지 느낀다.

다시 상군열전 속으로 들어가서 상앙과 조량의 대화를 들어보자. 상앙이 조량에게 자신의 통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조량이 대답하기를 "반성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을 가리켜 총이라 하고, 안을 보는 것을 가리켜 명이라 하고, 자기를 이기는 것을 가리켜 강이라 한다. 자기를 낮추면 더욱 높임을 받는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직자들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이제 대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또 여러 공직자들의 비리와 도덕 해이 문제가 등장하는 이때, 상앙의 일화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과연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때이다.


태그:#검찰, #상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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