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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 삼가면에 있는 대산식육식당에서 한우고기 시식 중 한 컷
 경남 합천 삼가면에 있는 대산식육식당에서 한우고기 시식 중 한 컷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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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일요일(16일) 20여명의 블로거들과 함께 경남 합천 삼가면에 있는 대산식육식당에 들러 한우고기를 먹었다. 조그만 농촌 마을인 삼가면 소재지에는 곳곳에 한우고기 식당이 자리하고 있어 한우고기가 지역특산물임을 알 수 있었다.

고려시대 삼기현, 가수현의 양현으로 분리되었던 행정구역을 조선 태종 때 양현을 합하여 삼가라 명명한 후 1914년 합천군에 편입된 삼가는, 미맥 중심에서 농업경영혁신을 통한 시설 채소재배 및 축산업이 발달된 농촌으로 변모했다.

삼가면의 특산물은 한우, 수박, 호박, 가지, 방울토마토, 표고버섯, 삼가간장, 딸기, 달걀의 9가지이다. 그 중 가장 상위에 기록된 것은 한우다. 식당인근에는 유명한 한우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비오는 조그만 시골마을 도로변에는 승용차가 가득하다. 그중 상당수가 한우고기를 먹으러 온 외지사람들이다.

경남 합천군 삼가면 소재지에 있는 대산식육식당  모습
 경남 합천군 삼가면 소재지에 있는 대산식육식당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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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식당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식당 손님들만 보면 불경기로 살기 힘들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테이블에는 밑반찬과 양념, 김치와 상추가 나오고 돌구이판이 불 위에 놓였다. 상위에는 아주머니가 가져다 준 고기가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부위별로 구분해서 놓여있다.

다른 팀들은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바쁘다. 한편 내 앞에 놓인 테이블 맞은편에는 관광버스 기사인 안재준씨가 앉아 고기를 구워준다. "관광버스 손님을 태우고 다니느라 한우고기 식당을 자주 간다"는 안씨는 "전문가한테 아예 고기 굽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그가 구워서 "드셔보시라"고 준 한 점의 고기는 지금껏 먹었던 어떤 소고기보다 맛있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소고기, 불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고기를 조절해야

안씨가 구워준 고기 한 점. 정말 살살 녹는다는 말을 실감했다. 그가 전해준 고기 굽는 비법이다.

"소고기는 약간 덜 익었을 때 불그스레한 게 올라옵니다.  고기는 천천히 굽고 빨리 먹어야 합니다. 노인들을 모시고 다녀보면 얘기하느라 제때 못 먹어요, 그러면 고기가 딱딱해지죠. 그런 분들이 식당을 나가면서 '에이! 맛없다'면서 악평을 하고 나가요. 고기는 익었을 때 빨리 먹어야합니다.

먼저 불판을 가스 불에 올려 불판이 데워지면 기름기 있는 고기로 불판 위에 기름칠 한 후 고기를 구워야 합니다. 그런데 고기를 많이 굽다보면 기름이 많이 나와 기름에 튀기는 셈이 되어 맛이 없어져요. 그 때는 불판을 갈아달라고 해야 합니다. 고기가 살살 녹는다는 의미는 고기를 씹었을 때 다섯 번이나 일곱 번 정도 씹으면 삼킬 수 있도록 구워졌을 때가 가장 맛있다는 의미입니다."   

맛있는 한우고기를 먹은 후 백반과 함께 나온  얼큰한 된장찌개에 두부가 들어있다
 맛있는 한우고기를 먹은 후 백반과 함께 나온 얼큰한 된장찌개에 두부가 들어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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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테이블에 앉은 일행은 일부러 상추에 고기와 양념장을 얹지 않고 깨소금에 찍어 먹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일행들도 건너와 한 점씩 먹어보고는 맛있다고 한다. 맑은 물과 공기가 키운 한우가 맛있었지만 한우고기는 고기를 잘 구워야 한다는 걸 배운 하루였다.

맛있게 점심을 먹은 손님들은 식당에서 고기를 직접 사간다. 정육점을 겸한 식당이어서인지 푸짐한 양과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문화촌뉴스'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한우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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