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을 마르게 해 잇몸병을 유발하고 미각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합성계면활성제, 강한 단맛을 내나 나프탈렌에서 추출한 인공 감미료인 사카린, 독성이 대단히 강한 염화페놀의 일종으로 신장간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트로클로산, 미각을 둔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과산화수소, 그 밖에 인공 합성 향료와 합성 착색제 …. 놀랍게도 이 두려운 화학첨가물들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치약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치과의사가 선호하는 불소조차 충치에는 효과적이나 비소와 거의 맞먹는 독성을 지녀 어린이 치약에는 사용이 제한 …-<홈메이드 천연 치약>에서

책을 읽다가 새삼스럽게 우리 집에서 요즘 쓰고 있는 치약을 들여다봤다. 이 책 <핸드메이드 치약 만들기>(넥서스북스 펴냄)의 이 부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매일 하루에 3번, 치약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쓴(쓰고 있는) 생활필수품이건만, 이제까지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는지 들여다 본 적도 꼼꼼하게 따진 적도 없다.

큰사진보기
▲  <홈메이드 천연 치약>
ⓒ 넥서스 북스	관련사진보기

'지난번에도 썼는데 느낌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좋다고 하니까, 미백효과나 프라그 강력 제거와 같은 효능 때문에, 한방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그동안 이런 이유들 때문에 치약을 선택했지 단 한 번도 주요 성분을 참고하여 선택하지 않은 것 같다. 솔직히 치약의 주요성분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집에 여분으로 있는 치약 8개는 공교롭게도 모두 'H사'의 것 3가지 제품이다. 3가지 중 가장 오래 전부터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A제품의 주요 성분은 글리세로인산칼슘,  제일불화인산인산나트륨, 탄산칼슘이며 대표적인 효능은 충치예방과 풍취예방 및 구취제거다.

A제품보다 나중에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 B제품의 주요성분은 염화나트륨과 비타민 B6(피리독신염산염), 이산화규소, 플루오르화나트륨. 나머지 C제품의 주요 성분은 B제품의 일부 성분에 토코페롤아세테이트가 더 들어간 정도다.

이 두 제품의 주요 효능효과는 치아미백효과 구강청결, 구취제거, 심미효과, 충지예방, 치은염과 치주염예방, 치주질환 예방, 잇몸질환 예방, 치태제거. 심미효과 등으로 (출시가) 가장 오래된 A치약에 비해 표시된 성분도 효과도 많은 것으로 표기되었다.

'책이 너무 오버하는 것 아냐? 요즘에는 합성계면활성제를 넣지 않는 것 아냐? 지난핸가 입 냄새의 원인 중 하나로 치약을 충분하게 헹궈내지 않기 때문이라는 방송을 본 것 같은데…. 그 방송 때문에 치약 회사들이 합성계면활성제 표시를 일부러 하지 않는 것 아냐? 아닌가? 그 방송 때문에 안전성 논란으로 합성계면활성제 대신 다른 것으로 대체됐나?'

저자에 의하면 우리들이 슈퍼마켓 등에서 흔히 구입해 쓰는 일반 치약에 주로 쓰이는 합성계면활성제는 세안제(화장품)나 샴푸 등에 들어가는 SLS(로릴황산화나트륨)이다. 그런데 3개의 치약을 아무리 봐도 책에서 문제 삼고 있는 합성계면활성제는 표기되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이런 생각도 들고 예전에 본 치약 관련(입냄새 관련) 한 프로그램도 떠올랐다.

오며가며 잠깐 봤는지라 프로그램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입 냄새의 원인 중 하나로 치약을 충분하게 헹궈내지 않아 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라는 그 방송이 확실히 기억난다. 참 부끄러운 고백인데, 그 방송을 보기까지 난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입안을 청결하게 해주는 치약에는 살균 성분이 들어 있고 치약 성분이 입안에 남아 있는 동안 입속은 그만큼 청결할 거라 지레짐작했다. 그래서 최소한만 헹구곤 했던지라 뜨끔했다.

큰사진보기
▲  입냄새와 치약 속 합성계면활성제 관련 뉴스 일부 화면을 캡쳐한 것이다.
ⓒ 미디어다음	관련사진보기

"합성계면활성제는 세정 등을 목적으로 치약에 꼭 들어가야 하는 성분으로 현재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가 있음을 표시하지 않은 치약일지라도 모두 들어가 있다. 다른 회사의 제품에 대해 알지 못해 언급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 회사의 모든 치약에는 합성계면활성제가 들어가 있다. 우리 회사의 제품들은 의약외품 성분 표기에 따랐다.

확실히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알려주면 마땅한 답변을 하겠다. 그 방송 때문에 합성계면활성제 함유량을 줄이거나 해 치약의 거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합성계면활성제 종류는 여러가지로 치약마다 다르게 들어가기 때문에 치약에 따라 거품 정도가 다른 것이다. 의악외품이다 보니 어떤 제품에는 어떤 성분들이 몇ppm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합성계면활성제도 마찬가지다. 우리 임의로 빼고 줄이고 할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된 일인가? 앞에서 언급한 'O사'에 전화(3월 12일), 치약의 합성계면활성제 함유 여부나 내가 기억하고 있는 방송 등에 대해 문의했더니 이처럼 답했다.

