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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토라 고분 안에 그려진 주작 그림입니다.
 기토라 고분 안에 그려진 주작 그림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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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일본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동아시아 문화 수업(담당 서광휘 교수)에서는 오랫동안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벽화연구를 연구해 오신 이노쿠마(猪熊兼勝) 선생님을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습니다. 강의 제목은 '벽화 고분에서 본 동서문화교류'였습니다.

특히 이노쿠마 선생님은 나라현 남쪽 가시하라시 부근에 있는 다카마츠 고분과 기토라 고분에 있는 벽화 연구에 몰두해 오셨습니다. 다카마츠 고분은 1972년 처음 발견되어 지금은 해체되어 보존 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기토라 고분은 다카마츠 고분보다 늦게 발견되어 지금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고분 모두 무덤 벽에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다카마츠 고분은 8세기 초기에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벽에는 사신도와 천정에는 12숙에 해당하는 별자리와 군상이라고 하여 남녀가 각각 여덟 명 그려져 있습니다.

  기토라 고분 안에 그려진 백호 그림입니다.
 기토라 고분 안에 그려진 백호 그림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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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토라 고분 역시 다카마츠 고분 남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토라라는 말은 마을 뒤편 북쪽 강에서 가깝다고 하여 기타(北) 가와(川, 浦)가 기토라라고 와전되었다고 하는 설과 누군가가 무덤 안을 보고 무덤 안에 거북이(龜, 일본어 발음은 기나 가메로 읽힘)와 호랑이(虎, 일본어 발음은 도라임)가 그려진 것을 보고 기토라라고 이름지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무덤에서 발견된 부장품이나 벽화들을 통해서 다카마츠 고분은 8세기 초기, 기토라 고분은 7세기 말 무렵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 백제가 멸망한 뒤 지어진 것입니다. 따라서 백제 멸망 뒤 백제에서 건너온 유민이 만들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이노쿠마 선생님은 이들 고분 벽화는 한국이나 중국에서 발견되는 것들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7세기 말, 8세기 무렵 번성했던 중국 당나라(618-907 년) 문화가 동양 세 나라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 고르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기토라 고분 벽화에는 12 지에 해당되는 동물 그림이 네 벽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습니다. 사진은 복원도입니다.
 기토라 고분 벽화에는 12 지에 해당되는 동물 그림이 네 벽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습니다. 사진은 복원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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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 사신도를 그리는 것은 3세기 무렵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고구려 무덤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신도는 불교 사상과 달리 풍수사상이나 도선 사상에 의해서 방향에 따라서 그곳을 지키는 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그 신들을 상상의 동물로 나타낸 것입니다.

사신도에서 네 동물은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입니다. 동쪽에는 청룡이, 서쪽에는 백호가 남쪽에는 주작이, 그리고 북쪽에는 현무가 그것입니다. 이들 네 방위는 계절과도 관련시켜 봄은 청룡, 여름은 주작, 가을은 백호, 겨울은 현무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네 동물은 풍수지리와도 관련되어 새로운 도읍지를 정할 때는 네 방위에 네 동물을 상징하는 산이나 자연물이 존재하는 곳을 길지로 여기거나 그러한 곳을 찾아서 도읍지로 정했습니다. 무덤 안에도 이 사신도를 그려 넣고 무덤이 그대로 우주를 아우르는 곳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기토라 고분 벽화에는 12 지에 해당되는 동물 그림이 네 벽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습니다. 사진은 복원도입니다.
 기토라 고분 벽화에는 12 지에 해당되는 동물 그림이 네 벽으로 나누어 그려져 있습니다. 사진은 복원도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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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츠 고분이나 기토라 고분이 있는 곳은 부근에 크고 작은 많은 고분이 자리 잡은 곳입니다. 그리고 이 고분군 북쪽으로는 후지하라교(藤原京)가 있던 곳입니다. 후지하라교는 나라시대 일본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도읍지입니다.

후지와라교는 남북 1 평방킬로미터 크기인데 북쪽에는 미미나시야마(耳成山, 139.2 미터), 동쪽에는 가구야마(香久山, 152.4 미터), 서쪽에는 우네비야마(畝傍山, 198.8 미터) 등이 자리 잡고 있어 이들을 각기 현무, 청룡, 백호로 여겼던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 한국, 중국, 일본에서 발견되는 여러 고고학적 유물은 많습니다. 그 가운데 무덤 벽화에서 발견되는 사신도는 이들 세 나라가 서로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학생들이 이노쿠마 선생님 강연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 부분은 이노쿠마 선생님입니다.
 학생들이 이노쿠마 선생님 강연을 듣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아래 부분은 이노쿠마 선생님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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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한국어를 맡아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기토라 고분, #고분 벽화, #사신도, #이노쿠마(猪熊兼勝) 선생님,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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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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