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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on 2020 포럼 입장권
 Vision 2020 포럼 입장권
ⓒ 조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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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가 급속히 전개되어 가는 요즈음, '글로벌 인재'에 대한 논의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기존의 '인재' 패러다임과는 전혀 다른 형식의, 혁신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국내가 아닌 국제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만이 미래의 한국 사회를 짊어지고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 맞추어, <중앙일보>에서 주최하고 다음, 청담어학원이 후원한 'Vision 2020 포럼'이 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오늘날의 변화하는 인재상과 이에 요구되는 창의력, 리더십, 그리고 세계무대에의 의지에 대해, 그리고 이를 위한 새로운 방식의 교육에 대해 세계적 석학들의 의견을 듣고 이에 대해 논의하고 배우는 것. 그것이 이번 포럼이 목표한 것이었고 목표에 걸맞게 1000여 명에 가까운 학생 및 학부모들이 포럼에 참석하는 성황을 이루었다. '글로벌 인재'에 대한 그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필자의 경우 알고 지내는 행사 후원측 사람으로부터 입장권을 우연찮게 얻어 이에 대해 알게 되었고,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

포럼에 참석 학생들은 포럼 진행 내내 대단한 관심과 열의를 보였다.
 포럼에 참석 학생들은 포럼 진행 내내 대단한 관심과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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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내가 미쳐 남을 행복하게..."

기조연설을 맡아 포럼의 첫 강연자로 나온 이는 전 삼성전자 사장, 현 지식경제 R&D 전략기획단장 황창규 단장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반도체 집적도는 매년 2배씩 증가한다' 는 '메모리 신(新) 성장론' 을 제시하며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로서, 반도체업계의 세계적 리더이다. 현재는 대한민국에게 필요한 먹거리, 즉 연구개발을 집중시켜 선도적 지위를 추구할 미래산업을 찾는 일을 하고 있으며, 2010년 10월 5대 조기성과 창출 산업을 발표하였고 지난 3월에는 6대 신시장 창출형 미래산업을 공식화 하였다.

황 단장이 강연을 통해 제시한 '글로벌 인재'의 화두는 ①편집증(Passion) ②융합(Conversion) ③멘토(Mentor)였다. 그는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 앤드 그로브(Andy Grove)의 실용물리학 저서를 읽고 그를 정신적 멘토로 삼아 반도체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에서 부터 퓨전 메모리 개발을 통해 애플 사의 제품이 구동 가능케 함으로서 이른바 '스마토피아(SMARTOPIA)의 문을 열게 된 이야기 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중심으로 강연을 전개, 그의 화두를 생생하게 학생들에게 전달하였다.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편집증자 처럼 미친듯 노력하고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는 것,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융합적 사고와 연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힘든 어려움, 역경 등에도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 줄 수 있는 진정한 멘토가 있어야 한다는 것. 황찬규 단장은 강연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 그리고 그들 곁의 학부모들에게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두 번째 강연을 맡게 된 루트번스타인 미시간 대 교수
 두 번째 강연을 맡게 된 루트번스타인 미시간 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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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위한 교육, 무엇을 할 것인가"

뒤 이어 첫번째로 본 강연을 맡게 된 이는 미시간 주립대에서 생리학을 가르치고 있는 루트번스타인 교수였다. 그는 글로벌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창조적 인간이 되는 것이 필수적임을 역설하였고, 이를 위한 '융합과 소통, 그리고 혁신을 위한 교육' 을 강연의 주제로 삼았다.

그는 21세기의 인재는 'Innovative(획기적인)' 해야만 한다고 하였다. Imaginative(창의적인)가 그저 새로운 것, Creative(창조적인)가 새롭고 효과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라면 Innovative는 새롭고 효과적이면서도 '성공적인 것', 즉 실제로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실제 강연 동안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창조성이란 그저 새롭고 신기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수차례 강조했다.

루트번스타인 교수는 강연을 통해 이를 위한 4가지 길을 제시했는다. '문제에 규명하기' '한계 포용하기' '사고 확장하기' '메시지 드러내기' 등이 그것들로서, 기존에 없던, 혹은 문제라고 알려지지 않았던 문제들에 도전하라-제한을 넘어서는 사고를 하라-사고의 폭을 확장하되 현실에서 벗어나는 'Out of Box'식 사고가 아닌 'In the Box'에서 그 상자의 크기를 늘려라 등이 루트번스타인 교수가 던진 화두였다.

인터뷰 중인 신장섭 교수
 인터뷰 중인 신장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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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C 세계적 재능, 싱가폴을 통해 바라보는 세계교육"

세번째 연사로 나선 이는 13년째 싱가포르에 거주중인 신장섭 싱가폴 국립대 경제학 교수. 그는 싱가폴의 교육 여건과 현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그것을 대비시키며 한국이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글로벌 인재 양성소가 되지 못하는 이유를 보여주었다.

