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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터스 폭력 사태는 오랫동안 곪아왔던 용역 폭력 문제를 사회적으로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정치권에서도 제도개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용역의 세계를 좀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연재기획 '나는 용역이다'는 그렇게 마련됐다. 두번째로 논란의 핵심이 된 컨택터스의 전 팀장을 만났다. [편집자말]
폭력 논란을 일으킨 용역업체 컨택터스에서 3년 가량 팀장으로 근무한 최재혁씨가 16일 <오마이뉴스>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폭력 논란을 일으킨 용역업체 컨택터스에서 3년 가량 팀장으로 근무한 최재혁씨가 16일 <오마이뉴스>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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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인상이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뚱뚱하다'보다는 '덩치가 크다'는 말이 어울린다. 짧은 머리에 강한 인상을 가진 최재혁(가명, 31)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비용역업체 '컨택터스'에 한동안 몸담았다. 군대를 다녀오고 스물두 살에 경호원이 된 그는 벌써 경력이 10년이 다 돼 간다. 그 정도면 베테랑에 속한다. 컨택터스에서도 2009년부터 3년 가까이 팀장으로 일했다. 그 전까지는 경호 업무만 했고 '노조를 깨는 일'은 그곳에서 처음 시작했다.

16일 오후 서울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지방에서 최씨를 만났다. 건장해 보이는 첫 인상을 이야기하자 그는 "이쪽에서 일하려면 살을 찌워야 한다, 체격이 좋아야 일을 준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업체를 옮겨 경호 업무만 하고 있다. 그는 용역을 그만 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돈이 제일 큰 문제였다, 일이 항상 있는 게 아닌데 쉴 때 돈을 더 많이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이 많은 조합원들이 있는데, 엄마아빠 같은 사람들에게 욕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났다"고 덧붙였다.

'단가 후려치기'로 업계 1위 된 컨택터스

그는 한동안 자신이 했던 용역 업무에 대해 "합법적 건달"이라고 정의 내렸다. 흔히 '용역깡패'라고 불리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가 합법의 굴레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컨택터스에 근무하면서 상신브레이크, 발레오공조, 유성기업 등 주요 현장에 투입된 경험을 바탕으로 '용역의 세계'를 설명했다. 노조전문 경비용역 업계 1위라는 컨택터스의 '영업비밀'과 용역업체와 경찰의 관계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파업하는 노동조합을 바라보는 용역업체의 시선에 대한 이야기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최씨는 소위 "'단가 후려치기'로 컨택터스가 많은 사업장 분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투입되는 용역 1인당 임금이 25만 원 가량인데 훨씬 낮은 금액을 사측에 제안해 일을 따온다는 말이다. 그는 "업계에서는 그래도 (단가를) 어느 정도로 하자는 합의가 있는데 컨택터스는 그냥 막 낮춰서 영업을 했다"며 "그래서 다른 업체들이 싫어하고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컨택터스는 이번 에스제이엠과 1인당 일당 17만 원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사태에서 경찰이 컨택터스의 폭력을 눈감아주고 사실상 협조했다는 의혹에는 고개를 저었다. '협조'를 논할 것도 없이 경찰이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씨는 "경찰은 원래 뒤에서 지켜만 보지 통제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처럼 충돌이 있어도 나중에 상황을 보고 개입한다"며 "용역들은 '경찰은 우리 편'이라고 항상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도 그렇게 하면 좋은 게 자기들은 피를 안 봐도 되니까. 우리가 경찰 대신 사람 때리고, 대신 욕 먹으니까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최씨는 노조의 파업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내면서도 "용역업체와 노조는 공생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용역깡패'라는 말이 맞지만 우리한테는 노조도 깡패다. 깡패끼리 싸운다고 생각한다"며 "노조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다, 노조가 조용히 시위 한 번 하고 물러 난다면 우리는 할 게 없다"고 말했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공생관계'라는 말은 틀렸다. 용역업체는 노조가 있어 돈을 벌지만, 용역이 있어 노조가 얻는 건 찢어진 머리와 온 몸의 멍뿐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폭력 사태로 컨택터스가 허가 취소된 것과 관련해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지만 서진호가 없으면 힘들다, 그가 밖에 있으면 재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전망했다. 그가 컨택터스의 실소유자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이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 2009년 6월 27일 오후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노조원들이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쇠파이프를 든 회사측 용역들이 노조원들을 향해 몰려오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27일 오후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을 노조원들이 점거농성중인 가운데 쇠파이프를 든 회사측 용역들이 노조원들을 향해 몰려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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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격이 좋다.
"일 하려면 살을 찌워야 한다. 체격이 좋아야 일을 준다."

