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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논란에 휘말린 크리스티안 불프 독일 대통령이 전격 사퇴했다.

불프 대통령은 17일(한국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독일은 신뢰 받는 대통령이 필요하지만 국민들은 더 이상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불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니더작센주 총리로 재임하던 2008년 주택 구입을 위해 사업가 지인으로부터 저금리 대출을 받았으며, 이를 보도하려는 언론사에 전화로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총리 시절 기업들로부터 무료 휴가여행과 자동차 구매 할인을 받았고 추가 요금도 없이 비행기 일등석을 이용하는 등 특혜 의혹이 쏟아지면서 야당과 언론의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결국 독일 검찰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 면제권 철회를 요청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자 사퇴를 결정한 불프 대통령은 "실수가 있었지만 모두 합법적인 행동이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불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연합(CDU) 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5월 대통령에 취임했다. 메르켈 총리 역시 "불프 대통령의 결백을 믿지만 그의 사퇴 결정을 존중하며 무척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 '당혹'... 후임 인선도 난항

불프 대통령의 사임이 발표되자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이탈리아를 방문해 마리오 몬티 총리와 회담하려던 일정까지 취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주도하고 있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메르켈 총리로서는 자신이 추천한 불트 대통령이 부적절한 처신과 여론 악화로 사퇴하면서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메르켈 총리는 자신과 함께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중도우파 연정이 의회에서 과반 이상을 겨우 유지하고 있어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동의를 부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메르켈 총리는 "우선 집권 연정과 논의를 한 뒤 야당과 협의해 초당적인 후보를 지명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