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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진수희-이사철-안상수-김현철'

 

김무성 의원을 제외하고 4월 11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한 의원들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직후 하나같이 새누리당을 탈당했어도 출마를 강행할 듯했지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공천 탈락했던 김무성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우파 분열의 씨앗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 끝에 백의종군이라는 결론을 냈다"며 새누리당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영원한 당인인 제가 우파 분열의 핵이 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 아닌가"라며 "누구보다 당을 사랑했던 제가 당을 등지고 적으로 돌아서면서 동지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는 말에는 목이 메이기도 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시절 사무총장, 원내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냈다.

 

대표 시절 '행불 상수'와 '보온병 폭탄', '자연산' 발언 따위로 한나라당을 조롱 대상으로 만들었던 새누리당 안상수(경기 과천·의왕) 전 대표는 15일 "당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은 '우파 분열'을 우려하면서 새누리당을 적으로 돌려세우지 않겠다고 말한 대목은 새길 만하다. 비록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은 아니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평생 몸담았던 정당을 배반하지 않는 것 자체만은 존중할 수밖에 없다.

 

한광옥, '선사 후당'도 아닌 '선사'만 있어

 

김 의원과 불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은 하나같이 '당'을 먼저 생각했다. 이른바 '선당 후사'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을 보면서 많은 유권자는 새누리당을 새롭게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들은 중진들이라 불출마가 던지는 무게는 가볍지 않다.

 

그런데 이들과 대척점에서 그 누구보다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던 민주통합당 출신 중 공천에 탈락한 이들이 당을 떠나 신당을 만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선사 후당'도 아니라, '선사'만 있다.

 

대표적인 정치인이 한광옥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다. 한 전 상임고문 김대중 대통령 때 비서실장을 지낸 사람이다. 그런 그가 공천에서 탈락하자 탈당하고 정통민주당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의 정통세력과 녹색통일당 세력 그리고 신진 정치세력이 통합해 국민화합과 민생복지, 경제민주화, 민족통일을 이룰 정통민주당을 건설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에는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고, 당연히 5·18 국립묘지를 참배해야 한다. 누가 이를 비판하겠는가. 하지만 말은 구구절절 옳지만,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정통민주당을 창당한 것은 국민화합도, 민생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민족통일이라는 대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정통민주당이 '민족통일'을 이룩하겠다고 국민 앞에 약속했다. 하지만 한 전 상임고문은 12일 "친북 좌파로 인식될 인물의 공천이 확실하니 정체성이 의심스럽다"고까지 했다. 13일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앵커인 강지원 변호사가 "지금 민주통합당 사람들은 친북좌파적인 성향이 있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전가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다. 당을 주도하는 사람 중에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어떻게 색깔론까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친북좌파'와 '빨갱이'라는 말에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한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이 용어를 통해 민주통합당을 비판했다. 철새 정치인이었거나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지 않았다면 총선을 앞두고 보수표를 모으기 위해 색깔론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과 거의 한몸인 비서실장이 '친북좌파'라는 용어를 썼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친북좌파 운운하면서 어떻게 민족통일을 이를 정당이 되겠다고 할 수 있나.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 좀 하시라. 친북좌파라고. 개인 사이도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모셨던 이들이 자기와 다른 생각을 하는 정파나 정당, 정치인을 비판할 때 결코 '색깔론'은 안된다. 왜 그런가. 색깔론은 수구기득권 세력이 두 대통령과 민주개혁세력은 비난할 때 사용하는 전매특허이기 때문이다. 색깔론을 콘크리트 블록 안에 파묻어야 할 이들이 친북좌파라며 비난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통곡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무성#한광옥#친북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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