사실 시중 화장품의 폐해를 다룬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2006년),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2009)과 세제의 폐해를 다룬 책을 통해 합성계면활성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지라 이런 대답을 듣기까지 '예전에 본 치약관련 그 프로그램 덕분에 이젠 더 이상 치약에 들어가지 않거나 예전보다 그 양이 많이 줄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는데.

일반 치약에 들어 있는 합성계면활성제는 주로 SLS(로릴황산나트륨)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따로 SLS를 규제하지 않지만 천연수제치약에서는 이 말 많은 SLS를 단호히 거절한다. SLS는 침을 마르게 할 뿐만 아니라 강한 세정력으로 입안의 점막이나 잇몸에 상처를 주며 입천장의 점막을 통해 몸속에 쌓여 암, 심장 질환, 폐 질환,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미각을 둔화시키는 데 양치 후 과일을 먹으면 쓴맛이 도는 것은 이 때문이다. SLS가 혀의 세포를 마비시켜 고유의 과일 맛을 느끼지 못하고 쓴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거품이 없는 천연치약에 익숙해지면 오히려 거품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다. 거품에 이미 길들여져 풍성한 거품이 아쉽다면 사과주스에서 추출한 애플 계면 활성제를 이용하면 되는데 합성 계면 활성제의 거품보다 부드럽고 순하다.
―<홈메이드 천연 치약>에서

그 방송을 본 후 최대한 많이 헹구게 되었지만, 솔직히 이제까지 우리 가족이 매일 쓰는 치약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런지라 <홈메이드 천연 치약>의 내용들은 특별하게 와 닿았다.

마치 치약 고발서를 소개하는 꼴이 되고 있는데, <홈메이드 천연 치약>은 이름 그대로  천연 치약 전문 강사가 천연 수제 치약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치약으로 이를 닦으면 물만으로 닦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치약은 당연히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어떤 치약을 사용해야 하는가'이다.

저자에 의하면 개인에게 맞는 치약은 20분 정도면 될 정도로 정말 간단하다. 치약의 기본 형태를 이루는 재료인 중조(베이킹소다), 정제수, 식물성 글리세린, 쟁탄검 이 4가지에 충치예방효과가 있는 천연 감미료인 자일리톨이나 천연에센설 오일을 기본적으로 갖춘 후, 상추나 구기자, 국화꽃, 연근 등을 준비하여 약간의 가열과 배합 등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큰사진보기
▲  왼쪽부터 혼합민트치약, 진피(말린 귤껍질) 치약, 대나무숯치약
ⓒ 넥서스 BOOKS	관련사진보기

큰사진보기
▲  염증 완화와 면역력 강화에 좋은 아이들 치약인 딸기치약 레시피
ⓒ 넥서스 BOOKS	관련사진보기

대부분의 가족 모두 한 종류의 치약을 사용한다. 사실 가족 각자의 치아 상태에 따라 다른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버지들은 담배나 술 때문에 니코틴이나 치태가 많이 끼는 편이라 연마제의 함량을 높이고 국화꽃이나 상추, 연근 등을 넣은 치약을 사용하면 좋다. 아이 치약은 연마제의 함량을 낮추어 부드럽게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천연 딸기 가루나 키위 가루 등을 첨가하면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홈메이드 천연 치약>에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치약들은 ▲ 상추를 전자레인지에 몇 분 돌려 만든 상추 치약은 치아 미백과 입 냄새 억제에 ▲ 음식을 할 때마다 버리는 가지 꼭지 달인 물을 첨가한 가지꼭지 치약은 입 냄새 제거와 구강 염증, 치통에 ▲ 귤껍질 가루로 만든 진피 치약은 치아 미백과 충치 예방에 ▲ 대나무숯 치약은 치아 미백과 입 냄새 제거에 ▲ 석류를 우려 만든 치약은 입 냄새 제거와 충치예방은 물론 잇몸을 튼튼하게, 그리고 입속 상처 치유까지 ▲ 녹차(가루) 치약은 충치와 입 냄새를 동시에 잡아주고 ▲ 연잎을 잠시 우려내 만든 연잎치약은 치태가 많은 치아에 ▲ 감잎차를 이용한 감잎 치약은 입 냄새와 치주질환 및 니코틴 제거에 ▲모과가 들어간 모과치약은 보약 같은 침의 분비를 촉진 ▲ 잇몸질환에 효과적인 옥수수수염을 달인 물로 만들 수 있는 치약 등이다.

이 외에도 오미자, 국화꽃, 약쑥, 허브, 구절초 꽃, 감초, 매화꽃, 민들레, 팬지꽃, 딸기, 구기자, 키위, 유자, 백련초, 장미, 시금치 등과 같은, 일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 무려 70여 가지에 이르는 천연 치약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단호박과 당근, 브로콜리로 만든 애완견 치약과 천연 손세정제 4가지, 천연 여성 청결제 4가지 만드는 방법도 덧붙여 소개하고 있는지라 <홈메이드 천연 치약>은 여러모로 유용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