- 경호, 용역 쪽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을 다니다가 1학년 때 그만두고 여자친구의 권유로 시작했다. 학창시절에 운동을 해서 적성에 맞았다. 컨택터스에는 지인의 소개로 들어갔다. 그 전까지 경호 쪽 일만 했다."

- 컨택터스에서 맡은 일은 뭔가?
"팀장이었다. 하루 종일 근무를 서니까 파트별로 인력이 나뉘는데, 그 파트별로 팀장이 들어가서 애들을 관리한다."

"먼저 공격하지는 않는다, 우리를 공격하게 만든다"

- 어떤 사람들이 이 일을 하나?
"용역이 1000명 정도 있다면 20명 정도만 이게 직업이고 나머지는 다 아르바이트다. 모두 숙소 생활을 하고 완전 군대다. 말도 '다, 나, 까'로 해야 한다. 대학생 알바생들은 한두 달 정도 밖에 못한다."

- 컨택터스의 폭력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하면서 폭력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 사람을 때려도 언론에 잘 나오지 않는다. 문제가 생겨도 몇 명만 들어가면 된다. '용역깡패'라고 하는데 사실 깡패 맞다. 일 없을 때는 이쪽 사람들 다 흥신소나 사채, 보도방 같은 일을 한다. 용역은 합법적 건달이다. 하지만 먼저 때리지는 않는다. 무조건 맞는 것만 한다. 맞아도 대응 안하고 밀리면 그때 대응한다."

- '노조가 먼저 공격했다, 무장하고 있었다'는 컨택터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말인가?
"컨택터스가 먼저 공격하지는 않았을 거다. 뚫기는(공장에 진입은) 했어도 먼저 치지는 않는다. 우리가 먼저 때리면 책임을 져야 하지만 맞은 상태라면 정당방위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치지는 않지만 그쪽에서 먼저 공격하게 하려고 자극을 많이 한다. 서로 욕을 하면 싸울 수밖에 없다. 욕을 하면 겁을 먹고, 겁먹으면 덤빈다. 노조원들은 잘 때리지는 않고 물건을 던진다. 그것도 겁을 먹어서 그런 거다. 용역들은 무식한 깡패지 않냐."

- 그렇게 노조를 공장 밖으로 몰아내고 나서는 무슨 일을 하나.
"현장에 들어가서 위험한 물건을 전부 다 치운다. 노조가 만들어 놓은 죽창 같은 무기부터 위험해 보이는 건 치워야 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쓴 걸로 몰릴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노조원들이 출입하지 못하게 경비 서고 순찰을 돈다."

- 직장폐쇄된 공장을 대신 돌리기도 하나?
"공장을 돌리는 일은 드물다. 아주 가끔 있는데 컨택터스에서 일꾼을 보낸다. 다 일용직인데 노숙자들이 많다. 노숙자들 가운데는 예전에 공장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 컨택터스가 에스제이엠에 들어가기 전에 자동차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한 적이 있다.
"그럼 컨택터스에서 작업한 게 맞다."

- 스스로 '노조를 깬다'고 하는데 사측에서 노조를 무너뜨려 달라는 요구가 있는 건가?
"직접적으로 그런 말은 안 한다. 그냥 '못 들어오게만 해달라'. '내보내만 달라'. '파업 못하게 해달라'고만 요구한다. 깨뜨려 달라고 하면 안 되니까."

- 처음 일할 때부터 컨택터스가 그런 쪽에 전문인 줄 알았나?
"몰랐다. 그냥 용역업계에서 유명해서 일거리가 많겠다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까 다른 곳은 거의 안 가고 노조만 갔다. 특히 금속노조하고 많이 싸웠다. 컨택터스 때문에 노조가 깨진 곳이 많다. 3M, 상신브레이크 다 깼다."

"물대포는 1500만 원짜리, 무인헬기는 인터넷 이미지뿐"

- 서진호 대표가 그런 사업방향으로 회사를 특화 시킨 건가?
"그렇다. 어느 회사가 그런 보호구나 장비를 1000벌 이상 가지고 있겠나?"

- 보통 다른 회사는 어느 정도 장비를 보유하고 있나?
"보통 30개? CJ시큐리티가 300개 정도 가지고 있었다. 작년에 망하면서 한진중공업에 들어간 업체에 팔았다고 들었다. CJ시큐리티와 연결된 업체다."

