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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주민들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학생들이 모내기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주민들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학생들이 모내기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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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조용했던 마을이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마을 어귀에 자리한 당산나무 아래로 동네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황새농법 시연 및 손 모내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모내기 행사는 충남 예산군의 황새마을 조성사업 중 하나다. 예산군은 지난달 16일부터 이 지역 일대에 황새마을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2009년 6월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황새마을 조성사업은, 황새를 단계적으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다.

모내기 행사 주최는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센터(복원센터)다. 황새마을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복원센터는 예산군 광시면 일대 7000㎡의 논을 임대한 상태다. 황새농법으로 벼농사를 짓는 논 면적을 확보해 황새 서식지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복원센터는 지난 1996년부터 황새 복원사업을 시작해 현재 123마리의 황새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1년 예산지역에 방사할 예정이다.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진행된 황새농법 시연 및 손 모내기 행사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아이들에게 모내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진행된 황새농법 시연 및 손 모내기 행사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아이들에게 모내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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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열린 황새농법 모내기 행사에는 윤권식 대리마을 이장을 비롯해 박시룡 교수와 한국교원대 교직원, 학생들이 참가했다. 박찬규 예산군청 녹색관광과장과 군청 공무원들도 함께했다.참가자들은 임대한 논에 비오톱(둠벙)과 어도를 설치한 뒤 직접 손으로 벼를 심었다.

박 교수는 "내년에 이곳으로 이사 올 황새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더불어 모든 생물이 함께 살 수 있는 논농사를 짓는 게 오늘 모내기 행사의 주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복원센터는 이후 그동안 연구한 황새농법으로 계속 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황새농법, 관행농법과 다르지만 수확량은 비슷해

냇가에서 논으로 어도가 설치돼 있는 모습
 냇가에서 논으로 어도가 설치돼 있는 모습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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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농법은 모내기 과정부터 관행농법과 현저히 다르다.

우선 황새농법은 논에 둠벙(비오톱)을 만들고 냇가까지 물고기길(어도)을 연결해 생태순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물고기가 어도를 통해 논으로 올라와 산란을 하고, 논물을 빼는 가을에는 이 물고기들이 둠벙으로 돌아가 겨울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관행농법이 모를 6~7포기를 심는 것과 달리 황새농법은 2~3포기만 심는다. 적게 심어도 이삭 수가 늘어나 수확량은 관행농법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황새농법으로 심은 벼는 병충해에 강해 농약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는 게 복원센터의 설명이다. 제초제 대신 쌀겨를 사용해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내기 이후 벼 심는 시기도 차이가 있다. 관행농법은 5월인 반면 황새농법은 6월초에 심는다. 물 빼는 시기도 관행농법은 6월 하순이지만, 황새농법은 7월초까지 물을 담아둔다. 개구리가 해충을 잡아먹게 하기 위해서다.

황새농법은 잡초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 논둑의 풀을 10센티 남겨두고 깎는다. 10센티 풀을 남겨두면 이곳에 이로운 곤충들이 서식을 할 수 있으며, 변태한 개구리들의 은신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황새복원, #황새마을, #황새농법 , #전통모내기, #광시면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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