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6일 현대차노사가 16차 교섭을 진행한 가운데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회사 본관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현대차노사가 16차 교섭을 진행한 가운데 현대차노조 조합원들이 회사 본관앞에서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고 있다
ⓒ 현대차지부

관련사진보기


현대차노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간연속 2교대 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노조)가 16일에 이어 17일에도 전면 파업을 이어갔다. ( 관련기사: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전면파업' 돌입)

현대차는 지난 16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이하 현대차노조)와 가진 16차 교섭에서 "올해 말까지 1000명을 포함해 오는 2016년까지 사내하청(비정규직) 3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현대차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법원판결의 취지를 존중하고 비정규직과 관련한 불법파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사내하청 근로자의 급여를 대폭 상향 조정해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격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17일자 지역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3000명 정규직화' 안을 주요기사로 다루고 환영했지만, 현대차노조와 비정규직노조는 모두 이 안을 거부했다. 민주노총도 비난 성명을 냈다. 대법원 판결은 불법파견이 인정된 모든 하청노동자를 정규직화라는 것인데 이 안은 꼼수라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 "자연감소 인원만 해도 3000명"

현대차노조는 17일 "2016년까지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 인원만 해도 3000여 명은 된다"며 "올해 2월 불법파견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취지에 맞게 8000여 명의 비정규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현대차가 취해야 할 태도"라고 밝혔다.

현대차노조 문용문 지부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사명이자 사회의제"라면서 "재벌의 사회적 책임은 분배정의 실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현대차 재벌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차노사는 핵심 안건인 주간연속 2교대제에서도 노조측의 8+8(근무시간)과 회사측의8+9 안이 대립하고, 생산량에 대한 인력충원 등에서도 의견차가 커 난항을 겪고 있다.

16일 저녁부터 현대차 울산공장 내에 있는 노조사무실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한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의 "2016년까지 3000명 정규직화" 안에 발끈했다. 비정규직노조는 "현대차 사측이 정규직노조와의 임단협 교섭에서 불법파견 문제를 신규채용으로 축소해 합의하려는 것에 분명하게 반대한다"며 "불법파견 협의는 불법파견 특별교섭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정규직노조는 17일 이같은 입장을 담은 공문을 현대차와 정규직노조에 전달했다.

민주노총도 현대차의 이번 정규직화 안을 비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비정규투쟁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 안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라며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현대차는 14일에도 사내하청 일부를 정년퇴직 소요, 신규 소요 등을 포함해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고 원하청 공정을 재배치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며 "이미 현대차 단협은 정년퇴직자와 신규소요가 있을 경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충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단협으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해결책이라 제시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대법원마저 인정한 현대차의 불법파견을 철폐하기 위한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은 정당하다"며 "현대차는 지금까지의 모든 폭력행위에 무릎 꿇고 사죄하고 즉각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SJM과 만도 용역 폭력 문제 되니 관리자가..."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있었던 비정규직노조 조합원 납치사건을 문제 삼았다. 민주노총은 "지난 10일 2시간 부분파업 지침에 따라 야간조 파업집회에 참여한 비정규직노조의 김아무개 조합원을 관리자들이 납치해서 폭행했고, 이에 항의하던 현대차지부 근무추진위 엄길정 팀장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했다"고 항의했다.

또한 "비정규직의 14일 2시간 부분파업에 엄청난 숫자의 관리자를 동원해 현장 진입을 봉쇄하고 노조간부들을 물리력으로 끌어내며 폭력을 행사했다"며 "불법 대체인력 투입을 저지하려는 정당한 노조활동마저 폭력으로 가로막았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는 SJM과 만도 침탈 과정에서 용역 깡패 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자 직접 관리자를 동원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폭력 모두 자본의 불법을 가리려는 목적이기에 더욱 용서할 수 없는 행위임에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7일에도 울산공장 비정규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고, 아산공장과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향후 파업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글로벌 업계 4위를 달리는 현대차가 또다시 폭력을 저지르는지에 대해 전국의 노동자들이 똑똑히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7일 열릴 예정이던 현대차노사의 17차 교섭은 정규직노조 내 노조조직 중 하나인 민투위와, 비정규직노조가 교섭장 입구를 봉쇄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다음 교섭은 20일 열릴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차 파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