- 컨택터스가 이쪽 업계에서는 최고라고 하던데.
"맞다. 기본적으로 단가를 후려쳐서 하니까 일이 많다. 남들이 일당 30만 원에 들어간다면 컨택터스는 25만 원에 들어가는 거다. 기본자금이 있어서 그런 게 가능하다. 서진호 대표가 예전부터 집이 좀 살아서 돈이 좀 있다. 나주 3M에 들어 갈때도 원래 다른 업체가 하고 있었는데 컨택터스가 가격을 낮게 책정해 사측을 만나서 가져온 일이다. 다른 업체들은 가격을 낮춰도 어느 정도 선으로 하자는 불문율이 있는데 컨택터스는 그냥 막 낮췄다. 그래서 지금 욕도 많이 먹고, 적도 많다."

- 업체 간의 경쟁이 심한가?
"장난 아니다. 어디 들어갈 때 우리가 거길 들어간다는 걸 다른 업체가 모르게 하려고 막 길을 돌아서 간다. 충북 영동에 유성기업 들어갈 때는 여섯 군데 거쳐서 나주까지 갔다 왔다. 정보가 나가면 다른 업체가 단가 후려쳐서 들어올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다. 또 노조가 준비하지 못하게 하려고 속임수를 쓸 때도 있다. 노조 깨러 가는데 노조가 알고 있으면 안 되니까."

컨택터스측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수력방어특수차량
 컨택터스측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수력방어특수차량
ⓒ 컨택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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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대포, '히틀러 경비견', 무인채증 헬기 같은 장비들도 실제로 사용한 적 있나?
"컨택터스가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는 건 진실 같지만 이건 다 거짓이다. 개 사용한 적 없다고 하던데 그렇지 않다. 일부러 사람 보면 흥분하게 훈련도 시켰다. 하루 굶기고 고기 준 다음에 보호구에 피 묻혀서 사람 물게 하는 훈련을 했다.

물대포도 서 대표가 직접 사온 거다. 그거 살려고 대형면허도 직접 땄다. '우리를 구원해줄 신장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경매로 샀다고 하는데 가격이 3억이라고 나오더라. 그거 다 거짓말이다. 어디 소방서에서 쓰던 걸 한 1500만 원 정도 주고 샀다. 한 번 물대포 쏘고 나면 고장 나서 고쳐야 할 정도로 낡은 장비다. 위력은 정말 세다. 직접 맞으면 사람 뼈가 나간다. 그걸 쓴다고 하니까 직원들도 다 '미친 거 아니냐'라고 했다. 무인채증헬기 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 그냥 인터넷에 있는 이미지 가져다가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던 거다. 진압장비가 1000벌 있는 건 사실이다."

- 서진호가 실제 사장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아마 어려울 거다. 자기가 사장이라는 흔적을 잘 남기지 않는다. 우리 앞에서는 사장이라고 한다. 사무실을 가도 사장은 서진호 한 명이다. 나도 들어갈 때 그가 사장이라고 들었다. 지금 이름이 나오는 구아무개씨는 진짜 아무것도 아니다. 이럴 때 대비해서 하나도 특출한 거 없는 사람인데 평소 돈을 좀 많이 받았다."

"교육 받는다고 폭력 사라지지 않는다"

- 컨택터스가 에스제이엠에 들어갈 때 경찰의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통 그런 현장에서 경찰들은 어떤 역할을 하나?
"역할이라고 할 것도 없다. 아예 신경을 안 쓴다. 혹시 뭐 민원이나 들어가면 우리 보고 '살살 해라', '천천히 해라' 말하는 정도다. 현장에서 보면 서장이나 정보과 형사라는 사람들이 나와서 멀찌감치 떨어져 팔짱끼고 쳐다만 본다. 용역들이 '경찰은 우리편'이라고 이야기 한다. 경찰도 자기들이 피 안보니까 좋은 거다. 용역이 대신 사람 때리고, 대신 욕 먹는 거다."

- 그래도 문제가 생기면 경찰이 통제하려고 하지 않나?
"통제하려고 하지만 통제 받지 않는다. 경찰이 뭐 적극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충돌이 좀 나면 마이크에 대고 '아, 여러분, 여러분', 이렇게 말한다. 그럼 우리 조용히 하라고 '쉿! 쉿!'거리면서 논다. 경찰은 이번 일처럼 충돌이 있게 되면 나중에 개입한다. 상황보고 그 자리에서 몇 명 잡아 가면 되는 거다. 경찰은 사실상 상황이 종료됐을 때 들어온다."

