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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황우여 후보만 보인다. 새누리당 5·15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 9명이 처음 맞붙은 TV 토론회에 대한 총평이다.

 

새누리당의 김경안·황우여·이혜훈·유기준·정우택·홍문종·심재철·원유철·김태흠 후보(이상 기호순)는 7일 오후 KBS·MBC·SBS 방송3사 주최로 열린 첫 TV 토론회에 참석했다. 후보들은 당 화합을 위한 계파 갈등 종식, 대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및 20~40세대 표심 얻기에 모두 동의했다. 다만, 대다수의 후보들이 '1강'으로 평가되는 황우여 후보에게 집중 질문을 던지며 '견제'에 들어갔다.

 

이미 '계파 갈등 종식'이란 대전제에 동의한 만큼, 치열한 논쟁은 전개되지 않았다. 후보 중 '비박(非朴)'으로 분류되는 심재철·원유철 후보도 따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하지 않았다. 4·11 총선을 거치며 당내에 압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박 위원장을 의식한 듯했다. 

 

심재철 후보는 "당내 소통과 화합은 국민으로부터 더 많은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며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인구 16만 명 당 1명꼴로 의원이 있는 데 반해 일본은 26만 명 당 1명 꼴"이라며 "당대표가 된다면 의원 수를 50명 가량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이 선거구를 제멋대로 뜯어고치는 개리멘더링을 없애기 위해 선거구 개편 문제를 민간독립기구에 맡기고 잘못된 제 식구 감싸기를 없애기 위해 국회 윤리특위의 과반수를 외부인사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원유철 후보는 "지난 5년간 새누리당이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로 나눠져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오로지 친국민, 친서민, 친민생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번 전대에서도 친박 대 비박을 떠나 새누리당만 보고 뛰는 후보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파갈등 끝?... "박심 파는 친박, 인신공격 비박 둘 다 안 돼"

 

친박 후보들은 "새누리당에 더 이상 계파 갈등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혜훈 후보는 "힘 있는 사람이 먼저 몸을 낮추지 않으면 당내 화합이 안 된다"며 "지난 4년간 친박이란 이름으로 사실상의 정치적 연금생활을 하며 여러 가지를 목도했다, 당직 개편을 하는 데 비주류를 우선적으로 존중하고 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기준 후보도 "18대 총선 공천 당시 부당하게 희생양이 됐다"며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그는 "국민들이 친박 독주체제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계보라 하더라도 탕평책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할 자세가 있다면 등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파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우택 후보는 "계파 싸움이 당내 화합과 소통을 막았다"며 "최근 친박, 비박 얘기가 나오는데 없어져야 한다, 대선후보와 당이 혼연일체의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안 후보는 "여기 나오신 대표 후보들이라도 새누리당 내에선 계파 없다고 동의하고 계파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흠 후보는 "친박(후보는) 박심(朴心)을 팔고, 박심에 기댄다"며 "이 자체가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요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위원장에 대한 집중 견제에 들어간 비박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도 "비박 대표라고 얘기되는 대선후보들의 언행들이 국민들의 시각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의 인신공격성 발언이 당내 화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1강' 황우여에 질문 공세... "소리 없이 약하단 지적 많다"

 

후보들 간의 상호토론이 시작되자, '1강'으로 분류되는 황 후보를 향해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수도권 당대표론'에 대한 견제 심리도 드러났다.

 

김태흠 후보는 작년 한미FTA 비준안 강행처리 당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루탄을 터뜨린 것을 언급하며 "당시 원내대표였던 황 후보가 유야무야 넘어갔다, 책임을 방기한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황 후보는 "당시 국회사무처에서 여러가지를 고려해 직접 고발을 피했고 우파 시민단체의 고발로 정치적 흥정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고 봤다"며 "국회와 당의 입장을 존중한 결정이었다, 이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수사 중"이라고 답했다. 또 자신의 주도로 입법발의된 국회 선진화법을 예로 들며 "이제 국회의장이 (물리적 행위를 한) 국회의원을 징계하는 데 직결토록 했고 반드시 고발토록 했다"며 "김 후보가 염려하는 부분이 수정됐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가 대선이란 '전시 상황'에 맞지 않는 당대표감이란 주장도 나왔다.

 

홍문종 후보는 "황 후보는 우리 당이 대권을 차지한 다음에는 당대표로서는 적합하나 대선을 앞두고는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20~40대를 끌어들일 흡입력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기준 후보는 "(황 후보의) 선거공보물에 '소리 없이 강하다'는 문구가 있는데 (당내에선) '소리 없이 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며 "원내대표로서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하면서도 매끄럽지 못했다"고 공격했다.

 

이에 황 후보는 "제가 약하다는 지적은 있지만 그동안 맡은 일을 열심히 해왔다"며 "국민 앞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인 만큼 국민이 (당대표를)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한미FTA 비준안은 여야 교섭단체 간 협상을 통해 여러 번 합의안을 만들어냈는데 마지막 단계에서 틀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비수도권 후보들은 수도권 당대표론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부산시당 위원장인 유기준 후보는 "대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과 젊은 층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에 상당히 동의하지만 수도권 출신 인사가 꼭 당대표가 돼야 그것이 가능한가, 필연적인 인과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우택 후보는 "역대 대선에서 보면 충청권에서 선택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했다"면서 "수도권과 중부권 중에서 중부권이 선점이 돼야 한다, 당 지도부에 중부권 대표가 나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박 심재철·원유철, '당적 변경' 놓고 신경전 벌여

 

'1강' 황우여 후보와 '여성몫' 이혜훈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세 자리 가운데 한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예측된 비박 후보 간의 신경전도 전개됐다.

 

심재철 후보는 "이 자리에 통일민주당, 신한국당, 국민신당, 민주당, 한나라당 등 5차례나 당적을 바꾼 사람이 있다"며 원유철 후보에게 당적 변경 사유를 물었다.

 

원 후보는 이에 "당적을 바꾼 건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정치입문 초기엔 '3김 청산'을 시대정신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당적 변경으로) 이미 정치적 심판을 받았고 10년 전 일이다"며 "새누리당·한나라당 후보로 2번이나 당선됐다, 심 후보가 주신 말을 잘 새기겠다"고 되받았다.

 

한편, 새누리당 전대 출마자들은 오는 8일 MBC <100분 토론>과 9일 <데일리안> 주최 '끝장토론', 10일 종편 4개사 토론회 등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 토론회는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된다.


태그:#황우여, #5.15 전당대회, #심재철, #이헤훈,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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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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