그는 글로벌 인재에 두 가지 유형이 있음을, 즉 세계 보편의 일을 위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이- 박지성, 김연아 등-과 자신이 처한 지역적, 시대적 상황 속에서 그 능력을 발휘해 세계적 성공을 거두는 이-정주영, 김우중 등-이 있음을 먼저 말한 뒤 그의 '교육론'을 전개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한국 교육이 글로벌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장애물은 '너무 빠르게 변하는 교육 정책'과 '한국인들의 주눅듦'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싱가폴의 경우 교육 정책의 변화는 있으나 천천히 개혁하는 과정을 밟음을, 그리고 싱가폴 학생들의 경우 국제적 환경에 대해 친숙하기에 상대적으로 타 문화에 대해 주눅듦이 적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신장섭 교수는 이어 싱가폴이 세계 교육의, 특히 아시아 교육의 중심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로서 '경제적으로 살기 좋은 점' '타 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점(그는 이를 퍼라나탄 문화라 표현했다)' '학생들이 Lose Your Self 정신을 지니고 있는 점' 등을 들며 이들을 참조해 한국 교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석지영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석지영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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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삶을 통해 성공을 말하다"

마지막 강의는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아시아 여성 최초의 교수로 임용된 석지영 교수와 버지니어 공과대학 교수로 '세계를 뒤흔드는 젊은 과학 천재 10인'에 선정된 데이비드 홍 교수가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그 전과는 달리 자신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풀어 이 속에서 '성공'을 위한 열쇠를 이야기 했다. 먼저 석지영 교수의 경우 이른바 '파란만장'한 삶의 전형을 산 이였다. 북한에서 피난 내려온 부모님, 그러한 그들 밑에서 유아기를 보내다 6세 밖에 안 된 시점에서 경제적 문제로 미국으로 이민 온 이주가정 출신인 그녀. 석 교수는 어린 시절을 그 때문에 '언어적 문제' 로 힘듦과 공포 속에 보내야 했다. 그 뒤 가까스로 찾은 발레리나라는 꿈 역시 개인적, 가정적 문제로 인해 접어야 했고 방황 끝에 법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 더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하며 현재의 패션업계에 대한 연구 역시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석지영 교수의 삶 자체는 매력적이고 관심이 갔지만 강연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한 점이 컸다. '강연자'로서의 목소리나 강연 진행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진행되었기에 학생들로서는 강연에 계속적으로 집중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고, 무엇보다 그녀의 '삶' 자체는 성공적이었지만 학생들에게 '임팩트' 있는 교훈을 주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홍 교수
 데이비드 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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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를 이어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말한 데이비드 홍 교수는 전혀 달랐다. 그는 시종일관 PT와 '하이톤' 그리고 역동적인 이동과 스토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어려웠을 때나 좋았을 때나 유쾌하게 풀어나갔고, 이것이 많은 관중들을 쉽게 연설 속에 빠져들 수 있게 했다.

그러한 '강연매너' 자체는 차치하더라도, 그의 강연 자체 역시 매력적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로봇 개발자'로서의 그의 삶이 강의의 내용이었지만, 동시에 그는 이를 통해 꿈꾸는 이들에게 '다양한 우물을 파라'는 교훈과 '꿈꾸는 이가 세겨야 할 명제'들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먼저,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관심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고 '다양한 우물을 팔 것'을 권했다. 그것이 글로벌 인재로서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 역시 요리사, 마술사, 로봇 개발자라는 다양한 꿈을 품었었고, 실제로 현재 직업은 로봇관련의 것이나 매주 다양한 요리를 만들고 배우는 요리사의 일, 그리고 마술을 배우고, 개발하고, 직접 공연하는 마술사의 일 역시 겸하고 있음을 말하며 그 어느 도전도 헛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꿈을 향해 나아갈 때 잊지 말아야 할' 교훈들을 제시하며 학생들에게 훌륭한 이가 될 것을 당부하였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어진 데이비드 교수의 강의는 매력적이었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이어진 데이비드 교수의 강의는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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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코리아, 글로벌 탤런트를 위해"

올해 개최된 다보스 포럼에서 선언한 자본주의 위기의 대안은 '인재주의(Talentisim)이었다. 이것이 자본주의 위기의 해법이라기엔 문제가 있을지 모르지만 글로벌 인재 그 자체의 중요성은 확실히 날이 갈수록 중요해져만 간다. 그렇기에 현재 글로벌 인재를 길러내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 한국 교육으로서는 시름이 깊어져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포럼은 그런 걱정이 의외로 쉽게 풀릴 여지가 많음을 잘 보여주었다. 강의실을 꽉 채운 학생들과 교육자들의 눈빛은 글로벌 인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열정을 잘 보여주었고, 그러한 열정에 호응하는 듯 강연자들 역시 한국에 대해, 한국의 미래에 대해 밝은 전망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데 저절로 '글로벌 탤런트'가 샘솟을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까지의 교육의 틀과 방식을 바꾸고 개선하려는 정부와 교육 당국의 노력이 요구됨과 동시에, 새로운 방식으로 다양한 것들을 보다 깊고 넓게 배우고 익히려는 학생들의 열정과 의지 역시 필수적이다. 하루빨리 진정한 의미에서의, 미래 '인재주의' 가 강조되는 세계 사회에서의 '글로벌 코리아' 가 실현될 수 있기 위해 한국 교육에서도 변화와 발전이 이루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 포럼은 많은 이들에게 너무나 값진 기회였고 시간이었음에 분명하다.


태그:#VISION2020, #글로벌 인재, #글로벌 코리아, #코리아 갓 탤런트, #삼성동 코엑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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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시민기자. 서울대 로스쿨 졸업. 다양한 이야기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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