- 용역이 배치되려면 교육을 받고 이수증을 소지하게 돼 있는데 그런 점검은 안 이뤄지나.
"이수증 발급부터가 다 위조다. 정상적으로 28시간 교육을 받으면 4만 원이 드는데 16만 원을 내면 다 그냥 만들어 준다. 최소한 현장에 50%는 이수증이 없을 거다. 이수증이 있어도 다른 사람 이름 빌려 쓰거나 앞에 말한 것처럼 위조된 게 대부분이다. 경찰은 절대 검사 안 한다. 내가 들어간 현장에서 한 번도 한 적 없다. 신분증 대조? 이런 거 절대 없다. 이수증 문제가 나오면 진짜 있는 애들 앞에다 놓고 나머지는 다 뒤로 뺀다. 그럼 경찰이 와서 몇 명 검사하고 그냥 간다. 몇 백 명 되는 애들 다 검사는 못하지 않냐."

- 작년에 유성기업에 투입된 CJ시큐리티가 폭력을 써 논란이 된 후에 단속이 강화됐다고 하던데.
"전혀 아니다. 아주 잠깐 점검하고서는 그냥 간다. 우리한테 와서는 '이수증 다 있죠?', 이렇게 물어 본다. 그러면 우리는 '아, 있는 사람만 쓰죠'라고 말하면 땡이다."

- 용역들의 폭력사태가 필요한 교육을 받지 않아서라는 지적이 있는데.
"자격 문제는 아니다. 교육하면 폭력을 안 쓸 거라는 건 착각이다. 작년 유성기업에 들어갔을 때 찰흙으로 만든 돌덩이도 준비했었다. 노조원들에게 쏘려고. 결국에 쓰지는 않았지만 가스로 압축하는 BB탄 총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거 쓰면 내용물 들어있는 캔도 뚫린다. 사람이 맞으면 살점이 나간다. 노조 현장에서 1분에 1800발 나가는 BB탄 총을 쓰려고 했다. 이 정도인데, 무슨 교육을 받았다고 폭력을 안 쓰고 그러겠나."

- BB탄 총이라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놀랍다. 진짜 전쟁도 아니고.
"우리에게는 진짜 전쟁이었다. 전쟁처럼 일한다."

"대학생 알바는 방패막이, 불쌍하다"

지난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정문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직장폐쇄된 경기도 안산 SJM공장에서 용역업체 '컨택터스' 직원들이 정문에서 근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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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택터스를 그만두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크다. 돈 지급이 어렵다. 기업에서 돈을 늦게 준다. 원래는 10일 단위, 15일 단위로 받아야 하는데 잘 안 주니까 돈도 없고, 빚만 생겼다. 고정적인 수입이 필요해서 나왔다."

- 용역 일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하지 않았나.
"많이 번다. 회사는 많이 버는데 아래 팀장들까지 내려오면 그렇게 많지도 않다. 회사가 버는 건 웬만한 강남의 유흥업소도 못 쫓아온다. 인원 100명 쓴다고 하고 몇 달 들어가 있으면 팀장들은 목돈을 쥔다. 근데 이 일이 노조가 파업하는 거량 맞물려 가는데 그게 5월에 시작해 11월이면 끝난다. 나머지 기간에는 각자 알아서 먹고 살아야 한다. 일이 없을 때는 따로 월급이나 뭐 주는 게 없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고, 또 한 번 크게 벌면 된다는 생각에 계속 빚을 질 수밖에 없다."

- 용역에게 노조는 어떤 존재인가.
"우리한테 '용역깡패'라고 하지만 우리한테는 노조도 깡패다. 깡패끼리 싸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조가 있어야 용역이 먹고 살 수 있다. 노조가 조용하게 시위 한 번 하고 물러나면 용역은 할 일이 없다. 노조와도 공생관계다. 대치하고 있을 때 서로 봐주기도 한다. '우리가 한 번 밀려 줄 테니까, 다음에 너희가 한 번 밀려라'는 식으로 맞추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용역은 일하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돈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노조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거다."

- 일을 하면서 인간적인 고민은 없었나.
"미안한 감정이 생긴다. 한 사업장에 오래 있으면 서로 얼굴을 다 알게 된다. 나중에 밖에 나가서 같이 소주 마시는 일도 있다. 그리고 조합원들 중에는 나이 많은 사람들도 있는데 엄마아빠 같은 사람들에게 욕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짜증이 나기도 했다."

- 팀장으로 일하면서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들을 많이 봤을 텐데, 어떤가?
"학생들 보면 불쌍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고 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은 경호라고 해서 멋있어 보여 왔는데 막상 와보면 이런 일이다. 솔직히 그 친구들은 돈 벌려고 하는 거고 용역은 살려고 그 애들 쓰는 거다. 자기들이 앞에 서면 맞으니까 방패막이로 쓰는 거다."

- 이번 사태로 컨택터스가 허가취소됐다. 재기할 수 있을까?
"언제든지 재기할 수 있지만 서진호가 없으면 힘들다. 그가 있으면 재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태그:#컨택터스, #용역, #에스제이엠, #파업, #용역깡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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